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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유엔사는 운영 빠져라"···기약없는 JSA 자유왕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72시간 다리 인근에 위치한 북측 지역 신규 초소 모습. [연합뉴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72시간 다리 인근에 위치한 북측 지역 신규 초소 모습. [연합뉴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자유 왕래가 북한의 ‘유엔사령부 배제’ 요구로 늦춰지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6일 “조만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에서 모든 사람의 남북 자유왕래가 실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9·19 군사합의에 따라 JSA의 비무장화가 완료됐지만, 관광객들이 JSA 내에서 자유왕래하는 방안은 여전히 실현되지 않고 있다. 8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이 JSA 관리 주체를 놓고 유엔군사령부는 빠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벽에 부닥쳤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JSA 비무장화 이행을 위해 꾸려진 남·북·유엔사 3자 합의체에서 JSA 운영을 규정하는 ‘공동근무 및 운영 규칙(규칙)’을 놓고 3자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규칙엔 JSA의 경비와 운영에 대한 조항들이 담긴다. 북한은 JSA의 외곽 초소 4곳 중 남측 2곳의 운영 주체를 놓고 문제를 제기했다. JSA 비무장화에 따라 남북은 JSA 내부의 초소 9곳(한국 4곳, 북한 5곳)을 없앤 뒤 JSA 진입로에 각각 2곳씩의 초소를 세웠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9·19 군사합의는 남북이 이룬 성과라 유엔사가 개입해선 안 된다. 남측 초소를 남측(한국)이 관리하라’는 내용을 주장한 뒤로는 3자 협의는 답보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13일 판문점에서 실무협의체를 연 이후 3자 협의는 없었다. 또 다른 소식통도 “초소 관리 조항의 세부사항을 놓고 남북이 군 통신망을 통해 서류 교환으로 조율하는데 쉽지 않다”고 전했다. 북한은 더 나아가 JSA 공동관리기구에서도 유엔사가 끼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이 유엔사 배제 주장을 굽히지 않자 한국은 중재안을 내놓았다. 한국군이 유엔사의 권한을 위임받아 대신 관리하는 방안이다.  
 
이 소식통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위해 연 출입경사무소(CIQ)는 한국이 비무장지대 (DMZ) 남측을 관할하는 유엔사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운영하는 것”이라며 “JSA도 CIQ처럼 운영하겠다는 뜻을 유엔사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엔사는 “JSA는 유엔사가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한다. 특히 유엔군사령관을 겸하고 있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의 입장이 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지난해 9월 미 상원 청문회에서 “DMZ 내 모든 활동은 유엔사 관할이기 때문에 남북이 대화를 계속하더라도 관련 사항은 유엔사에 의해 중개·판단되고 준수·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은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유엔군사령관으로서 임무를 다하겠다는 소신이 뚜렷하다”고 귀띔했다.

 
북한은 그간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는 등 정전체제를 거부해 왔다. 이에 따라 정전체제를 관리하는 유엔사의 역할도 부정해 왔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의 이번 주장은 정전협정을 흔들어 유엔사의 존재감을 약화한 뒤 결국 주한미군 철수 주장까지 이어가려는 복선”이라며 “‘유엔사의 JSA 경비’는 일종의 인계철선”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해 9·19 군사합의에서 ‘남·북·유엔사 3자 협의체를 구성해 JSA 비무장화 조치 방안을 협의·이행한다’는 조항이 포함된 점을 강조했다. 당시 정부는 “특히 합의문에 유엔사라는 단어를 넣기 위해 상당히 오랜 기간 북한과 협상했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JSA 운영 관리에서 유엔사 배제를 요구한 것은 북한이 남북 군사합의에 유엔사 단어를 포함했다고 해서 유엔사 역할까지 인정한 건 아님을 보여준다. 전직 정보 당국자는 “북한은 JSA에서 유엔사, 즉 미국을 배제했다는 식의 치적을 만들어 내부 선전·선동 활동에 활용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철재·이근평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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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