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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이틀째 깜깜이 협상…촘촘한 비핵화 설계도 들고 올까

비건. [AP=연합뉴스]

비건. [AP=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평양 담판을 마치고 이르면 8일, 늦어도 9일께 서울로 돌아올 전망이라고 복수의 외교 소식통이 7일 밝혔다.  
 
비건 대표는 27~28일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밑그림을 그리는 실무협상을 위해 지난 6일 평양에 올라갔다. 비건 대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달 17~19일(현지시간) 방미했을 때 합의됐던 대략의 설계도를 놓고 북한의 김혁철 전 주스페인 대사와 협의를 했다.
 
비건 대표는 백악관으로부터 실무협상의 전권을 위임받아 북한 측 인사들을 상대했다고 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6일(현지시간) 미국 폭스 뉴스에 출연해 “(비건 대표가 이끄는 팀이) 2차 정상회담을 위한 기초를 다지기 위해 평양에 파견됐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진정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지원사격했다. 미국과 북한은 7일까지도 비건 대표의 구체적인 움직임을 바깥에 전하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 매체들은 이날 밤까지 함구했다.  
 
깜깜이 방북을 놓고 외교가와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선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방북 당일인 6일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내려왔다면 사실상 빈손 방북이었다는 의미”라며 “협상이 잘 안 돼서 곧바로 내려왔다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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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실무협상이 길어지는 건 그만큼 밀고 당기기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비건 대표가 고심 끝에 평양행을 택한 것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빠른 결심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평양에서 미국의 상응조치를 제시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 리스트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의 평양 보따리에는 종전선언이 담겼을 가능성도 거론됐다. 단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양측의 줄다리기는 종전선언만이 아니라는 관측이 다수다.  
 
현재 북·미 사이의 관심사는 종전선언을 뛰어넘었다는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도 있다. 종전선언 자체의 의미는 살아 있고 27~28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이 더 구체적으로 거론될 가능성은 여전하지만 북·미 간 샅바싸움의 본질은 그 이상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외교 소식통들은 대북제재가 북한의 요구사항이고 미국의 요구는 영변 핵시설 해체를 뛰어넘는 비핵화 조치라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6일 폭스 뉴스에서 “우리는 북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통한) 진정한 압박을 가했고, 그 결과 이러한 기회를 누리는 것”이라며 제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비핵화의 전향적 조치를 할 경우 미국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로 제재 완화를 준비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관건은 북한이 내놓을 비핵화 패키지의 내용과 그 순서다. 비건 대표와 김혁철이 북한의 ‘신고→폐기→검증’ 비핵화 패키지와 미국의 경제 보상 특별 패키지 등 상응조치의 순서를 조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핵심 당국자는 “영변은 비핵화 로드맵의 첫 단추”라며 “북한이 원하는 제재 해제를 위해선 미 의회의 동의가 필수인 만큼 플루토늄과 우라늄 폐기까지 망라하는 비핵화 약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비건 대표가 북한에서 핵물질 보유량과 핵탄두 보유 수, 이동식발사대(TEL) 등의 일부 윤곽이라도 잡을 수 있도록 포괄적 신고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는 게 미국 측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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