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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나지 않았다' 프로야구 3040들의 생존법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담금질에 돌입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선 유독 30대 중·후반 노장 선수들의 분투가 눈에 띈다. 팀에서 입지가 좁아진 노장들은 우여곡절 끝에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면서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

 
정근우

정근우

한화 이글스 정근우(37)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글러브를 5개나 챙겨갔다. 외야수용, 내야수용, 1루수용 등 쓰임새가 다른 글러브다. 정근우는 한때 최고 2루수였다. 20대 전성기 시절엔 골든 글러브 2루수상을 세 차례나 수상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반응 속도가 떨어졌다. 수비 범위가 좁아졌다. 결국 지난해 5월에는 2군에도 다녀왔다.  
 
후배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자존심이 상했던 그는 새로운 길을 모색 중이다. 팀이 필요할 땐 언제든 그라운드에 나서기 위해 외야와 1루 등 한 번도 맡지 않은 포지션에도 도전한다. 정근우는 “힘들다고 하면 안 된다. 팀에 보탬이 되도록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멀티 플레이어로 변신해 한화에서 살아남았지만, 투수 심수창(38)·배영수(38)·권혁(36)은 한화에서 나와 ‘생존 게임’을 벌이고 있다.

 
배영수

배영수

지난해 2군에서 주로 뛰었던 심수창은 퓨처스리그 세이브 1위(18개)에 올랐지만, 1군 무대에선 보기 쉽지 않았다. 권혁은 2017년부터 허리·팔꿈치·허벅지 부상에 시달렸다. 배영수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한화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세 명 모두 현역 생활을 마감할 위기에서 극적으로 팀을 옮겨 선수 생활을 계속하게 됐다. 심수창은 LG 트윈스, 배영수와 권혁은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LG 투수진 최고참이 된 심수창은 호주 시드니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현욱 LG 트레이닝 코치는 “훈련 첫날부터 불펜 피칭을 할 정도로 몸을 잘 만들어왔다”고 칭찬했다. 심수창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방출된 뒤 LG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또 한 명의 베테랑 투수 장원삼(36)과 LG의 5선발 자리를 노리고 있다.

 
두산은 지난달 31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부친상을 당한 배영수는 지난 4일 합류했다. 뒤늦은 합류지만, 고참으로서 후배들의 멘토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3일 두산과 계약한 권혁은 8일 오키나와에 도착한다. 그는 비시즌에도 대만 가오슝에서 동의대 선수단과 함께 훈련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배영수와 권혁은 “어떤 자리든 상관없다. 동료들과 힘을 합쳐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박용택

박용택

KIA 타이거즈의 베테랑 외야수 김주찬(38)은 올해도 주장을 맡았다. 3년 연속이다. KT 위즈 유한준(38)도 올 시즌 팀의 새 주장으로 뽑혔다.

 
관록의 40대도 있다. LG 간판스타 박용택(40)은 2년 총액 25억원(계약금 8억·연봉 8억·옵션 1억)에 재계약했다. 그는 “최우수선수(MVP)를 받는다 해도 무조건 2년 뒤에는 은퇴하겠다. 그때까지는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선 외야 수비 훈련도 할 계획이다. 박용택은 원래 외야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지명타자로 나섰다.

 
삼성의 ‘터줏대감’ 박한이(40)는 세 번째 자유계약(FA) 권리를 포기했다. FA 협상을 할 시간에 훈련을 더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2001년부터 올해까지 19시즌째 삼성맨으로 활약하고 있는 박한이는 오키나와 캠프에서 20대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박한이는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뛰는 게 힘들다. 체력이 달리지만 나이가 많다고 쉴 수는 없다”고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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