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주인공 조엘은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을 지우려고 시도한다. [유튜브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2/08/85ecd80e-379c-4190-9ac9-fb4bc527f410.jpg)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주인공 조엘은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을 지우려고 시도한다. [유튜브 캡처]
KAIST 등 국제 공동 연구진
대사효소 제거해 공포기억 조절
연구진은 먼저 생쥐에게 소리 자극을 주면서 전기 자극도 함께 줘 공포기억을 학습시켰다. 그 결과, 생쥐는 소리만 들어도 전기자극에 대한 공포를 느끼게 됐다. 그러다 나중에는 소리만 반복해서 들려주고 전기자극은 가하지 않았다. 이후 쥐는 소리가 안전하다는 것을 학습함으로써 공포에 대한 기억을 지울 수 있었다.
그런데 생쥐 뇌의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IPMK를 제거했더니 이 같은 ‘공포기억의 소거현상’이 더 잘 나타났다. 김세윤 교수는 “과거에는 공포를 그저 잊어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했다면, 최근에는 공포는 학습을 통해 극복되는 것이라는 인식이 늘어나고 있다”며 “생쥐의 유전자에서 IPMK를 제거해보니, 다른 학습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도 공포기억이 없어지는 효과만 빠르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IPMK 효소가 제거된 생쥐의 뇌를 분석해보니, 대뇌변연계 속 편도체에서 신호 전달 단백질의 일종인 ‘p85 S6K1’이 특이하게 증가해 있었다”며 “공포 기억이 없어지는 것은 p85 S6K1 단백질의 정교한 활성 조절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추가 연구를 통해 공포 기억에 관여하는 핵심 신경망 속에서 IPMK가 전기·화학 신호를 전달하는 시냅스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나갈 계획이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