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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추진 쇄빙선, 해상 원전 기술…탈원전 정부도 나선다

러시아가 만든 세계 최초의 해상 핵발전소 ‘아카데믹 로모노소프호’(오른쪽)가 지난해 5월 덴마크 남부 랑엘란섬 앞바다를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가 만든 세계 최초의 해상 핵발전소 ‘아카데믹 로모노소프호’(오른쪽)가 지난해 5월 덴마크 남부 랑엘란섬 앞바다를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핵 추진 쇄빙선, 해상(海上) 원전, 우주·오지용 초소형 원자로…. ‘탈(脫) 원전’을 주장해온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형·초소형 원전·원자로 기술 개발에 정부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2019년도 원자력융복합기술개발사업 신규과제 공고’를 내고 ▶해양·해저 탐사선용 원자력 전력원 ▶우주 극한 환경 초소형 원자로 등에 대한 연구 제안 신청을 받기로 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해양·해저 탐사선용 원자력 전력원’은 핵 추진 쇄빙선의 구동기관으로 들어가는 원자로나, 바지선 위에 설치하는 해양 부유식(浮遊式) 해상원전을 말한다. ‘우주 극한 환경 초소형 원자로’는 우주선이나 도서벽지와 같은 오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규모 원자로를 말한다.
 
정부는 이 같은 ‘원자력 융복합 핵심기술 개발’에 오는 4월부터 2022년 말까지 총 4년간의 연구기간을 정하고, 우선 올해 연말까지 27억6000만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4년간의 총 투자금액은 1단계(2019~2020년) 연구수행 후 평가를 통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연구개발 총괄은 그간 자체 예산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해온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쇄빙선이나 기타 선박에 들어가는 원자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해 사우디아라비아에 공급할 예정인 스마트 원자로(높이 13m, 직경 6m)의 절반 이하 크기로, 발전능력도 10㎿ 이하다. 용도에 따라서는 1㎿급 미만의 초소형 원자로도 쓰일 수 있다. 스마트 원자로는 기존 원전 발전능력의 10분의1 이하인 100㎿ 규모로, 인구 10만의 소외 지역이나 벽지 등에 전력과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된 다목적 원자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선박용 원자로는 기존 원자로보다 크기를 줄이는 것뿐 아니라 흔들림에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며 “앞으로 10년 정도 연구가 진행되면 관련 기술이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들어 상선들도 수만t 이상 규모로 커지고 있는데 이런 선박을 움직이는 데는 디젤엔진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핵 추진 항공모함처럼 디젤엔진 대신 원자력을 동력원으로 쓰는 상선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미래원자력기술’은 미국과 러시아 등 일부 핵 강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실제로 사용해온 기술이기도 하다. 핵 추진 쇄빙선의 경우 러시아가 독보적으로 앞서가고 있다. 1959년 옛 소련의 레닌호를 시작으로, 현재 다수의 핵 추진 쇄빙선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는 해상 원전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원자력 발전회사 로사톰이 세계 최초로 만든 해상 부유식 원자력발전소 ‘아카데믹 로모노소프(Akademik Lomonosov)’가 대표적이다. 로사톰은 앞으로도 이런 해상 원전을 더 만들어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수단 등에 판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미 100대 이상의 핵잠수함과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화성 탐사용 로버 등에도 원자력 발전을 이용한 전지를 채택하고 있다.
 
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정책연구센터장은 “원자력 기술은 지금도 상업 원전용에서 군사·과학·탐사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쓰이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가지 목적으로 사용될 수밖에 없다”며 “탈원전 분위기에 때문에 그간 힘들게 쌓아 올린 원자력 생태계가 무너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최원호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대형 원자력 발전소 비중을 줄여나가는 것과 별개로 스마트 원전과 쇄빙선용 초소형 원자로 등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미래 원자력 기술은 계속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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