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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전의 땅서 손잡은 북미 동상이몽

 베트남은 약속의 땅이 될 수 있을까.
 
지난해 6월 12일 북미 1차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6월 12일 북미 1차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시간표를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에서 27일 베트남에서 이틀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고 했다. 베트남은 지난해 말부터 북ㆍ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며 제1후보지로 거론이 돼 왔다. 미국 당국자들이 이미 사전 답사를 마쳤고, 주요 호텔이 예약을 받지 않는다는 구체적인 보도도 이어졌다. 관측은 틀리지 않았다.  
 
 북한은 막판까지 평양을 고수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할 경우 다음번 회담을 워싱턴에서 할 수 있고, 섭섭지 않은 ‘선물’도 거론했다는 얘기가 외교가에서 돈다. 그러나 평양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아직은 ‘적진’이다. 
 
 아직 구체적인 도시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베트남은 제3의 장소로 북한과 미국 모두에게 매력적이다. 미국 입장에선 북한에 ‘과거’와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는 곳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베트남은 미국과 전쟁을 치른 적대관계인데 관계가 정상화됐고, (베트남의) 개혁 개방이 평화와 번영을 가져온 나라”라며 “북한이 앞으로 비핵화를 진행하면 사회주의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번영을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북한도 베트남에 대한 기억이 좋다. 여전히 사회주의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인도네시아와 함께 과거부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 곳이다. 무엇보다 북한은 미국과 싸웠던 베트남에 병력을 지원했고, 그 전쟁에서 베트남이 미국에 승리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최근 들어 형식보다 내용을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변하고는 있지만 최고지도자의 안전과 함께 명분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며 “변하면 잘 살 수 있다는 미국의 자신감과 북한의 심리적 안정감이 맞아 떨어지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담 결과에 따라선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비핵화 작업에 속도가 나지 않고 삐걱거릴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게 베트남이란 장소는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고 미국내 여론도 크게 악화할 수 있다. 북한으로서도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지지부진할 경우 베트남에 대한 환상만 북한 주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는 걱정도 있을 수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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