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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도 아기 울음소리도 줄었다…제주 인구 증가세 둔화 왜

제주 이주민 박산솔씨(오른쪽)가 지인 김명준씨(왼쪽)의 농장에서 천혜향 감귤 온라인 판매에 앞서 귤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제주=최충일 기자

제주 이주민 박산솔씨(오른쪽)가 지인 김명준씨(왼쪽)의 농장에서 천혜향 감귤 온라인 판매에 앞서 귤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제주=최충일 기자

“제주를 떠나는 지인들이 늘어 저도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지난 2015년 1월 가족과 함께 제주로 온 박산솔(34)씨. 제주로 온 지 5년째가 됐지만, 그의 제주 적응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가장 큰 고민은 ‘제주에서 무슨 일을 하면서 제대로 먹고살 수 있을까’다. 처음 제주에 올 때부터 시작된 고민이다. 그는 제주로 오기 전 서울의 전자책 출판사에서 일했다. 경력을 살려 책을 발간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열심히 해 보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제주에서 정보기술(IT) 관련 경력을 기반으로 일을 이어 가기는 쉽지 않았다. 
 
제주 이주민 박산솔씨(앞)가 지인 김명준씨(뒤)의 농장에서 천혜향 감귤 온라인 판매 사이트를 정비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 이주민 박산솔씨(앞)가 지인 김명준씨(뒤)의 농장에서 천혜향 감귤 온라인 판매 사이트를 정비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최근에야 IT 지식을 활용해 지인이 생산한 천혜향·한라봉 등 감귤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일을 맡아 포기하려던 제주에서의 삶을 다시 붙잡아 둔 상태다. 박씨처럼 제주에서 새 삶을 꿈꾸는 이주민들이 최근 계속 줄어들고 있다. 팍팍한 대도시를 떠나 제주에서의 여유로운 삶을 꿈꿨지만 이상과 현실이 달랐고, 그에 따른 삶이 녹록지 않아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순유입 인구수는 8853명으로 전년(1만4005명)보다 36.8%(5152명) 감소했다. 지난 2010년을 시작으로 8년간 증가세를 보이던 순유입 인구의 첫 감소세다. 제주의 연간 순유입 인구는 지난 2014년 1만1112명으로 첫 1만명 시대를 연 후 2015년 1만4257명, 2016년 1만4632명, 2017년 1만4005명 등 증가 추세였다. 순유입 인구수는 제주로 전입한 인구에서 전출한 인구를 뺀 숫자로 제주 이주 경향을 알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지난해까지 제주의 인구는 69만2032명(제주시 50만1791명, 서귀포시 19만241명)으로 70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주이주 열풍이 식은 가장 큰 이유를 집값 상승 등 정주여건 악화를 꼽는다. 제주 부동산 가격은 인구 증가세와 맞물려 지난 2010년부터 상승하기 시작했고 2015년부터는 매년 10% 이상 올랐다. 지난해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전국 평균 6.02%)은 서귀포시 17.2%, 제주시 15.8%로 전국 시·군·구 중 1·2위를 차지했다. 
 
이효리 효과로 제주도내에서 땅값이 치솟은 제주시 애월읍 . 최충일 기자

이효리 효과로 제주도내에서 땅값이 치솟은 제주시 애월읍 . 최충일 기자

연예인 이효리가 살던 제주시 애월읍 인근 토지는 10여 년 전에 비해 많게는 10배 이상 땅값이 올랐다. 한국은행 제주지역본부는 '제주경제브리프-2018년 제주경제 평가 및 2019년 여건 점검'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가격과 생활물가 상승에 따른 주거비용 증가, 기대소득 감소 등이 제약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인구 순유입 규모는 축소할 것"이라며 “인구 유입 위축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육환경이 좋아 가격이 치솟은 제주영어교육도시 인근 공동주택. 최충일 기자

교육환경이 좋아 가격이 치솟은 제주영어교육도시 인근 공동주택. 최충일 기자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박씨는 “아이들이 맘껏 뛰어 놀 수 있는 자연환경에서 살고 싶어 제주행을 택했지만, 비싼 집값 등 예전 같지 않은 생활환경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나 고민에 빠진다”고 토로했다. 
 
특히 제주에서도 교육환경이 좋은 지역은 대도시 못지않은 집값으로 이주민들의 발길을 머뭇거리게 한다. 교육관련 이주민 많은 제주영어교육도시 집값은 3년 새 3배가량 올랐다. 이 지역 공동주택은 전용면적 84㎡ 타입을 기준으로 2016년 2억5000만원에서 3억원 사이에 거래되던 것이 지난해 말 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제주도내 한 공인중개사가 교육환경이 좋아 가격이 치솟은 제주영어교육도시 인근 공동주택 지도를 보며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도내 한 공인중개사가 교육환경이 좋아 가격이 치솟은 제주영어교육도시 인근 공동주택 지도를 보며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 이주의 매력이 떨어지자 덩달아 아이 울음소리도 줄었다. 경제불황으로 전국적으로 젊은 층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경향에, 출산 적령기인 30~40대가 절반인 제주 이주민이 줄면서 출산도 덩달아 주는 추세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누적 출생아 수는 4000명으로 전년 동기(4300명)보다 7% 감소했다. 제주지역 연간 출생아 수는 2015년 5600명, 2016년 5494명 등 5500명 안팎을 유지하다 2017년 5037명으로 줄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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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