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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투성이였던 20살 시신···구미 원룸 '악몽의 동거'

지난달 28일 경북 구미시 승용차 트렁크에 시신을 버리고 서울로 도주한 살인사건의 피의자.[뉴스1]

지난달 28일 경북 구미시 승용차 트렁크에 시신을 버리고 서울로 도주한 살인사건의 피의자.[뉴스1]

지난달 28일 오전 경북 구미시 한 원룸 인근 주차장. 경차 트렁크에서 2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인근 원룸에 살던 20살 A씨였다. 이불에 쌓인 상태로 발견된 그의 시신은 상처가 가득했다. 팔과 다리엔 두들겨 맞은 듯한 상처가 보였고, 허벅지엔 흉기에 찔린 것 같은 피부 괴사 흔적도 확인됐다. 타살이었다. 무차별적인 폭행 때문으로 추정됐다. 
 
구미경찰서 청사. [연합뉴스]

구미경찰서 청사. [연합뉴스]

경찰은 수사를 벌여, 지난 4일 A씨보다 한살 많은 선배 B씨(21) 등 2명을 서울에서 붙잡았다. 그러곤 A씨를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숨진 A씨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달 28일 경북 구미시 승용차 트렁크에 시신을 버리고 서울로 도주한 살인 사건의 피의자. [뉴스1]

지난달 28일 경북 구미시 승용차 트렁크에 시신을 버리고 서울로 도주한 살인 사건의 피의자. [뉴스1]

 
6일 경북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선배 B씨 등 2명과 함께 지난해 12월 초부터 원룸에서 살기 시작했다. 원룸 명의는 A씨 이름으로, 월세와 보증금은 선배인 B씨 등 2명이 내는 조건이었다. 
 
경찰은 "A씨는 경기도 식품 공장에서 일하다가 지난해 그만두고, 구미로 내려와 B씨 등과 동거를 시작하게 된 것"이라며 "식품공장에서 같이 일한 선배(21)의 소개로 A씨는 이미 B씨와는 한살 많은 '형'으로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고 했다. 
 
이렇게 선배 2명과 시작된 원룸 생활은 A씨에겐 '지옥' 같은 일상의 반복이었다. 12월 중순부터 선배 2명의 '주먹질'이 시작되면서다. 주먹질의 이유는 황당했다.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동작이 느릿느릿하다', '시키는 일을 하지 않았다', '말을 잘 듣지 않는다' 등이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이들 3명은 원룸 안에서 주로 시간을 보냈다. 이 과정에서 B씨 등은 수시로 주먹과 발로 A씨를 때렸다. 경찰이 12월 중순부터 1월 27일까지 피의자 진술을 통해 확인한 폭행 횟수만 10여 차례다. 
 
경찰은 "A씨가 폭행에 대해 반항을 하지 못한 것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다"며 "말 그대로 순진해서, 착해서, 선배들의 위세에 눌려서 그랬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룸 동거를 시작하기 전에 B씨에게 흉기로 허벅지를 찔려 봉합 수술을 받은 폭행의 기억도 A씨가 상습적인 폭행에 반항을 못 한 이유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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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폭행의 상처 등으로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허벅지 봉합 수술 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또 폭행을 당해 다리도 절룩거렸다고 한다. 
 
지난달 27일 A씨는 B씨 등에게 또 폭행을 당했고, 결국 목숨까지 잃었다. 
 
경찰 조사결과 B씨 등은 A씨가 사망하자 시신을 차 트렁크에 실어 두고, 원룸 인근 식당에서 식사까지 하고, 도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서 B씨 등은 "폭행을 한 것은 맞지만, 사망할 것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반성한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B씨 등 2명이 도주하는 것을 도운 혐의(범인도피 등)로 C씨(21)를 구속하고, 또래 여성 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구미=김윤호 기자
youknow@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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