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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장례비도 없던 16세 소녀에 일어난 '관악의 기적'

김유정 양(16·가명) 집안 정리를 위해 나선 자원봉사자의 모습. [서울 관악구 제공]

김유정 양(16·가명) 집안 정리를 위해 나선 자원봉사자의 모습. [서울 관악구 제공]

하루아침에 고아가 돼 의지할 곳 없어진 16세 소녀에 마을 주민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6일 서울 관악구에 따르면 관악구 삼성동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김유정(가명·16) 양은 아버지와 단둘이 지내다 지난달 1일 갑자기 아버지마저 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혼자가 됐다.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친인척이 아무도 없는 상황인 데다 15년 동안 연락이 두절된 삼촌과 간신히 연락이 닿았지만 삼촌은 도와줄 형편이 안됐다.  
 
김양이 연고자가 전혀 없어 아버지의 장례비용조차 마련할 수 없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삼성동 주민들이 마음을 모으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먼저 십시일반 김양 아버지의 장례비용 모금을 시작해 순식간에 500여만 원을 마련했다.  
서울 관악구 삼성동 동주민센터 직원들이 김유정 양의 지원을 위해 회의하는 모습. [서울 관악구 제공]

서울 관악구 삼성동 동주민센터 직원들이 김유정 양의 지원을 위해 회의하는 모습. [서울 관악구 제공]

 
동주민센터에서는 긴급회의를 열었다. 김양에게 장제급여를 지원하고 주거환경 개선도 해 주기로 했다. 또 관내 교회에서 집사를 맡은 한 주민은 당장에 갈 곳이 없는 김양을 자신의 집에서 약 한 달간 돌봐줬다.
 
그 사이 복지관과 봉사단에서는 관악구 삼성동 자원봉사캠프에서 운영하는 '삼성동 빨래방'을 이용해 김양이 아버지와 살던 집을 깨끗하게 정리해줬다.
 
지난달 30일 김양의 중학교 졸업식이 열린 날에도 김양은 혼자가 아니었다. 얼마 전 연락이 닿은 삼촌과 지역아동센터 센터장이 졸업식에 참석해 김양을 축하해줬다.  
 
관악구 관계자는 "현재 김양은 지역 내 생활시설로 거처를 옮겨 씩씩하게 생활하고 있다"며 "마을사람들과 후원자들은 김양이 3년 후 독립할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자립지원금을 모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록 김양은 이제 아버지와도 함께 할 수 없지만 마을 사람들의 사랑으로 외롭지 않다"며 "삼성동 마을 주민들 역시 이번 일로 모두를 마음의 부자가 됐다"고 밝혔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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