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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일으킨 생선 '대구'···보스턴은 그렇게 탄생했다

동해에서 명태 복원이 한창인 가운데 충남은 서해에서 대구 자원 회복에 나섰다. 명태와 대구는 닮은 점이 많다. 명태는 대구의 일종인 왕눈폴락대구로, 서로 사촌쯤 된다. 명태는 한국에서 ‘국민 생선’이라 불리지만, 대구는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물고기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명태보다 대구의 역할이 훨씬 더 컸던 셈이다. 이런 대구가 국내에서도 소중한 어족자원 취급을 받기 시작했다. 

충남도 수산자원연구소 직원이 배 위에서 대구를 들고 있다. [사진 충남도 수산자원연구소]

충남도 수산자원연구소 직원이 배 위에서 대구를 들고 있다. [사진 충남도 수산자원연구소]

 
충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최근 충남 최서단 격렬비열도 인근 해역에서 대구 수정란을 방류했다. 서해에서 대구 수정란을 방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작업은 살아있는 대구에서 알을 짜낸 다음 배 위에서 수정시켜 곧바로 방류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방류한 수정란은 600만개(립) 정도다. 도 수산자원연구소는 수정란이 부화한 뒤 3년이 지나면 포획 가능한 크기(60cm)로 성장해 겨울철 서해 어민의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남도 수산자원연구소 양현수 팀장은 “어민들에게도 직접 대구 알 수정 방법을 알려줘 소득을 높일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충남도 수산자원연구소 직원들이 대구에서 알을 짜내고 있다. 이 알은 수정시키자 마자 바다에 방류했다. [사진 충남도 수산자원연구소]

충남도 수산자원연구소 직원들이 대구에서 알을 짜내고 있다. 이 알은 수정시키자 마자 바다에 방류했다. [사진 충남도 수산자원연구소]

 
차갑고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대구는 ‘육식성 대식가’로 몸길이 40∼110㎝, 최대 20㎏까지 성장한다. 한국에서는 주로 찜이나 탕으로 요리해 먹는다.  
대구는 서해는 물론 남해와 동해에서도 잡힌다. 서해 대구는 남·동해 대구와 성장과 번식 등 생태가 다소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평양에서 서식하는 남·동해 대구와 달리 서해대구는 서해에 냉수대가 생성되며 들어왔다 갇힌 대구가 토착화한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서해 대구 어획 해역은 전북 군산 어청도 인근에서 인천 연평도 사이이며, 크기가 동·남해안 대구보다 다소 작아 ‘왜대구’로도 불리기도 한다.  
 
경남 진해시 용원선착장 어시장을 찾은 고객들이 `가덕 대구`를 흥정하고 있다. [중앙포토]

경남 진해시 용원선착장 어시장을 찾은 고객들이 `가덕 대구`를 흥정하고 있다. [중앙포토]

충남도내 대구 생산량(보령수협 위판 실적 기준)은 2017년 8478t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다가 2015년 2473t으로 떨어진 뒤 2016년에는 627t으로 급감했다.  
다행히 2017년 3645t으로 생산량이 회복되긴 했다. 하지만 충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남획과 기후변화에 따른 먹이 부족 등으로 어획량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임민호 수산자원연구소 소장은 “서해 대구는 한때 국내 대구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어족 자원 중 하나였다”라며 "지속적인 방류사업으로 대구를 서해 대표 수산자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동 죽도시장 수산물 위판장에서 한 상인이 겨울 별미인 대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동 죽도시장 수산물 위판장에서 한 상인이 겨울 별미인 대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대구는 미국과 유럽에서 주요 식량이자 부를 쌓는 수단이었다. 특히 미국을 일으킨 생선으로 불린다. 보스턴에 있는 매사추세츠 주의사당 건물 입구에 나무로 조각한 대구가 걸려 있을 정도다. 보스턴은 대구때문에 탄생한 도시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이킹은 먼 거리를 항해하는 동안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말린 대구를 주식으로 삼아 콜럼버스보다 훨씬 더 먼저 뉴잉글랜드(아메리카)에 도착했다. 바스크족은 자신만 아는 북아메리카 해안의 대구 황금어장에서 엄청난 수의 대구를 낚아 올렸으며, 소금 절임 대구를 유럽인들에게 판매해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한다.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대학교 [연합뉴스]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대학교 [연합뉴스]

1620년 영국의 종교 박해를 피해 대서양을 건너 신대륙에 도착한 사람들은 대구가 풍부한 매사추세츠 주 플리머스에 정착했다. 1602년 영국의 항해가 바솔로뮤고스널드가 근처 해안에 있는 갈고리 모양의 곶에 케이프 코드(대구 곶)라는 이름을 붙이고 대구가 ‘들끓는다’고 보고했기 때문이다. 나그네들이 정착한 지 25년 만에 뉴잉글랜드인들은 삼각 무역으로 들르는 곳마다 돈을 벌었다. 당시 신대륙은 척박해 먹을 거리가 부족했다. 하지만 이주민들은 대구 덕분에 생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서양에서도 대구가 급격히 줄어든 적이 있다. 남획이 원인이었다. 1990년대 들어 캐나다 정부는 뉴펀들랜드에 근해, 그랜드뱅크스, 세인트로렌스 만 해저 어업을 무기한 금지하기도 했다. 
 
보령=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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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