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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 확 줄었는데 해외 투자 급증?…중국 중산층 미스터리

지난 1월 21일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 모습.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6.6%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EPA=연합뉴스]

지난 1월 21일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 모습.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6.6%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초 중국 베이징유스데일리는 “중국 중산층은 일정 수준에 도달한 자신의 소득을 부정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가 최근 경기 둔화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자국 중산층의 소비 지출을 독려한 것이다.
 
이어 지난달 25일엔 중국 국가통계국까지 나서서 “중국인의 월 중간소득은 2000위안(약 33만원)”이라고 발표했다. 중간소득이란 상위·하위 소득자의 중간에 위치한 이들의 소득을 뜻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발표는 ‘상당수 국민이 ‘중간소득 이상’을 버는 만큼 적극적으로 돈을 쓰라’는 취지로 해석됐다. 하지만 중국의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선 “3000위안을 벌어도 저소득층이다” “2000위안으론 월세도 못 낸다”라는 조롱이 퍼져나갔다. 정부기관과 공산당 기관지의 적극 소비 독려도 중국 중산층의 지갑을 열기엔 역부족이었다.
 
‘세계 최대 소비층’으로 꼽히는 중국 중산층의 지출 경향은 ‘알뜰 소비’와 ‘해외 자산 투자’로 요약된다. 얼핏 보면 이율배반적인 느낌의 두 성향이지만, 이들의 속내를 살펴보면 나름의 이유가 있다.
 
“립스틱은 사더라도 핸드백은 쳐다도 안 봐”
중국 베이징 시내 풍경. [A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시내 풍경. [AP=연합뉴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 우려에 중국인의 소비 심리가 바짝 위축됐다”며 “필수품과 중저가 제품을 주로 구매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중국 소비자들이 고가 제품을 외면하는 등 소비 성향을 바꾸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성별·소득 등 중국 소비자의 배경과 무관하게 나타난다. 블룸버그통신은 “명품 시장 고객층인 중국 여성 소비자들은 립스틱처럼 중저가 제품이라면 몰라도 값비싼 핸드백은 당분간 쳐다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중산층의 소비 지출 감소가 두드러진 대표적 사건은 애플의 실적 부진이었다. 지난달 초 중국 수요 둔화를 이유로 지난해 마지막 분기 매출 전망을 890억~930억 달러(약 99조~104조원)에서 840억 달러(약 94조원)로 크게 낮춘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애플 매장. [EPA=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애플 매장. [EPA=연합뉴스]

 
실제 애플이 지난 29일 발표한 공식 실적 역시 843억 달러(94조3300억원)로 전망치(840억 달러)를 살짝 웃돌았다. 중국 젊은층은 “예전엔 아이폰 가격이 콩팥 한 개 값이었는데, 신형 아이폰을 구하려면 콩팥 두 개는 내놔야 한다”며 애플의 고가 정책을 비꼬고 있다.
 
중국인의 소비는 둔화하는 추세다. 2013년 11월 13.7%에 달한 소매판매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11월 8.1%를 기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증가율이다.
 
중국 시장 내 미국 기업은 사업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에 대해 매도(sell)의견을 냈다. 높은 중국 시장 비중이 이유다. 만화영화 제작사 월트디즈니의 로버트 아이거 최고경영자(CEO) 역시 “중국 시장의 소비자 신뢰가 하락하고 있다. 현지 사업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중국 시장에 돈 못 맡겨”…해외 투자 급증
최근 중국 광둥성 한 공장에서 전자기기를 조립하고 있는 노동자들. [EPA=연합뉴스]

최근 중국 광둥성 한 공장에서 전자기기를 조립하고 있는 노동자들. [EPA=연합뉴스]

 
흥미로운 점은 국내 소비 지출에 한층 까다로워진 중국 중산층이 안전 자산과 노후를 위해 해외 투자에 눈을 돌린다는 것이다. 심지어 사기·횡령 등 금전적 피해까지 감수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중산층 사이에 ‘둔화 측면인 중국 시장에 내 돈을 맡길 순 없다’는 불안 심리가 팽배하다”며 “이들은 중국 부동산 버블이 조만간 꺼질 것으로 본다. 몇몇 도심·교외 지역에선 이미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 반(反)부패방지법을 도입하는 등 중국 금융 자산의 해외 유출 통제에 나섰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중국의 해외 자산 투자액은 2015년 80억 달러(약 9조원)에서 2017년 120억 달러(약 13조원)로 증가했다.  
 
미국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미국 내 중국인 투자자가 최근 1년(2017년 4월~2018년 3월)간 매입한 미국 부동산은 총 4만400곳, 304억 달러(약 34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가 실거주 목적 아파트다.
 
SCMP는 “일반적으로 해외 주식·부동산 투자는 개인의 투자 성향에 좌우된다. 그런데 중국인들의 해외 투자는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와 불안이 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극히 이례적”이라며 “중국 중산층에 해외 장기 비자, 해외 부동산은 (미래에 대한) ‘보험’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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