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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마크]심재철 “당 대표 돼 문준용 의혹 끝까지 파헤칠 것”

1980년 5월 15일 서울대ㆍ고려대 등 30여개 대학 총학생회가 주도한 10만명 규모의 시위대가 서울역 앞으로 모였다. 군부 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요구한 ‘서울의 봄’의 하이라이트였다.  
 
이날의 시위는 결과적으로 신군부의 무력진압을 우려한 이수성(훗날 문민정부 국무총리) 당시 서울대 학생처장이 내무부장관으로부터 학생들의 안전귀가 보장을 약속받고 학생 지도부를 설득하면서 해산됐다. 이른바 ‘서울역 회군’이다.  
 
39년이 흐른 지금, 그곳에 있었던 대학생들은 상당수가 집권세력의 핵심이 됐다. 당시 시위 중 경찰에 연행됐던 경희대 복학생 문재인(대통령)을 비롯, 서울대 복학생 대표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서울대 복학생 김부겸(행정안전부 장관), 서울대 대의원회 의장 유시민(노무현재단 이사장), 고려대 총학생회장 신계륜(전 민주당 의원) 등이다.  
 
그러나 정작 시위를 주도했던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이들과 달리 보수 정당의 5선 의원이 됐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변절자라고 한다. 그는 항변한다. “세상은 바뀌었는데,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대학생 운동권 세계관에만 매몰돼 있다. 잘못된 선민의식이자 독선이다.”
 
5선을 하는 동안 국회 부의장 등 32개의 국회직과 당 최고위원 등 29개의 당직을 경험했지만 유독 대표직과는 연이 멀었던 심 의원이 2ㆍ27 한국당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아집이 나라를 망치고 있어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30일 그를 밀착마크했다.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심재철 의원이 30일 경기 고양에서 지역 당원들과 만나 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준영 기자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심재철 의원이 30일 경기 고양에서 지역 당원들과 만나 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준영 기자

 
의정활동 19년 만에 첫 당권 도전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내가 아니라도 당 대표를 할 만한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을 보니, 이대로 뒀다간 자유민주주의 체제 자체가 흔들릴 거라고 판단했다. 이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제1야당 대표로는 내가 최적임자라고 느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적합한가.
지금까지의 (나의) 행적을 보라. 문재인 아들 준용 씨의 특혜취업의혹을 널리 알린 게 나다. 또 지난해 북한산 석탄 밀반입 의혹을 제기했다. 국제사회가 대북 압박에 나서는데 우리나라만 이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지난해 9월엔 기획재정부 재정정보원을 통해 청와대가 국민 혈세인 업무추진비를 유용하고 있다는 상황도 짚어냈다.
 
심재철 의원이 19대 대선 과정 중인 2017년 4월 5일 국회 정론관에서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아들 문준용씨의 취업 특혜 의혹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뉴스1]

심재철 의원이 19대 대선 과정 중인 2017년 4월 5일 국회 정론관에서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아들 문준용씨의 취업 특혜 의혹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뉴스1]

준용씨는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소송을 냈는데.
오히려 잘됐다고 본다. 다음 달에 1심이 시작되는 거로 알고 있다. 이참에 준용씨 취업특혜 의혹을 분명하게 밝혀내자. 일전에 검찰이 문 대통령을 비하한 트위터 계정 ‘혜경궁 김씨’(@08__hkkim) 주인을 찾기 위해 이재명 경기지사의 아내 김혜경씨를 소환한 일이 있지 않나. 당시 이 지사가 “준용씨의 취업 의혹도 수사에서 같이 다뤄야 한다”고 말하자 아내 김씨가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청와대가 움찔한 거다. 난 준용씨가 분명 비리가 있을 거라고 본다. 내가 당 대표가 된다면, 문재인 정부 아킬레스건인 준용씨 의혹은 물론 청와대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다 파낼 자신이 있다.  
2018년 10월 2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심재철 한국당 의원과 재정정보원 행정정보 무단유출 논란과 관련 설전을 벌이고 있다. [중앙포토]

2018년 10월 2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심재철 한국당 의원과 재정정보원 행정정보 무단유출 논란과 관련 설전을 벌이고 있다. [중앙포토]

 
심 의원이 당선을 염두에 두고 대정부 투쟁을 강조하던 이 날, 한국당 당권 레이스는 출렁거렸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이날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불출마를 선언했고, 조경태 의원은 최고위원으로 선회했다.  
 
홍 전 대표가 경쟁자로 합류했다.
이번 전대는 홍 전 대표가 지방선거 패배로 물러나면서 생긴 공석을 다시 채우는 선거다. 본인이 빠져서 치러지게 된 선거에 본인이 다시 등장하는 건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 우리 공직선거법에는 선출직 공무원이 임기 중 사퇴해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다시 입후보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대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재정 낭비를 막자는 취지다. 우리 당헌ㆍ당규에는 이런 규정이 없어 출마 자체를 막을 순 없겠지만, 홍 전 대표의 출마는 국민 상식과 맞지 않는다.
 
홍 전 대표가 대여투쟁력만큼은 강하지 않나.
그건 동의한다. 하지만 전달 방식에서 국민의 호응을 받지 못한다. 일종의 메신저 효과다. 메신저가 누구냐에 따라 메시지 내용이 잘 전달될 수도 아닐 수도 있는데, 불행히도 홍 전 대표는 후자다. 품격 없는 언행으로 인해 적절한 지적도 외면받곤 했다.  
 
황교안 전 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어떤가.
일각에선 황교안ㆍ홍준표ㆍ오세훈을 3강 구도라고 하는데, 절대 아니다. 일단 오세훈 전 시장은 무상급식 투표로 시장직 버린 것에 대해 당원들 반감이 매우 크다. 결코 3강에 들지 못할 거다. 황 전 총리는 워낙 인지도가 높아 3강에는 들겠지만, 확장성 부족이라는 약점이 발목을 잡을 거다.  
 
본인만의 장점은.
일단 나는 계파색도 지역색도 없다. 나는 호남(광주) 출신이라 내가 당 대표가 되면 우리 당이 더이상 ‘영남당’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수 없게 된다. 또 수도권(경기안양동안을)에서 내리 5선을 한 건 한국당에서 나밖에 없다. 서울 현장 민심을 보면 오 전 시장을 굉장히 마뜩잖게 생각한다. 결국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민심은 내게 관심을 줄 것이다.  
 
지난달 초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을 돌며 당원과 만나고 있는 심 의원은 “일반 국민의 지지율 체감도와 실제 당원들 사이엔 온도차가 크다"고 말했다. 본인이 대중적 인지도가 낮지만, 선거인단인 책임당원들에겐 많은 지지를 받는다는 주장이다.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심재철 의원이 30일 경기 파주에서 지역 당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김준영 기자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심재철 의원이 30일 경기 파주에서 지역 당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김준영 기자

 
실제 이날 경기 고양시와 파주시를 잇달아 찾은 심 의원을 향해 당원들은 “심재철 당 대표!” “책임지고 밀어줄 테니 걱정하지 마시라”라는 격려를 쏟아냈다. 심 의원은 이들을 향해 “제가 당원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야당 잘 좀 싸워봐라’ ‘계파싸움 좀 그만둬라’다. 핵심적인 이 두 가지가 바로 제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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