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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봄배구 희망 살린 박정아와 이원정

여자배구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가려지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4위 도로공사가 3위 GS칼텍스를 잡으면서 한 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도로공사의 승리 뒤엔 레프트 박정아와 세터 이원정의 활약이 있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로공사와 경기 뒤 "(상황이)재밌게 됐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시즌 막판까지 두 팀이 치열한 봄 배구행 티켓을 다투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도로공사는 이날 세트 스코어 3-0(25-21, 25-19, 25-18)으로 이겼다. 도로공사(13승7패, 승점37)와 GS칼텍스(14승8패, 승점40)의 승점 차는 3점으로 줄었다.
 
양팀 통틀어 최다득점을 올린 선수는 파튜였다. 3세트에서만 7점을 올리는 등 양팀 통틀어 최다인 20점을 올렸다. 하지만 파튜보다 더 인상적인 선수는 박정아였다. 파튜(31.03%)보다 훨씬 높은 54.54%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보이며 18점을 기록했다. 
 
도로공사는 여자 팀 중 가장 긴 올스타 휴식기(17일)를 가졌다. 5라운드 출발은 좋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최하위 현대건설에게 2-3으로 패했다. 하지만 GS칼텍스와 맞대결에서 승리하면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박정아는 "현대건설전에서 진 뒤 선수들끼리 '아직 안 끝났다. 남은 경기에서 우리가 잘 하면 기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지난시즌 막판 도로공사는 상승세를 타면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박정아는 "상황은 힘들지만 분위기는 좋다. '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코칭스태프도 선수들도 '더 연습하자'고 한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 숨은 주역은 백업세터 이원정이었다. 모처럼 선발로 나선 이원정은 박정아와 파튜에게 잘 맞는 토스를 올렸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도 "가운데 활용이 아쉽긴 하지만 박정아와 파튜의 공격을 잘 살렸다"고 이원정을 칭찬했다. 이원정은 3세트 막판을 제외하면 이날 경기를 거의 다 책임지다시피했다. 이원정은 "처음에는 많이 떨렸다. 가면 갈 수록 언니들이 잘 해줘서 편해졌다"고 했다.
 
김종민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프로 2년차 이원정의 비중을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이효희가 대표팀에 차출돼 많은 경기를 소화해 체력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원정이 팔꿈치 인대 부상을 입었고, 결국 이효희의 비중을 높게 가져갈 수 밖에 없었다. GS칼텍스 전이 끝난 뒤에도 이원정은 팔꿈치에 얼음주머니를 댄 채 기자회견장에 왔다. 이원정은 "핑계 같지만… 부상 여파로 몸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도로공사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이원정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다. 박정아는 "지난해엔 멋모르고 플레이를 했는데 올해는 아프다 보니 긴장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면서도 "원정이는 '시합용' 선수다. 연습 때보다 경기 때 더 잘 한다. 오늘도 정말 내게 잘 올려줬다. 중간에 안 맞을 때는 대화를 하면서 조절했다"고 설명했다.
 
박정아는 최근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한 소감도 드러냈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이탈리아 출신 라바리니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결정했다. '놀랍다'는 말을 연발한 박정아는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협회에서도 노력해주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좋은 감독님과 함께 더 좋은 결과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아 얘기하기 그렇지만 도쿄올림픽에 가고 싶다. 올림픽 대륙간예선이 원정(러시아)에서 열리지만 어디서 하든 할 수 있을 걸 하겠다. 상대가 누구든 자신있게 해야하지 않을까"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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