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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가족과 함께 한 기억 없어"…설 연휴에 더 바쁜 이들

국가에서 정한 휴일인 설에도 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히려 설 연휴에 더 바쁘게 일하며 다른 이들의 편안한 명절을 위해 힘쓰는 사람들을 만나 봤다. 
 
“시민의 애환과 함께 움직이는 119”
이희순 서울종합방제센터 구급상황관리센터장(오른쪽에서 두번째)과 구급센터 지도의사(가운데), 응급구조사들. 이가영 기자

이희순 서울종합방제센터 구급상황관리센터장(오른쪽에서 두번째)과 구급센터 지도의사(가운데), 응급구조사들. 이가영 기자

평소보다 설 연휴에 119를 찾는 전화는 무려 166% 증가한다. 문 닫는 병원‧약국이 많다 보니 주로 이용 가능한 곳들을 안내받기 위한 민원이 급증한다. 
 
올해로 23년차 소방관인 이희순 서울종합방제센터 구급상황관리센터장은 전화 건수가 많아지는 것보다 가족 간 생기는 사고들이 자신을 더 힘들게 한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설을 맞아 오랜만에 만난 가족끼리 부모 재산을 두고 다투다 칼부림이 나는 극단적인 상황이 있었다”며 “가족 일이다 보니 조금만 처리가 늦어져도 ‘너희들이 하는 게 뭐냐’는 욕설이 날아온다”고 말했다. 또 “응급상황이 아니더라도 설에 갈 곳 없는 외로운 분들이 전화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들에게는 119가 누군가와 소통을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창구였던 거다. 일을 떠나 감정 이입이 돼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119 종합상황실을 두고 “몸은 이곳에 있지만, 시민의 애환과 함께 움직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당황한 신고자를 일단 안심시키고, 응급 처치 방법을 조언하다 보면 함께 소리 지르고 몸을 들썩이게 된다. 최근에는 전국 최초로 영상 통화도 시작했다. 영상을 보면서 “더 정확하게 가슴을 누르세요” 등 현장과 소통하면서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센터장은 “나 혼자가 아니라 전문가와 함께한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화 한 통만 받아도 진이 다 빠질 때가 있다. 그래도 책임감만큼 보람도 큰일”이라고 말했다.  
 
설에 가족을 만나는 것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이 센터장은 “다른 가족은 다 보내고 저는 서울에 남아 있다”며 “큰며느리인데 20년 넘게 이 일을 하다 보니 시댁에서도 이제는 다 이해해준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마지막으로 119에 신고하는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고 했다. 그는 “119에 신고한 후 다른 가족에게 상황을 알리느라 바쁜 경우가 많다”며 “응급 상황에서는 이리저리 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19와 소통하면서 환자에게 집중하면 1분 1초라도 빨리 가서 도울 수 있다. 또 요즘은 아파트 입구부터 잠금장치가 많다. 바로 도착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게 작지만 가장 중요한 행동”이라고 조언했다.  
 
“막힐 땐 저희도 죄송…4~6일 통행료 면제”
경기도 남양주시 불암산 톨게이트 자료사진. [뉴스1]

경기도 남양주시 불암산 톨게이트 자료사진. [뉴스1]

한국도로공사는 올해 설 연휴 동안 하루 평균 451.8만대가 전국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설 당일인 5일에는 574.2만대가 고속도로를 지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설 교통량인 550만대보다도 4.4% 증가한 수치다.  
 
고속도로로 다니다 보면 항상 지나치는 곳이 있다. 톨게이트다. 11년 동안 한국도로공사 성남영업소에서 근무한 김미연씨는 “명절을 가족들과 온전하게 보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이 엄마 입장에서 가족들에게 항상 미안하고 아쉽다”고 털어놨다.  
 
평소 김씨가 근무하는 6시간 동안 톨게이트를 지나는 차량은 2500대 정도다. 명절에는 3000대 이상을 상대해야 한다. 그는 “명절이다 보니 가족들과 행복하게 보내시라고 인사도 더 열심히 하는데 교통체증이 심하면 그 화를 다 저희한테 내고 가는 분들이 있다”며 “‘내가 고속도로를 왔냐, 저속도로를 왔다’는 말 많이 하시는데 저희도 죄송하다”고 했다.
 
다만 김씨는 이전보다 설 근무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했다. 2017년 추석부터 시행된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정책 덕분이다. 그는 “막힌 고속도로를 뚫고 왔는데 통행료도 내라고 하면 서로가 힘들었다. 지금은 ‘통행료 없다’고 하면 고객들도 즐겁고, 저도 마음 편하게 맞이하니 전반적으로 수월해졌다”고 했다. 이번 설에는 통행료가 없다는 것을 안내하고, 덜 막히는 길 안내 등 각종 문의에 응대하면서 안전 운전과 원활한 통행을 위한 업무를 할 예정이다.
 
김씨는 올 설에도 고속도로를 이용할 이들을 위해 ‘꿀팁’을 소개했다. 그는 “올해 4~6일은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된다”며 “3일 밤 고속도로에 들어서 4일 새벽 통과해도 면제고, 6일 밤 고속도로에 들어서 7일 새벽에 나와도 역시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족들과 여행 갈 때도 통행료 면제를 활용해 즐거운 명절을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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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