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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 중앙일보 부동산팀장

집값 하락, 세금은 10배 급증...갈림길에 선 일시적 2주택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가격이 오르길 기다릴지, 지금이라도 팔아야할지. 갈아타기 과정에 기존 집과 옮겨갈 집 모두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일시적 2주택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격이 오르길 기다릴지, 지금이라도 팔아야할지. 갈아타기 과정에 기존 집과 옮겨갈 집 모두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일시적 2주택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매입한 박모(45)씨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본인 소유의 강북 아파트에 살다 집값이 뛰는 것을 보고 급히 매입했다. 전세를 끼고 모자라는 돈은 기존 주택담보 대출로 해결했다. 서울 집이 모두 오르던 때여서 기존 아파트는 팔지 않았다. 자녀 학교 문제도 있어 2년 뒤 팔고 강남 아파트로 옮길 계획이었다.
  
그런데 올해 공시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박씨는 불안해졌다. 공시가격이 많이 오르는 데다 보유 주택이 두 채여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가 확 늘어나게 된다. 처음엔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세금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박씨는 “집값은 별로 오를 것 같지 않고 세금만 많이 내게 됐다”며 “양도세 혜택을 보려면 어차피 3년 안에 팔아야 할 집인데 기존 집을 언제 팔아야 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기존 집을 팔지 않고 갈아탈 집을 추가로 매입한 '양다리 족' 일시적 2주택자들이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고 있다. 주택시장 환경이 지난해 말부터 크게 바뀌면서 기존 주택 처분 압박이 심해져서다. 2017년 말 기준으로 서울에서 일시적 2주택을 포함해 주택을 두 채 보유한 가구는 총 36만5000가구이고 이중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이 6만7000가구다.  

 
대개 갈아타기는 기존 집을 먼저 처분하고 옮겨갈 집을 사는 게 순서다. 기존 집이 안 팔리면 자금이 끊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새 집값이 많이 오르면서 달라졌다. 가격이 더 뛰기 전에 갈아탈 집을 우선 매입부터 해 두는 것이다. 기존 집 가격도 오르고 있어 미리 팔 필요가 없다. 갈아탈 집을 매입한 뒤 3년 이내에 기존 집을 처분하면 주어지는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말부터 주택시장이 침체해 집값 전망이 어두워졌다.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월 마지막 주까지 12주 연속 내렸다. 12주 연속 하락세는 2014년 4~6월 12주 이후 최장이다. 하락 폭은 더 크다. 이 기간 0.88% 내렸다. 아파트값이 지난해 9월 초 수준이다.   
 
거래는 끊기다시피 했다. 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건수가 잠정적으로 1771건으로 2012년 1월(1536건)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다. 강남구는 81건으로 2006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최저다.  
 
일시적 2주택자의 당초 예상보다 세금 부담이 훨씬 커졌다. 올해부터 2주택자 종부세 중과가 시행되고 올해 공시가격이 많이 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공시가격 4억5000만원짜리 강북 아파트에 살던 사람이 추가로 공시가격 7억5000만원 강남 아파트를 구입한 경우 공시가격이 올해 20~30% 오른다고 보면 세금이 지난해 97만원에서 올해 880만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어난다. 공시가격 합계가 6억원이 넘어 종부세 대상이 되고 2주택자에 종부세율이 가산되기 때문이다. 
 
올해 공시가격은 예상치이고 내년 이후 가격 변동이 없는 것으로 가정. 자료: 김종필 세무사

올해 공시가격은 예상치이고 내년 이후 가격 변동이 없는 것으로 가정. 자료: 김종필 세무사

집값이 더는 오르지 않더라도 종부세 강화로 내년엔 1070만원, 2021년 1140만원으로 세금은 계속 늘어난다.  
 
강남권에서 지난해 공시가격 9억8000만원 아파트에 공시가격 14억원 집을 추가 보유하면 세금이 지난해 380만원에서 올해 2940만원으로 급증한다. 가격 변동이 없어도 내년엔 3950만원으로 1000만원가량 세금이 더 많아진다. 
  
지난해 이전에 추가 매입을 해 지난해부터 2주택인 경우도 올해 보유세가 많이 늘어난다. 지난해 공시가격 합계가 18억원에서 올해 22억원 정도로 오를 것으로 가정하면 보유세가 지난해 970만원에서 올해 1950만원으로 세부담상한인 100% 한도까지 증가한다. 

 
전셋값 하락도 일시적 2주택자를 압박한다. 갈아타기 위해 매입한 집의 전세계약 기간이 끝난 뒤 전셋값이 이전보다 떨어지면 차액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2주택을 유지하는 데 자금 부담이 더욱 커지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일시적 2주택자가 비과세 유예기간 3년을 끝까지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당분간 집값이 반등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집을 올해 세금이 나오기 전에 처분하면 세금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기존 주택 공시가격 9억8000만원과 갈아탈 집 공시가격 14억원의 사례에서 기존 아파트를 팔면 옮겨가는 집의 세금은 1000만원 정도여서 세금을 2000만원가량 줄일 수 있다.   
 
기존 집을 처분하려면 올해 상반기가 적기다. 보유세가 6월 1일 기준 소유자에게 부과되기 때문이다. 그 전에 팔면 1주택이다.  
 
장기적으로 집값 회복과 상승을 기대한다면 둘 중 저렴한 집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는 방법이 있다. 전용 85㎡ 이하이면서 공시가격 6억원 이하인 주택을 8년 장기임대로 등록하면 종부세가 제외되고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70%와 중과 배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올해 공시가격이 6억원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 4월 말 공시가격 확정 전에 등록해야 한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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