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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확신, 이상주의가 마오쩌둥 실패 불렀다

마오쩌둥 1·2

마오쩌둥 1·2

마오쩌둥 1·2
필립 쇼트 지음
양현수 옮김, 교양인
 
필립 쇼트의 『마오쩌둥』은 1·2권 합쳐서 총 1356쪽에 이르는 방대한 저작이다. 작심하고 읽어야 할 분량이지만 지루하지 않다. 역동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두 가지 차원에서 역동적이다. 하나는 책의 서술 차원이고, 다른 하나는 마오와 마오 시대 사건을 보는 관점 차원이다. 우선 서술이 단조롭지 않고 역동적인 것은 마오쩌둥의 전략과 사상을 다른 주요 중국공산당 지도자들의 사상이나 혁명 전략과 대비하면서 그 차이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어서다. 마오쩌둥의 개인사와 시대사가 적절히 균형을 이루고 있다.
 
마오 개인과 마오 시대 일어난 사건을 보는 관점 역시 이 책을 역동적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마오를 보는 시선은 과잉 신비화와 과잉 악마화 사이를 오가는 경우가 허다한데, 필립 쇼트의 마오 전기는 그런 정형화된 시선에서 벗어나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마오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는 본질주의적 시각 속에서 모든 것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시선 속에서 마오와 그의 시대를 역동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필립 쇼트가 마오를 보는 관점은 좌·우파 모두에게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에드거 스노나 조너선 D 스펜스의 관점에서 마오를 이해하는 독자라면 필립 쇼트의 관점이 우편향이라고 비판할 수 있고, 반대로 장융과 존 핼리데이, 프랑크 디쾨터 등의 마오 전기를 읽은 독자라면, 이 책을 좌편향이라고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좌우 편향을 벗어나서 마오와 그의 시대를 복합적으로 그리고 있는 점이 필립 쇼트의 마오 전기가 지닌 장점이자 개성이다.
 
1966년 8월 베이징 텐안먼 광장으로 모여든 홍위병들을 격려하는 마오쩌둥(차량에 선 앞줄 가운데)과 공산당 지도자들. [사진 교양인]

1966년 8월 베이징 텐안먼 광장으로 모여든 홍위병들을 격려하는 마오쩌둥(차량에 선 앞줄 가운데)과 공산당 지도자들. [사진 교양인]

필립 쇼트는 마오쩌둥을 모순적인 양면성을 지닌 인물로 본다. 사실, 마오쩌둥이 지닌 유연하고 너그러운 면과 단호하고 무자비한 모순적인 면, 한 가지 현상을 보는 이중적 시각 등은 필립 쇼트만이 아니라 기존 마오 전기 작가들이 흔히 주목하는 마오의 모순적인 양면성이다. 그런데 이를 설명하는 방식이 기존 전기와 다르다. 필립 쇼트는 마오의 이런 양면성을 마오쩌둥의 위선적 인간성이라는 차원에서 규정하면서 비난하거나 반대로 옹호하는 데 그치는 기존의 전기와 달리 마오쩌둥의 그러한 성격이 특정 시대의 조건 속에서 어떻게 역사에 긍정적, 부정적 효과를 내는지를 복합적으로 추적한다.
 
필립 쇼트의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마오 시대에 비판적 지식인을 탄압한 반우파투쟁이나 대약진운동과 자연재해로 많은 중국인이 죽은 비극적 재난에 대한 해석이다. 지식인에게 마음껏 비판하라고 한 뒤 정작 비판한 사람을 우파로 지목하여 탄압한 것을 두고서, 장융을 비롯한 다른 전기의 경우 “뱀을 굴에서 끌어내”기 위해 마오쩌둥이 주도면밀하게 설치한 덫이며, 마오쩌둥의 특유의 교활한 인간성이 드러난 것이라고 해석하곤 한다. 하지만 필립 쇼트는 마오쩌둥의 사상과 지식인과 당 간부들에 대한 잘못된 판단, 그리고 지식인들이 진심으로 자유의지로 혁명에 참여하기를 바랐던 마오쩌둥의 판단 착오 등등 복합적인 배경에서 이를 해석한다. 필립 쇼트는 대약진운동과 자연재해로 인한 수많은 무고한 죽음을 외면하지 않지만 그것을 통째로 마오와 중국공산당의 대학살이라는 식으로 해석하면서 비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오와 그의 동료들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그 배경을 파고든다.
 
필립 쇼트의 시각은 일차적으로 서구 세계에서 마오를 보는 주류 시각이 된 장융의 관점을 겨냥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과거 좌파적 관점으로 돌아가 마오를 신비화하거나 변명하지 않는다. 경제에 무지한 채 경제건설을 계급투쟁 식으로 추진하고, 중국을 이른 시간 안에 세계 선진 강국으로 만들려는 강한 민족주의 비전과 마오의 영웅주의와 고집, 과잉 자기 확신, 지나친 도덕주의와 유토피아 의식 등으로 인해 중국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과정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저널리스트 출신인 저자의 실사구시 정신이 발휘되고 있다.
 
정보량이 많은 데다 수많은 인물과 사건이 등장하여 초심자가 읽을 경우 중심 맥락을 잡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관심에 따라서 부분부분 읽어도 좋을 것이다. 강자를 상대하는 약자의 전략에 관심 있는 사람은 약점을 강점으로 만드는 마오의 혁명 전략을 관심 있게 보기 바란다. 정치인이나 조직의 리더라면 마오가 혁명 과정에서 민심을 얻은 이유, 그리고 혁명 후에 변화된 새로운 현실을 보지 못한 채 성공의 경험에 갇혀 실패한 사례에서 성공의 역설을 볼 수 있을 것이며, 누구보다 민중과 가까이 있었고 민심을 얻는데 귀재였던 마오가 혁명에 성공한 이후 권력욕과 자기 확신에 도취되어 현장과 민중에서 멀어지면서 초래된 비극 부분을 유심히 읽기 바란다. 마오의 성공과 실패는 비단 중국 이해나 마오의 새로운 계승자인 시진핑을 이해하기 위한 차원만이 아니라 다양한 차원에서 풍부한 암시와 교훈을 지니고 있다.
 
이욱연 서강대 중국문화학과 교수·중국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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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