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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옵션, 착한 가격…‘아재차’ 팰리세이드 뜨자 대형 SUV 전성시대 “부르릉”

넉넉한 덩치와 첨단 옵션을 갖추고 비교적 합리적 가격에 나온 현대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인기를 끌면서 누적 계약대수가 4만대를 넘어섰다. [사진 각 사]

넉넉한 덩치와 첨단 옵션을 갖추고 비교적 합리적 가격에 나온 현대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인기를 끌면서 누적 계약대수가 4만대를 넘어섰다. [사진 각 사]

‘앗, 뜨거!’
 
현대 팰리세이드의 인기를 간추릴 표현이다. 지난해 11월 29일 실물을 보기도 전 주문하는 사전계약 첫날에만 3468대가 주인을 만났다. 현대차 사전계약 첫날 기록 중엔 그랜저 IG(1만6088대), 싼타페 TM(8193대), EQ900(4351대)에 이어 네번째로 많다. 지난해 순익이 반 토막 난 현대차에겐 ‘가뭄에 단비’인 셈이다. 1월 28일 기준, 누적 계약대수는 4만3000여 대.
 
현대차는 사전계약 개시 후 8일 동안 받은 2만506건의 주문을 분석한 결과도 공개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85.2%로 압도적이었다. 연령별로는 40대(37%)가 가장 많았다. 50대(26.9%)와 30대(21.2%)가 뒤를 이었다. 10대도 0.1%를 차지해 호기심을 모았다. 팰리세이드 고객의 평균연령은 47.5세. 성별을 감안할 때 중년 아빠들의 집중선택을 받은 셈이다.
 
이 조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항목은 현대차 재구매 고객이 기존에 타던 차. 22.7%가 중형 SUV에서 넘어왔다. 더 큰 SUV로 갈아타고 싶은 수요를 팰리세이드가 시기적절하게 끌어안은 셈이다. 팰리세이드는 현대차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소위 ‘대형 SUV’다. 나름 대형이란 표현의 명분은 있다. 지금껏 현대차가 선보인 SUV 중 가장 큰 까닭이다.
 
그런데 사실 국내에서 중형과 대형 SUV의 기준은 모호하다. 국토교통부의 자동차관리법은 승용차를 크게 경형과 소형, 중형, 대형의 네 가지로 구분한다. 기준은 배기량과 차체 크기. 소형은 배기량 1600㏄ 미만, 길이 4.7m, 너비 1.7m, 높이 2.0m 이하다. 중형은 1600㏄ 이상~2000㏄ 미만, 대형은 2000㏄ 이상이다. 크기는 소형차의 기준만 초과하면 된다.
 
 
미국 대형 SUV는 길이 5.5m 넘나들어
 
따라서 국내 자동차 제조사가 심지어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적으로 쓰는 준중형, 준대형 등의 분류는 다분히 관념적이고 자의적 해석인 셈이다. 국가별로도 다르다. 가령 미국 기준으로는 팰리세이드도 중형 SUV에 속한다. 미국의 대형(풀 사이즈 혹은 라지 사이즈) SUV는 입에 떡 벌어질 만큼 우람한 덩치를 뽐낸다. 수치를 보면 피부에 확연히 와 닿는다.
 
롱 휠베이스 모델 기준으로, 링컨 내비게이터는 5636㎜,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5700㎜, 인피니티 QX80은 5339㎜에 달한다. 오는 3월 정부가 기존 5m에서 5.1m로 확대예정인 주차장 길이 규격을 성큼 넘어선다. 다행히 너비는 간신히 규격 안에 들어간다. 대신 주차한 뒤 문을 열지 못해 쩔쩔맬 수도 있다. 여러모로 국내 실정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미국의 진짜 대형 SUV는 덩치만큼 배기량도 화끈하다. 국내에서도 판매 중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경우 V8 6.2L 가솔린 엔진을 얹고 420마력을 낸다. 인피니티 QX80은 V8 5.6L 가솔린 엔진으로 400마력을 뿜는다. 물론 최근엔 배기량을 줄이되 강제로 공기를 압축해 불어넣는 과급기(터보차저)를 달면서 대형 SUV의 엔진도 점차 작아지는 추세다.
 
포드의 신형 익스플로러. [사진 각 사]

포드의 신형 익스플로러. [사진 각 사]

현대 팰리세이드의 차체 길이는 4980㎜로 미국 대형 SUV보다 상대적으로 아담하다. 국내 시장에서 경쟁차종으로 꼽는 SUV들 역시 스케일은 비슷하다. 예컨대 차체 길이 기준으로 기아 모하비는 4930㎜, 쌍용 G4 렉스턴은 4850㎜, 포드 익스플로러는 5040㎜, 혼다 파일럿은 5005㎜로 모두 5m를 살짝 넘거나 살짝 못 미친다. 물론 체감하는 크기는 수치 이상이다.
 
 
가솔린 비중 22.6%, 산타페의 두배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사실 팰리세이드 인기의 핵심이 덩치는 아니다. 지금 소비자가 원하는 편의 및 안전장비를 빠짐없이 챙긴 결과다. 국내 시장의 요구를 면밀히 읽고, 발 빠르고 꼼꼼하게 대응한 전략이 주효했다. 가령 전방 충돌을 경고하고 대응이 없을 경우 스스로 제동하거나,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경고하며, 맞은 편 차가 있을 경우 하이빔을 스스로 끄는 장비가 기본이다.
 
동급 최초도 마련한 옵션(선택사양)도 많다. 사각지대 또는 뒤쪽을 지나가는 차를 파악해 경고하고, 뒷좌석 승객이 내릴 때 뒤에서 오는 차를 감지하며 차 문을 잠글 때 뒷좌석에 승객이 있을 경우 알려준다. 준자율주행 모드(고속도로 주행 보조)로 달릴 경우 차선 따라 운전대를 스스로 꺾고, 구간단속 구간이나 급한 코너에서 알아서 속도를 줄인다.
 
엔진은 V6 3.8L 가솔린 295마력과 직렬 4기통 디젤 터보 202마력 등 두 가지다. 사전계약 기준으로 가솔린 엔진 선택비율이 22.6%에 달해 눈길을 끈다. 동생뻘인 싼타페 TM의 경우 가솔린 엔진을 고른 비율이 13.2%에 머물렀다. 팰리세이드는 7인승과 8인승 두 가지로 나온다. 7인승은 2열 좌우 좌석이 독립식이다. 따라서 3열을 활용하기 훨씬 더 좋다.
 
넉넉한 체구만큼 짐 공간도 넉넉하다. 3열 좌석을 접을 경우 트렁크를 최대 1297L까지 활용할 수 있다. 3열을 세운 상태에서도 509L로, 골프백 2세트 또는 28인치 캐리어 2개가 거뜬히 들어간다. 여기에 3475만~4177만원의 가격도 인기를 부채질하는데 한 몫 했다. 이전 세대 격인 맥스크루즈보다 시작가격만 324만원 올랐을 뿐 최고가는 오히려 더 저렴하다.
 
 
G4 렉스턴, 신형 모하비 등 동반 인기 기대
 
메르세데스-벤츠가 출시 예정인 신형 G-클래스. [사진 각 사]

메르세데스-벤츠가 출시 예정인 신형 G-클래스. [사진 각 사]

한편, 팰리세이드의 인기와 더불어 ‘대형 SUV’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경쟁업체도 점유율 하락 걱정보단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애당초 틈새시장인 까닭이다. 지금까지 대형 SUV가 국내 신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 안팎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과거 특정 차종이 이슈로 부각되면서 전체 시장을 키운 사례를 찾을 수 있다.
 
“2017년 당시 국산 대형 SUV인 기아 모하비의 월 판매량은 1000대 안팎이었는데, 쌍용 G4 렉스턴 출시 이후에도 판매가 거의 줄지 않았죠. 오히려 G4 렉스턴 판매가 최대 월 2700여 대까지 치솟으면서 대형 SUV 시장을 함께 키웠어요. 팰리세이드 출시 이후도 비슷하다고 봅니다. G4 렉스턴 판매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어요.” 쌍용차 홍보팀 차기웅 차장의 말이다.
 
지난 1월, 기아차는 북미국제오토쇼에서 텔루라이드를 선보였다. 팰리세이드와 3.8L 가솔린 엔진과 뼈대 등 주요 부품을 공유하는 이란성쌍둥이다.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해 북미에서 파는 현지전략 차종이다. 따라서 당장은 국내에서 만나기 어렵다. 대신 기아차는 올 3분기 꽤 큰 폭의 부분변경으로 모하비의 수명을 다시 한 번 연장할 계획이다.
 
현재 수입차 업계도 국내 혹은 북미 기준의 대형 SUV를 판매 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 GLS,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벤틀리 벤테이가, 람보르기니 우루스, 롤스로이스 컬리넌, 볼보 XC90, 포드 익스플로러 등이다. 올해 신차도 투입한다. 아우디 Q8, BMW X7,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G-클래스, 포드 신형 익스플로러 등이 좋은 예다.
 
대형 SUV는 이동수단에 대한 소비자의 욕망이 극단으로 치달을 때 만날 수 있는 접점이다. 큰 덩치가 주는 우월감, 넉넉한 공간이 주는 여유, 껑충한 최저지상고가 주는 자신감이 소비자의 장밋빛 환상을 자극한다. 비슷한 크기의 세단보다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어 자동차 제조사의 이해관계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기왕이면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의 성향과도 궁합이 좋다. 현대 팰리세이드가 지핀 불씨가 그동안 마이너리그에 머물던 국내 대형 SUV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김기범 로드테스트 편집장 ceo@roadte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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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