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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Why] 체포, 기소…미국은 왜 화웨이 때리나

매튜 휘태커 미국 법무부 장관대행이 지난 1월 28일 화웨이와 멍완저우 화웨이 CFO 기소를 발표했다. [AFP=연합뉴스]

매튜 휘태커 미국 법무부 장관대행이 지난 1월 28일 화웨이와 멍완저우 화웨이 CFO 기소를 발표했다. [AFP=연합뉴스]

 
중국과 무역 협상 국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연일 ‘화웨이 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법무부는 화웨이와 멍완저우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기소했다. 미국 기업의 기밀 도용 및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 기소와 대중 무역 협상은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두 사건이 완전히 무관하다고 보는 시각은 그리 많지 않다. 미·중 무역전쟁이 휴전에 들어간 지난해 12월 1일 트럼프 정부가 캐나다 당국에 요청해 멍 CFO를 체포한 것이 대표적 예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오른쪽)가 최근 경호원과 함께 캐나다 밴쿠버의 한 보호관찰소에 도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일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된 멍 부회장은 1000만 캐나다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보석 허가를 받았다. [AP=연합뉴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오른쪽)가 최근 경호원과 함께 캐나다 밴쿠버의 한 보호관찰소에 도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일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된 멍 부회장은 1000만 캐나다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보석 허가를 받았다. [AP=연합뉴스]

 
무역전쟁 휴전 국면에 한시름 놨던 시진핑 정부 입장에선 뒤통수를 맞은 격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 입장에선 무역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시도로 해석됐다.
 
쉽게 말해, 트럼프 정부가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양보를 최대한 얻는 동시에 중국 첨단기술 기업을 기선 제압하는 양면 전술을 펼친다는 것이다.
 
‘차이나 포비아’서 비롯된 트럼프의 화웨이 때리기
중국 화웨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가 최근 자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며 화웨이의 스파이 활동을 부인하고 있다. 런정페이는 인민해방군 통신장교 출신이어서 특히 의심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화웨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가 최근 자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며 화웨이의 스파이 활동을 부인하고 있다. 런정페이는 인민해방군 통신장교 출신이어서 특히 의심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이 화웨이를 압박하는 이유는 최근 중국의 ‘기술 굴기’에 대한 견제 심리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영국·호주 등 미국의 우방국 역시 트럼프 정부의 “화웨이 제품을 사용치 말라”는 요청을 받아들이고 있다. 서구에서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증)’가 고조되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견제는 약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반대로 미국 네트워크 장비 기업 쓰리콤(3COM) 인수를 포기했다.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이 인민군 출신이라는 이유로 중국 정부와 유착 관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 미국 정부는 평소 화웨이가 기업 정보를 잘 공개하지 않은 탓에 ‘미국 기업 인수’가 중국의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의심했다.
 
화웨이에 대한 견제는 계속됐다. 2011년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미국 전역 긴급 네트워크 사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했다. 중국이 미국 통신시설을 무력화시킬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2012년에는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가 “화웨이와 또 다른 IT 공룡인 중싱통신(ZTE)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미 기업은 국가 안보를 위해 화웨이 통신 장비를 구입하지 말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에서 트럼프 행정부로 정권이 바뀌어도 미국의 화웨이 견제 근거는 변함없이 ‘국가 안보’였다. 특히 지난 2016년 미국에서 판매한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백도어’가 발견되자 미국의 우려는 더욱 커졌다. 백도어는 인증되지 않은 사용자가 무단으로 시스템에 접속해 특정인의 메시지, 통화기록, 위치정보 등을 파악하는 가상 통로를 뜻한다.
 
트럼프 정부 들어 화웨이 압박 본격화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AP=연합뉴스]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AP=연합뉴스]

 
화웨이에 대한 압박이 전방위로 퍼진 건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4월 미 이동통신산업협회(CTIA)가 낸 ‘글로벌 5G 경쟁’ 보고서가 계기였다. 골자는 ‘첨단 기술 경쟁에서 미국이 중국에 뒤처졌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고서는 “주요국 5G 이동통신 주파수 분배와 정부 정책, 상용화 수준 등을 검토한 결과 미국은 중국 등에 뒤처졌다. 중국이 ‘강력한 정부 주도 정책’ 덕분에 5G 상용화 경쟁에서 가장 앞섰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이뤄진 화웨이 기술 발전이 트럼프 정부의 경계심을 산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 지원 아래 화웨이가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30% 이상을 장악했다. 5G 전체 특허의 23%(61건)를 보유했다”고 적었다. 이어 “매년 132억 달러(약 15조원)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동시에 세계 각국 14개 R&D센터에 8만여 명의 연구인력을 보유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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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의 압박이 본격화됐다. 같은 달 미 연방통신위원회는 중국 통신장비 사용업체에 대한 보조금 중단 결정을 내렸다. 이어 8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기업 제품 사용 금지가 핵심인 ‘2019년 국방수권법(NDAA)’에 서명한 데 이어 호주·뉴질랜드·영국 등 주요 동맹국에 화웨이 5G 장비 사용 금지를 요청했다.
 
현재 3개국은 화웨이 제품 사용 금지를 결정했거나,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독일 등에도 화웨이 통신장비를 도입하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의 화웨이 압박은 단순히 한 기업에 대한 견제를 넘어 ‘중국제조 2025’로 대표되는 중국 IT 혁신 의지를 꺾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제조 2025’는 통신장비·반도체·로봇·항공우주·전기차 등 10대 전략 산업에서 중국이 오는 2025년까지 자급률 70%를 달성하겠다는 국가 계획이다.
 
무역협상 중인 미국과 중국이 지식재산권 침해, 기술 이전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는 것도, 트럼프 정부가 최고 5G 기술의 화웨이를 유독 걸고넘어지는 것도 궁극적으론 ‘중국제조 2025’에 대한 경계심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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