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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지 감수성 잃지 않아야'···안희정 무죄 뒤집은 한마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비서 성폭행' 관련 강제추행 등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비서 성폭행' 관련 강제추행 등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업무상 위계에 의한 간음죄)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2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이로써 안 전 지사는 법정구속됐다.
 
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홍동기)는 1일 오후 2시 30분 열린 안 전 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안 전 지사에게 3년 6개월 선고했다. 무죄를 선고받은 1심을 완전히 뒤집은 판결이다. 
 
이날 재판부의 판단이 바뀐 데에는 ‘성인지 감수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4월 대법원이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뒤 법원은 ‘성인지 감수성’을 판결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추세다.
 
실제 이날 안 전 지사의 항소심에서도 재판부는 “양성평등을 실현하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잊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대법원 판례를 거론했다. 안 전 지사의 1심 재판부도 ‘성인지 감수성’을 적용했지만 혐의 인정에는 이르지 않았다.
 
지난해 4월 대법원 특별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학생을 성희롱 해 징계를 받은 대학교수가 낸 해임 결정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파기환송했다. 이때 재판부는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다.
 
우리 사회의 평균적인 사람이 아니라 학생이나 여직원 등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의 눈높이에서 성희롱 성립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적시한 첫 사례였다.
 
당시 재판부는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을 심리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해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희롱 피해자는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해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따라서 성희롱 피해자가 처해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당시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법원이 성희롱 관련 사건을 심리할 때 성인지 감수성을 갖추고 2차 피해를 우려하는 피해자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성희롱 소송의 심리 및 증거판단에 대한 법리를 제시한 첫 판결"이라며 "향후 모든 성희롱 관련 사건의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희롱 피해자의 인권보장 및 권리구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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