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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金, '영변 너머' 우라늄 농축 시설도 전부 폐기 약속"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31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 아태평양연구센터(APARC)에 강연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영변을 넘어 북한 전체 플루토늄ㆍ우라늄 시설 폐기를 약속했다"고 공개했다.[APARC 페이스북]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31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 아태평양연구센터(APARC)에 강연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영변을 넘어 북한 전체 플루토늄ㆍ우라늄 시설 폐기를 약속했다"고 공개했다.[APARC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북ㆍ미 2차 정상회담의 시간과 장소를 다음 주 5일 국정연설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같은 날 스티브 비건 대북 특별대표는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센터 비핵화 강연에서 핵물질 생산시설 폐기→핵ㆍ미사일 신고 및 비축고 폐기로 이어지는 비핵화와 상응 조치의 로드맵을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이 상응 조치를 하면 영변을 넘어(Beyond Yongbyon) 전체 플루토늄·우라늄 농축 시설 폐기를 허용하겠다"는 구두 약속을 처음 공개했다.
 

핵시설→핵신고→비축고 폐기 단계적 로드맵
"트럼프, 북에 '2차는 대담한 조치 기대' 전달"
'영변 너머' 김정은 구두 약속 공개는 초강수

"트럼프, '70년 전쟁 끝났다' 종전선언 준비돼"
"메시지 전달, 외교 개선" 평양 연락사무소 검토
"비핵화 완성 때 각국 투자, 인프라 개선 모색"

핵시설 폐기는 비건 대표가 강연에서 밝힌 로드맵의 첫 단계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마지막 남북 정상회담 평양선언과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때 플루토늄 및 우라늄 농축시설 폐기를 약속했다”며 “영변 너머로 뻗어 나간 이러한 시설ㆍ단지들은 북한의 플루토늄 재처리 및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전체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변 단지 내 우라늄 농축시설뿐 아니라 북 전역 10곳 가량의 비밀 시설을 모두 없애 핵물질 추가 생산을 중단하라는 의미다. 
 
외교 소식통은 “평양선언은 '영변의 영구적 폐기'만 언급했는데 '영변 너머까지 폐기'란 지난해 10월 4차 방북 때 김 위원장의 구두 약속을 공개한 건 이례적"이라며 "다음 주 실무협상을 앞두고 김 위원장의 입을 빌려 2차 정상회담의 마지노선을 압박하는 초강수를 둔 것"이라고 전했다. 비건 대표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정상회담에서 상당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의 진전, 대담하고 진정한 행동을 기대하고 있다고 우리 팀은 물론 북한에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8일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비핵화의 상당한 조치를 직접 압박했다는 뜻이다.
 
그는 “김 위원장은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하는 조건으로 핵 시설에 대한 조치를 승인했다"며 "정확히 상응 조치가 무엇인지는 협상 상대(김혁철 대사)와 후속 회담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재 해제는 비핵화 완성 이후에 하더라도 상응 조치로 관계 개선, 평화 증진 및 법적 평화체제 완성을 비핵화 진전에 따라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31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 아태평양연구센터 비핵화 강연에 앞서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광조 JTBC 카메라기자]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31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 아태평양연구센터 비핵화 강연에 앞서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광조 JTBC 카메라기자]

비건 대표는 핵물질 생산시설 폐기의 다음 단계로 ‘포괄적 신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비핵화 단계가 최종적이 되려면, 우리는 그전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프로그램의 전모를 파악해야 하며, 그러려면 포괄적 신고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국제 기준에 따른 주요 시설에 대한 전문가 방문 및 검증도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고 및 사찰ㆍ검증이 2단계란 의미다.
“북한도 자신들의 플루토늄ㆍ우라늄 시설 폐기 약속을 설명하면서 ‘그 이상’이란 결정적 단어를 추가했다”며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려면 훨씬 많은 일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는 필수적”이라고 하면서다.
 
그는 마지막 단계로 “우리는 모든 핵물질과 무기, 미사일과 발사대 및 다른 WMD비축고의 제거 및 파괴를 확실히 해야 한다”며 핵ㆍ미사일 보유고 폐기를 제시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실무협상에서 반드시 다뤄야 할 로드맵”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경우 이전에 생각했던 어떤 것도 초과하는 보상을 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라고도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보상의 첫 단계가 한반도 종전선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70년 한반도의 전쟁과 적대 행위를 종식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은 끝났고 북한을 침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종전(선언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어 “비핵화 계획과 더불어 우리의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해줄 외교(관계)를 개선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비핵화 진척을 위해 직접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평양 연락사무소개소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에게 북한의 견실한 경제개발의 비전을 제시했다”며 “비핵화 완성과 더불어 적절한 시점엔 우리는 많은 나라와 함께 투자를 동원하고 인프라를 개선하며 북한 주민이 이웃 나라처럼 부를 누릴 수 있도록 경제적 참여를 유도할 최선의 방법을 모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지난 25년의 외교기록이 보여주듯 실패는 셀 수 없을 정도”라며 “외교 절차가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책)도 마련돼 있어야 하며 그렇게 하고 있다”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가 실패를 피하려면 미국과 북한, 다른 많은 나라가 변화하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위해 긍정적 선택을 해야 하며 미국은 이미 그 선택을 했다”고도 했다.
 
팔로알토(캘리포니아)=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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