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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3분의2 찬성 필요한 정관변경 여지 남아” 한진그룹 일단 안도

국민연금이 1일 한진칼에 대해서만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사진은 적극적 주주권 행사 대상에서 제외된 서울 중구 대한항공 사옥.[사진 연합뉴스]

국민연금이 1일 한진칼에 대해서만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사진은 적극적 주주권 행사 대상에서 제외된 서울 중구 대한항공 사옥.[사진 연합뉴스]

“반전을 거듭했지만 이 정도로 결론이 나 다행이다.”
 

국민연금 제한적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에 “한 고비 넘겼다”
재계·학계선 “국민 돈으로 자의적 주주권 행사” 반발
일부는 “경영진 돌발상황 막아 시장에 긍정적” 찬성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1일 대한항공을 제외한 한진칼에 대해 '제한적' 범위에서 적극적 주주권 행사하기로 결정하자, 한진그룹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오전 8시부터 4시간 넘게 열린 회의 결과를 예의주시한 그룹 측은 양 사의 경영참여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는데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한진칼의 경영 활동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국민연금에서 정관변경을 요구해 올 경우 법 절차에 따라 이사회에서 논의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국민연금은 이날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가 회사 또는 자회사 관련 배임·횡령의 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때 결원으로 본다’는 내용으로 정관을 변경하는 한편 기금위에서 경영참여 중단 방법과 기준을 추후 논의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경영참여 하지 않기로 결론을 냈다. 정관 변경은 경영참여 주주권 가운데 가장 강도가 ‘약한’ 조치로, 임원 해임·사외이사 선임·의결권사전공시 등은 이번에는 행사하지 않는다. 국민연금 취지대로 정관 변경 시 현재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 상태인 조양호 회장은 재판 결과에 따라 한진칼 등기 이사에서 ‘자동 해임’ 될 수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일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 뉴스1]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일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 뉴스1]

이에 대해 한진그룹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추진하려는 정관 변경의 경우 이사를 대상으로 하는데다, 주주총회에서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부분이라 (지분을 따져보면) 아직 여지가 남았다”면서 “적극적으로 판을 벌였던 초기에 비해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지분 11.56%를 가진 2대 주주이며,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 7.34%를 확보한 3대 주주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달 23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열린 이후 단기매매차익을 토해내야 하는 자본시장법 적용 등으로 국민연금 경영 참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생기면서 어느정도 기대를 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민연금은 ‘단순투자’ 목적인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지분을 '경영참여'로 바꾸려면 6개월 이내 발생한 매매차익을 반환해야 하는 '10% 룰'을 적용 받는다.
 
이날 국민연금이 한진칼에 대한 칼을 빼들자 경제계 및 학계에서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국민연금 운용 독립성에 대한 의문과 ‘행동주의 펀드’의 갑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여러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 보이지만 국민연금이 국민의 돈으로, 국민의 의사를 묻지 않고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해 기업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면서 “일본의 경우에도 외부 위탁자문사에 맡기는데 이런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나서는 것은 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다른 경제단체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존재 이유가 국민의 노후생활 보장이라면 개별 기업에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하는 것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경영학부)도 “이번 결정은 충격적”이라 단언하며 “소신 있게 가려면 한진칼·대한항공 둘다 똑같이 경영참여 하던지 해야지 10%룰 때문에 어디는 하고 어디는 안 한다는 건 정부 입김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3일 문 대통령은 공정경제 전략회의에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적으로 행사해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윤 교수는 또 “조양호 일가의 갑질을 문제삼기 위해 행동주의 펀드의 갑질이 용인된 판국”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일은 사실상 지난해 4월 시작된 조현민 전 사장의 이른바 '물컵 갑질'에서 시작된 일이다. 따라서 경영진의 개인적인 이슈가 국민연금 경영참여에 정당성을 부여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과)는 “스튜디어십 코드에 자체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개별 기업의 사안에 스튜어드십 코드가 발동되기 위해서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국민연금이 직접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특정 이사 등 경영진 잘못에 대한 1심 판결 등이 나온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이다’와 같은 기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1일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대한항공노동조합 관계자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뉴스1]

1일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대한항공노동조합 관계자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뉴스1]

 
반면 국민연금의 경영참여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조영철 고려대 초빙교수(경제학과)는 “당연한 결정”이라며 국민연금의 경영참여에 환영 의사를 밝혔다. 조 교수는 “이번 결정으로 국민연금이 한진칼 경영진에 사퇴를 요구해도 이사회에서 거부하면 끝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발동은 '레드카드' 성격이 아닌 '옐로카드'"라며 “현실적으로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결정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아 적극적으로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를 발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영진이 주주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 없도록 다른 기업에도 싸인을 줄 수 있어 결과적으로 오너리스크로 인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가 해소돼 주가상승에서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도은·오원석 기자 dangd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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