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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의 화웨이 딜레마, 제2의 사드보복 뇌관될까

미·중 무역전쟁의 최전선은 화웨이다! 

미국은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자국으로 소환해야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화웨이에 대한 사법 처리 수순을 밟고 있다. 중국은 발끈한다. 정치적 배경을 공격한다. 그러나 미국 언론은 "지금 워싱턴에서 진행되는 무역협상과는 별개로 멍 부회장 기소는 진행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미국의 공격 목표는 하나다. 화웨이가 5G의 표준을 장악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5G는 4G보다 20배 빠르다. 게다가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기기의 수도 4G에 비해 10배 늘어난다. 최대 연결 기기 숫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IoT 시대다. 사물과 사물이 연결되고 통신하는 시대가 막 열리고 있다. 

미·중 기술패권 격전지 된 화웨이
미,동맹국 동원해 전면 봉쇄 착수

화웨이 5G 통신장비 도입 앞두고
LG유플 '사드보복'되풀이 노심초사

촘촘한 통신 그물망을 중국이 장악한다면? 

이렇게 5G 시대에는 모세혈관보다 더 촘촘한 통신 그물망과 연결되는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이 쏟아질 것이다. 이른바 4차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출범하는 것이다.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는 변곡점에 5G 통신 서비스가 있다. 
 
화웨이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4차산업혁명에서 백본(척추)역할을 하는 5G 통신 분야의 선두주자다. 화웨이는 현재 170개국에 통신장비를 판매하는 등 통신장비 분야에서 22%의 시장 점유율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미국의 집중 견제가 없었다면 화웨이는 자연스럽게 5G 시대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기술표준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 화웨이의 강점은 가성비다. 화웨이 장비는 에릭슨·노키아·삼성전자 등 다른 제조사와 비교해 성능이 크게 처지지 않은 반면 가격은 30~40%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  

5G 영역을 중국이 장악한다면? 미국으로서는 '재앙'이다. 

미국의 공격은 조직적이다. 화웨이의 가성비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정보를 공유하는 파이브 아이즈 5개국은 화웨이 통신장비를 봉쇄하도록 직간접적으로 압력을 넣고 있다. 일본과 독일도 가세하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호주와 뉴질랜드는 미국처럼 화웨이 장비를 5G 인프라 건설에서 배제시키기로 했고 영국과 독일도 동참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한다. 

표면상 이유는 보안이다. 

미국은 화웨이가 통신장비로 수집한 정보를 중국 정부에 빼돌린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중국은 2017년 6월 자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개인이나 단체를 감시할 수 있는 국가정보법 개정안을 발효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화웨이에 정보 제공을 요청하면 화웨이는 법적으로 이를 거부할 수 없다. 
 
화웨이 통신망을 깔면 정보 유출이 일어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했든 안했든 할 수 있는 법적 의무 아래 있다는 점에서 화웨이의 결정적인 약점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가성비는 좋지만 안보상 이유로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봉쇄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할 경우 해당 국가나 기업은 '선택의 순간'을 맞는다는 점이다. 
FT의 칼럼니스트 존 개퍼는 지난달 31일 '화웨이는 5G 세계에서 너무 큰 도박'이라는 칼럼에서 이를 지적했다.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동맹들에게 '우리와 함께 할 것이냐 아니면 반대편에 설 것이냐'를 선택하라고 했듯이 트럼프 행정부도 정보전쟁을 앞두고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당장은 파이브 아이즈와 유럽과 아시아의 핵심 동맹인 독일·일본을 향해 화웨이냐 미국이냐를 묻고 있지만 이 압박의 여파가 우리에게 안오란 법도 없다. 한국에 불똥이 튈 수도 있다. 
 
화웨이 장비를 써온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9일 콘퍼런스콜에서 5G 단독 규격(SA)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쓰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기존 장비와의 호환성을 고려하고 비용 측면에서도 잇점이 크다는 점에서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하지만 정부에서도 보안을 강조하고 있고 소비자 우려도 높다. 이 와중에 미국 정부의 요청이 좀더 구체적으로 들어온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야말로 선택의 순간이 들이닥치게 되는 것이다.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화웨이 간부의 사법처리 문제를 놓고 전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달려드는 중국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제 배치 문제를 걸고 넘어졌던 뒤끝작렬의 악몽이 채 가시지 않은 이 시점에 다시 화웨이로 경제보복 2라운드를 시작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2015년 런정페이 화웨이 창립자가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에게 영국 런던의 화웨이 사무실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2015년 런정페이 화웨이 창립자가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에게 영국 런던의 화웨이 사무실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 등 LG그룹의 주력산업이 중국에 대규모로 투자됐다. 화웨이를 접을 경우 몰려올 경제적 후폭풍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단순히 비용 문제가 아니라 중국 사업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을 고려해야 하는 딜레마적 상황이다. 
 
미·중 패권 각축이 도처에서 벌어지면서 우리의 고민도 깊어진다. 화웨이 사태처럼 우리와 직접 연관이 없어보이는 문제였으나 이게 굴러가면서 우리 경제에 직격탄이 될 지도 모르는 일로 변하고 있다. 
 
화웨이가 해킹을 했는지 않했는지 사실 관계보다 정보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격돌이라는 구조의 문제라는 게 사안의 본질이다. 구조의 문제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답이 없다. 롯데마트 피해의 망령이 어른거린다. 

이래서 5G세계에서 화웨이를 쓰는 건 도박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건지 모른다. 

중국과 교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이 답 없는 소용돌이를 마주칠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려야 한다.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벗어나기 어려운 딜레마다.    

 
정용환 기자 narrativ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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