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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창출 1만명, 사활을 걸어라"… SK하이닉스 유치전 치열

“100년을 먹고 살 사업이다. 오기만 하면 땅도 주고 집도 지어준다고 해라.” 120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입지 선정을 앞두고 자치단체간 유치경쟁이 치열하다.  
지난달 19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새 반도체 생산라인 'M16' 기공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9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새 반도체 생산라인 'M16' 기공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천·용인·청주·구미 이어 충남 천안까지 가세
10년간 120조원 투자, 경제파급효과 수십조원
정부·SK, 면밀한 검토거쳐 상반기 중 입지선정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국 자치단체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전에 경기 용인·이천과 충북 청주, 경북 구미에 이어 충남 천안이 가세했다. 유치전에는 지역 국회의원까지 나서면서 힘겨루기 양상도 벌어지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는 올해부터 10년간 120조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반도체 제조공장 4개와 50여 개의 협력업체가 입주하고 1만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수십조원의 경제파급 효과가 전망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기술 경쟁력 강화와 지속적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중앙포토]

SK하이닉스는 기술 경쟁력 강화와 지속적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중앙포토]

 
경기도에선 용인시와 이천시가 유치전에 참여했다. 먼저 용인시는 풍부한 인프라를 내세웠다. 서울과도 가깝고 사통팔달의 도로망을 갖춘 게 강점이라고 한다. 인근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도 있다.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과 부품, 소재, 장비를 비롯한 반도체 전·후 공정 업체까지 한 곳에 있어 기술 집적화를 위한 협업이 가능하고 고급 인력 수급도 수월하다는 주장이다. 수도권에 중첩된 각종 규제로 체계적 도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 발전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군기 경기 용인시장이 지난 17일 시청에서 개최한 신년 언론인 간담회에서 "반도체특화 클러스터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백군기 경기 용인시장이 지난 17일 시청에서 개최한 신년 언론인 간담회에서 "반도체특화 클러스터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백군기 용인시장은 “유치경쟁이 과열돼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용인시가 최고 적지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천시는 “(SK하이닉스)본사가 있는 우리가 적합지”라고 주장한다. SK하이닉스는 현대전자를 시작으로 이천에서만 36년째 운영 중인 이른바 ‘향토기업’이다. 법정관리나 구리공정 공장증설 불허 등으로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시민들이 삭발투쟁에 나서기도 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나선 이천시 시민연대가 "23만 시민이 클러스터 유치를 염원하고 수도권 규제철페를 촉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시민연대]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나선 이천시 시민연대가 "23만 시민이 클러스터 유치를 염원하고 수도권 규제철페를 촉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시민연대]

 
엄태준 이천시장은 “사통팔달의 교통망과 여건이 좋은 곳에 클러스터를 조성, 하이닉스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며 “이천에 클러스터가 조성돼야 최대의 시너지를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북 청주시는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이 위치한 데다 160여 개의 협력업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균형발전 차원에서 비수도권에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하며 수도권과 가까운 청주가 적합한 후보지라는 게 청주시의 입장이다.
지난달 30일 청주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반도체 클러스트가 입지로 청주시가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청주시의회]

지난달 30일 청주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반도체 클러스트가 입지로 청주시가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청주시의회]

 
경북 구미시에선 공공기관·기업은 물론 시민까지 SK하이닉스 유치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제2의 삼성·LG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구미시는 우선 5공단 부지 100만여㎡를 무료로 임대할 방침이다. 더 필요하면 최대 230여만㎡까지 공장 부지를 장기 임대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변전소와 공업용수시설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구미에 둥지를 틀면 클러스터 반도체 관련 인프라 업체도 집중적으로 키우겠다는 복안도 세웠다. 일자리 사업 예산을 SK하이닉스에 지원, 고용부담도 줄여주기로 했다. ‘이웃사촌 마을’이라는 별도의 거주지 만들기도 계획 중이다.
30일 경북 구미 국가5산업단지에서 열린 희망 2019! 대구·경북 시도민 상생경제 한마음축제에서 시민들이 'SK하이닉스 사랑합니다'란 글씨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30일 경북 구미 국가5산업단지에서 열린 희망 2019! 대구·경북 시도민 상생경제 한마음축제에서 시민들이 'SK하이닉스 사랑합니다'란 글씨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충남 천안시는 여당(더불어민주당) 실세로 꼽히는 박완주 국회의원을 앞세웠다. 천안(을)이 지역구인 박 의원은 성명서를 내고 “단순한 대기업 유치가 아니라 경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천안시는 국립축산과학원(400만㎡·120만평) 국유지와 바이오·정보기술 산업단지(100만㎡·30만평)를 공장 부지로 준비했다. 천안·아산지역 90만 인구와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충남 천안시가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사진은 천안시청 전경. [사진 천안시]

충남 천안시가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사진은 천안시청 전경. [사진 천안시]

 
충남도 신동헌 경제통상실장은 “반도체와 연관된 고부가가치 기술을 보유한 유수의 기업이 천안 등 충남 북부권에  있다”며 “이런 강점을 정부와 SK하이닉스에 설명하고 투자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SK하이닉스는 경쟁력 강화와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검토, 최종 투자계획과 입지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구미·이천=신진호·김윤호·최모란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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