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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적폐세력의 저항” 법조계 “삼권분립 위협”

“경고한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은 국민의 명령이며 시대적 요청이다. 불순한 동기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 정부를 흔들지 말길 바란다. 그런 시도는 국민에 의해 또다시 탄핵당할 것이다.”(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구속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법원을 향한 비판은 31일에도 이어졌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김 지사의 구속을 “양승태 적폐 세력의 조직적인 저항”이라며 전날 서울중앙지법(형사 32부, 부장판사 성창호)의 판결을 격한 어조로 비난했다. 그는 “우리 헌법 제1조 1항,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을 다시 되새겨 보고 있다. 입법부 국회의원, 사법부 판사 누구도 이런 헌법의 절대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며 “국민의 염원으로 만들어 낸 탄핵과 대선 결과가 부정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여전히 사법부 요직을 장악하고 있는 양승태 적폐 사단이 조직적 저항을 벌이고 있다. 어제 김경수 지사에 대한 1심 판결 역시 그 연장선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과 양심에 따라야 할 판결이 보신과 보복의 수단이 되고 있다”며 “개혁에 맞서려는 적폐 세력의 저항은 당랑거철(螳螂拒轍·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 것처럼 강자에게 함부로 덤비는 일)일 뿐, 국민에 의해 제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민주당 유튜브 홍보채널에 출연, 성창호 판사를 두고 “본인의 열등감이랄까 부족한 논리를 앞에서 강설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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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이 같은 행태가 법치주의와 3권분립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아가 사법부에 대한 겁박 수준의 대응으로, 한국 사회가 쌓아온 민주주의 체제의 근간을 해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어 열린 민주당 사법농단 세력 및 적폐청산대책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박주민 위원장은 “김경수 지사에 대한 왜곡된 판결을 세밀히 분석해 논리적인 모순점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적폐 청산을 위한 법원행정처 개혁, 공수처 설치, 사법농단 판사에 대한 문제 제기도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날 ‘법관 탄핵’까지 거론한 민주당은 이날은 ‘법관 탄핵’ 얘기를 꺼내진 않았다. 당 관계자는 “법관 탄핵 등의 표현이 사법부 판결에 도전하는 것으로 비춰지면 역풍을 맞게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댓글 조작에 관여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을 수사하기 위해서는 특검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성 판사가 박근혜 정부 인사들을 단죄할 때는 쌍수를 들고 환영하더니… 철저한 이중잣대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대통령을 수사하려면 특검해야” 민변 “성창호, 탄핵 대상 명단에 추가 검토”
 
여당의 ‘판결 불복’ 행태에 대해 판사와 검찰, 변호사 등 ‘법조 3륜’이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판사의 과거 이력을 부각하고 법관 탄핵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후진적 정치문화”라고 꼬집었다. 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더불어민주당이 지금 하고 있는 행태가 스스로 말했던 ‘사법농단’이다”고 말했다. 그는 “사법개혁의 핵심은 법관에게 정무적 판단을 하지 말라는 것인데 지금 여당의 행태는 정무적 판단을 종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법의 한 판사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행동”이라며 “결국 정치권이 ‘법원 길들이기’를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검찰과 변호사도 같은 반응이다. 대검의 한 간부는 “판결을 내린 판사를 공격하는 건 정말 후진적인 정치문화”라며 “재판부 독립을 주장하면서 판사에게 정치적인 색깔을 입히고 부정하면 독립이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역시 “과거의 경력과 특정 판결을 대상으로 법관 탄핵을 운운하는 것은 사법부의 동력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일”이라며 “성 부장판사와 양 전 대법원장의 관계까지 운운하는 등 개인의 성향과 과거를 통해 비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서정욱 변호사는 “성 부장판사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형을 선고하거나 국정농단 관련자를 구속할 때는 ‘환영한다’고 하다가 자기들한테 불리한 판결을 내리니 다른 프레임을 씌워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는 “판결에 대한 불복은 정치적인 행위가 아니라 법적으로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찬희 대한변협 회장 당선자는 “판결에 불만이 있을 수 있기에 3심 제도가 있는 것”이라며 “재판에 불만이 있으면 항소심에서 객관적 증거를 제출하고 설득하면 된다. 객관적 증거 없이 사법부를 흔드는 것은 국가 체제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이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연루됐다며 탄핵소추해야 할 현직 판사 명단에 성창호 부장판사를 포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변이 함께하는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시국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2차 탄핵소추 대상 법관 10명 명단을 발표하면서 성 부장판사가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로 재직 시 형사수석부장에게 영장 관련 비밀을 누설한 정황이 있다”며 “추가로 탄핵소추 대상에 포함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백원우 직권남용 의혹 수사 재개=검찰이 30일 법정구속된 ‘드루킹’ 김동원씨의 오사카 총영사 인사 청탁에 연루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직권남용 의혹에 대해 다시 수사를 시작했다. 법원이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해 지방선거 때 댓글 조작을 통해 선거운동을 한다는 보답으로 드루킹 일당에게 공직을 제안하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하자 백 전 비서관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법리 검토에 들어간 것이다. 법원은 “김 지사의 총영사 추천 제안은 공직선거법상 이익 제공의 의사표시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이가영·김승현·이후연 기자 s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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