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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 구도 노리는 홍준표…천안함 찾아간 황교안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내 인생의 마지막 승부로 가는 출발점”이라며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홍, 전대 출마 선언 “황 지지율 허상”
1강·2중 이미지 불식시키기 나서

황교안, 보수층 겨냥 “안보 지킬 것”
오세훈, 원주서 “확장력 있는 후보”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는 이날 서울 여의도 K타워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홍 전 대표와 부인 이순삼씨가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는 이날 서울 여의도 K타워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홍 전 대표와 부인 이순삼씨가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교육공제회관에서 저서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에 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지지자들과 당 전·현직 의원 등 수백여 명이 현장을 찾았다. 홍 전 대표는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지고 당을 떠나면서 ‘홍준표가 옳았다’는 국민의 믿음이 있을 때 돌아오겠다고 여러분과 약속했다”며 “막말, 거친말로 매도됐던 저의 주장들이 경제 파탄, 북핵 위기 등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출마하려 한다”고 복귀 배경을 설명했다. 홍 전 대표는 또 “당이 대여투쟁 능력을 잃고 수권정당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보 위기, 민생경제 파탄, 신재민·김태우·손혜원·서영교 사건 등으로 총체적 국정 난맥의 상황인데 무기력한 대처로 정권에 면죄부만 주고 있다”는 이유다. 그러면서 “홍준표 아니고는 그거(문재인 정부) 못 무너뜨린다”고 강조했다.
 
2020년 총선 승리를 위한 청사진으로는 ① 강력한 리더십을 통한 당의 정예화 ② 혁신기구 상설화 등을 통한 변화와 혁신 등을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이미 두 번의 당 대표를 맡는 등 당에서 많은 은혜를 입었다. 이제 은혜를 갚겠다”며 “모든 것을 던져 당의 재건과 정권 탈환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왼쪽)가 30일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를 방문해 천안함 용사 추모비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왼쪽)가 30일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를 방문해 천안함 용사 추모비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홍 전 대표 측은 이번 당 대표 선거 구도를 ‘황교안 대 홍준표’ 구도로 이끌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1강(황교안)·2중(오세훈·홍준표)’이라는 당 안팎의 기존 관측을 불식시키자는 것이다. 홍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자체 분석으로는 이미 오 전 시장을 마이너로 분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세훈 전 서울시장(왼쪽)이 강원도 원주시 단계동 당협사무실에서 열린 핵심 당원 합동 간담회에 참석해 당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같은 날 오세훈 전 서울시장(왼쪽)이 강원도 원주시 단계동 당협사무실에서 열린 핵심 당원 합동 간담회에 참석해 당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실제로 홍 전 대표는 “황 전 총리와 내가 싸우는 선거라기보다 홍준표의 재신임을 묻는 선거”라면서도 기자회견의 상당량을 황 전 총리 견제에 할애했다. 반면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대해선 “대학 후배라 얘기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홍 전 대표는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할 우리 당이 ‘도로 병역비리당’ ‘도로 탄핵당’ ‘도로 웰빙당’이 되려 한다”며 “처음에는 전당대회에 나올 생각이 없었는데 정치 경력이 없는 탄핵 총리가 등장하면서 이 당이 ‘탄핵 시즌2’가 될 가능성이 있으니 나오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황 전 총리와 청주지검에서 1년4개월 동안 옆방에 있었다. 반듯한 공무원이지만 정치인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의 높은 지지율 역시 “허상”이라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처음 나올 때 지지율이 30%였고, 안철수 전 대표는 50%가 넘었다”며 “지금 17~18% 가지고 지지율이라는 건 난센스고 코미디”라고 말했다. 당내 ‘친황’ 논란에 대해서도 “4~5명도 안 되는 게 목소리를 키워 준동하니 당이 어지럽다”고 일갈했다.
 
홍 전 대표는 “1월 22일부로 전대 선거인 명부가 폐쇄됐는데 그렇다면 선거인이 확정된 것”이라며 “선거인 명부가 폐쇄됐는데 피선거권을 새로 준 사례가 한 번이라도 있느냐”며 황 전 총리의 출마 자격도 문제삼았다. 또 “(황 전 총리가) 최순실을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라는 말도 했다.
 
선명성이 강한 홍 전 대표의 출마 선언으로 경쟁자인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의  계산은 복잡해지고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김병준. [연합뉴스]

김병준. [연합뉴스]

황 전 총리는 이날 오전 경기도 평택의 천안함기념관을 방문했다. 방명록에 “그대들의 희생으로 지킨 자유대한민국의 평화,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쓴 황 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천안함 사건은 불과 9년 전에 있었던 결코 잊어선 안 될 사건이다. 한국 안보를 지키고 국민을 지키는 일에서 (당 대표 도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에는 서울 마포의 한 북카페에서 시민들을 만나 “교육을 개혁해 어렸을 때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받아야 한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할 수밖에 없다”며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던 국정교과서를 옹호하기도 했다. 또 “문화계도 좌파에 점령돼 있다” “통합진보당이 해산된 게 법치주의”라는 등의 보수층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황 전 총리에 대해 “탄핵 총리가 등장해 당이 탄핵 시즌 2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황 전 총리는 “같이 한국당을 살리는 일에 노력해야 한다”며 맞대응을 자제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이날 강원도를 찾아 중도표 잡기에 나섰다. 강원도 원주의 당협사무실을 찾아 “당은 중도표를 흡수하기 위한 확장력이 필요하다. 저는 확장성이 있고 중도표를 가져올 수 있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 권한대행을 했기에 원하든, 원치 않든 박근혜의 사람”이라며 “정통보수를 결집하는 게 강점이지만 중간표 흡수에는 한계가 있다. 선거에서 황교안이라는 카드가 경쟁력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오 전 시장에게는 비박계 표 분산이라는 빨간불이 켜졌다. 비박계 표가 오 전 시장보다 홍 전 대표에게 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 전 시장은 이날 홍 전 대표에 대해 “홍 전 대표가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는 점을 당원과 국민들이 심판할 것”이라고 견제구를 던졌다.
 
한편 오 전 시장은 전날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합동연설회 4회, TV토론 2회 방침에 대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가 불만을 제기했다. “합동연설회는 세몰이·돈싸움밖에 안 된다. 구태인 합동연설회를 줄이고 대신 당 개혁방안·복지·안보·경제에 대해 최소 네 번의 TV 심층토론을 열어 후보 검증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요구다.  
 
김 위원장은 “토론 횟수를 늘리는 정도는 선관위원장에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영익·성지원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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