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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많아질 것" vs "불필요한 논쟁 줄 것" 학교폭력 개선안 찬반 갈등

[연합뉴스]

[연합뉴스]

경미한 학교폭력의 경우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소한 폭력까지 가·피해자 간 소송을 부추기기 때문에 학생부 기재에 예외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학교폭력 예방 효과를 떨어뜨려 악용될 수 있다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주로 전문가와 교사 집단은 찬성 입장을, 다수의 학부모들은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30일 오후 학교폭력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국민참여 숙려제로 마련된 이번 개선안에는 크게 두 가지 안건이 포함돼 있다. 첫 번째는 피해 학생·학부모가 동의할 경우 교장 차원에서 자체 종결하는 방안이다. 숙려제 참여단의 59%가 찬성해 반대(31%) 의견의 두 배 가량 됐다. 나머지는 유보 입장을 밝혔다.  
 
 두 번째는 경미한 학교폭력은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는 방안이다. 62%가 찬성했고, 31%가 반대했다. 경미한 학교폭력의 기준은 전체 9단계 중 가장 가벼운 1단계(서면사과)와 2단계(접근금지), 3단계(교내봉사)까지다. 단 가벼운 사건이라도 2번 이상 반복돼 저지르면 이전 조치까지 포함해 기록한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교육부는 이 같은 방안을 내놓은 이유에 대해 “현재의 대응 절차는 교사의 교육적 해결의지를 약화시키고 학교의 교육력을 감소시킨다”며 “가해자와 피해자 간에 소송을 부추기는 측면도 있어 학교폭력 예방과 대응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학교폭력과 관련한 행정심판 건수는 2013년 247건에서 2017년 643건으로 증가했다. 학폭위 처분에 대한 재심 건수도 같은 기간 764건에서 1868건으로 2배 넘게 늘었다.
 
 그러나 교육부의 이번 개선안에는 일반 학생·학부모의 의견이 현실보다 적게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참여단이 아닌 보통의 학생·학부모·교사 및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첫 번째 안건의 경우 찬성(51.4%)과 반대(48.6%)가 비슷했고, 두 번째 안건은 반대(59.8%)가 찬성(40.2%)보다 많았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상반된 결과가 나온 이유가 숙려제 참여단의 인원 구성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총 30명의 참여단에는 학생·학부모 10명, 교사·전문가 20명 포함돼 있다. 익명을 요청한 사립대 교수는 “1·2호 안건 모두 참여단의 찬성과 반대 비율이 2대 1”이라며 “이 같은 결과가 나온 데는 참여단의 인적 구성도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렇다 보니 다수의 학생·학부모는 교육부의 개선 방안에 부정적 입장이다. 고1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46·서울 강서구)씨는 “가해 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게 실제로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데, 경미하다고 기재하지 않으면 이를 악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방안대로 확정되면 학교폭력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교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한국교총은 “사안의 경중과 관계없이 기계적으로 학폭위를 열도록 해 교사들의 교육적 지도를 차단함으로써 교권을 악화시키고 교육력이 저하됐다”며 “학교폭력 자체 해결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정제영 이화여대 학교폭력문제연구소 부소장(교육학과 교수)도 “범죄에 해당할 정도로 지속적이고 심각한 학교폭력은 엄중하게 처벌해야 하지만, 장난 같은 사소한 다툼까지 학폭위에서 해결하면 교우관계를 훼손시킬 수 있다”며 “경미한 사안은 학교장이 종결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다만 자체 종결을 하더라도 '경미한' 기준을 명확히 해야 부작용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1~3호 처분을 받기 위해 불복 재심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어 경미한 사안의 기준을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혜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학교폭력SOS지원단장도 “같은 사안으로 어떤 학생은 1호를 받고 다른 학생은 4호를 받을 수도 있다. 학교별로 공정하게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고, 학교 간의 간극을 없앨 수 있는 세부조치사항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윤석만·전민희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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