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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카드'로 불리던 모리야스의 아시아 정상 꿈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국가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제공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국가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제공

  


28일(한국시간) 일본과 이란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이 열린 아랍에미리트(UAE) 알아인 하자 빈 자예드스타디움. 일본 골잡이 오사코 유야(브레멘)가 선제골을 성공시키는 순간, 경기장 내 일본인들은 광란에 빠졌다. 응원석을 지키던 일본 팬들은 하늘을 향해 울부짖으며 기쁨을 만끽하는가 하면, 두 손을 꼭 모으고 목청껏 응원을 이어 갔다. 벤치에 있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도 얼싸안고 사이드라인에서 뛰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은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잠시 입가에 옅은 미소만 보인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소처럼 손에 든 수첩에 메모하기 시작했다. 일본 축구대표팀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다.
 
모리야스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이날 이란을 3-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이란은 8강까지 5경기 12득점·무실점을 기록한 약점이 없는 팀이었다. 아시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높은 이란(29위)과 사실상의 결승전에서 승리한 일본(50위)은 다음 달 1일 결승전에서 만나 통산 다섯 번째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 모리야스 감독도 지도자 인생에서 전성기를 달렸다. 수석 코치로 일본의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 진출에 기여한 그는 같은 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선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끌고 결승에 올랐다. 이번 대회까지 포함하면 국제 대회 2연속 결승 진출이다. 
 
지난해 7월 일본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모리야스 감독은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임시 카드'로 불렸다. 발탁 과정 때문이다. 러시아월드컵까지 대표팀을 이끌었던 니시노 아키라 감독이 물러난 뒤 일본축구협회는 여러 외국인 감독과 협상을 벌였지만 줄줄이 결렬됐다. 마땅한 외국인 후보자를 찾기 어렵게 되자 일본협회는 모리야스 감독에게 눈을 돌렸다. 청소년 대표팀 사령탑까지 겸임하는 파격적 인사였다. 그러자 일각에선 모리야스 감독이 적합한 외국인 감독이 나타날 때까지만 대표팀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은 지난해 러시아월드컵까지 팀의 버팀목이었던 혼다 게이스케와 하세베 마코토가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면서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었다. 사령탑은 물론이고 팀 전력까지 나란히 빅4로 분류된 한국·이란·호주 중에선 가장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였다. 게다가 이번 대회에는 마르첼로 리피(중국)·알베르토 자케로니(UAE)·스벤 예란 에릭손(필리핀) 등 세계적 명장들이 대거 참가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거의 받지 못했다.

 
이란과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 환호하는 도안 리츠(왼쪽)과 오사코 유야. 연합뉴스 제공

이란과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 환호하는 도안 리츠(왼쪽)과 오사코 유야. 연합뉴스 제공


모리야스 감독은 주변의 시선에도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아시안컵 최종엔트리에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와 오카자키 신지(레스터 시티) 등 공격의 기존 핵심 멤버를 과감히 제외했다. 대신 도안 리츠(흐로닝언) 미나미노 다쿠미(잘츠부르크) 기타가와 고야(시미즈) 등 20대 초반의 젊은 유럽파를 대거 발탁했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 대비해 차세대 선수들이 경험을 쌓을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다. 그러면서도 수비진에는 30대 베테랑인 나가토모 유타(갈라타사라이)와 요시다 마야(사우샘프턴)를 세우며 안정감을 줬다.
 
모리야스호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었다. 경기 내내 수첩에 끊임없이 무언가를 적는 것으로 유명한 그는 메모광으로 불린다. 정보와 전술을 파악해 꼼꼼히 적고, 대응법을 찾는 그만의 방식이다. 모리야스식 승부사 기질은 메모를 통한 철저한 계산인 것이다. 조별예선 첫 두 경기에서 답답한 경기력을 보이며 부진한 가운데서도 흔들리지 않고 준비한 대로 움직였다. 그는 조 1위 자리가 걸린 조별예선 3차전에선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베스트11 중 10명을 교체하며 선수단의 체력을 안배했다. 결승을 바라본다면 예선에서 무리하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일본은 우즈베크를 2-0으로 눌렀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선 일본의 자랑거리인 패스 축구를 버리는 파격적 전술로 1-0 승리를 챙겼다. 그는 점유율을 사우디에 내주고 수비를 걸어 잠그는 철저히 계산된 실리 축구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란을 상대로는 '선 수비 후 역습'을 펼치다, 후반 화력 대결을 벌이는 변칙 전술로 이겼다. 폭스스포츠 아시아는 "모리야스 감독이 일본을 결승에 올릴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평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한 가지 색깔만으로 경기하지 않은 것이 이란전에서 승리한 요인"이라면서 "어떤 전술도 유연하게 수행하는 선수들과 결승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나설 것"이라며 우승 포부를 밝혔다.
 
피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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