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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무역전쟁 탓? 중국 미세먼지 단속 느슨해졌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오염 기업 단속에 열을 올리던 중국 정부의 칼끝이 무뎌졌다는 소문이 지난해 가을부터 솔솔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 전쟁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해 규제를 완화한다는 얘기였다. 중국의 오염 배출이 늘어나면 한국에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중앙일보 취재팀이 팩트체크를 위해 중국 현지 취재에 나섰다.
 

당국 “경제 불투명, 오염단속 재량”
작년 미세먼지 감축 목표도 낮춰

28개 도시 2017년보다 오염 심화
베이징 11월 미세먼지 60% 악화

지난해 11월 하순 중국 베이징과 산둥성 칭다오. 중국 시민들이나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전보다 오염이 심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중국 생태환경부 발표에서도 오염 악화는 드러난다. 지난해 10월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당 44㎍(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을 기록했다. 2017년 10월의 57㎍보다 22.8%가 개선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에는 73㎍/㎥로 2017년 11월 46㎍/㎥에 비해 60.9%나 악화했다.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 짙은 스모그가 베이징 시내를 뒤덮고 있다. [베이징=강찬수 기자]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 짙은 스모그가 베이징 시내를 뒤덮고 있다. [베이징=강찬수 기자]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도 지난해 10~11월 중국 북부지방의 스모그가 2017년 같은 기간보다 심해졌다고 밝혔다. 베이징의 경우 10~11월 초미세먼지 농도가 2017년 같은 기간보다 10% 높아졌다는 것이다. 북부 28개 도시에서도 2017년 10~11월보다 평균 4% 높아졌다. 2017년보다 3% 감축하는 것이 2018년 목표인데, 오히려 오염이 심해진 것이다. 이런 결과가 나오자 당장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이 둔화하면서 환경 규제를 완화하고 이에 따라 공기 질 개선 속도를 늦추는 게 현실로 나타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사실 이런 우려는 지난해 10월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당초 지난해 8월 중국 정부는 겨울철 초미세먼지 배출량을 2017년 대비 5% 줄이는 내용으로 감축 계획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10월에는 3%를 감축하는 것으로 목표를 낮췄다. 지난 2017년 가을에 전년도 대비 15%를 감축하는 목표를 세운 것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더욱이 리간제(李干杰) 중국 생태환경부장(장관급)은 지난해 10월 한 콘퍼런스에서 “경제 전망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경제 구조 조정도 느리게 진행되면서 환경정책이 복잡해지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리 부장은 또 “앞으로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시키는 행위를 금하고, 담당자들은 각기 다른 부문과 지역에서 오염단속 정책을 펼칠 때 재량을 발휘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2017년에는 스모그가 발생하면 모든 공장 가동을 중단하도록 했지만, 앞으로는 오염시키는 공장만 가동을 중단시키고, 오염이 덜한 곳은 계속 가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결국 2017년 겨울보다는 이번 겨울 들어 상대적으로 단속이 느슨해진 것은 사실인 셈이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도 무관하지는 않아 보인다.
 
동종인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중국도 앞으로가 문제”라며 “오염도 수준이 높을 때는 정책 시행에 따라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만, 한국이 최근 미세먼지 줄이기에 애를 먹는 것처럼 중국도 어느 정도 개선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개선을 이루고자 할 때는 훨씬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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