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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 중앙일보 교통전문기자

지하철 4호선 15㎞ 길어지면 안전관리도 비상

지하철 노선이 연장되면 그만큼 유지보수를 해야 할 구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운영기관의 안전관리를 위한 추가 투자와 대책이 필요하다. 사진은 지난해 말 서울 청량리역까지 연장운행을 시작한 분당선. [연합뉴스]

지하철 노선이 연장되면 그만큼 유지보수를 해야 할 구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운영기관의 안전관리를 위한 추가 투자와 대책이 필요하다. 사진은 지난해 말 서울 청량리역까지 연장운행을 시작한 분당선. [연합뉴스]

얼마 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경기도 포천의 주민들이 상경시위를 벌였습니다. 현재 서울지하철 7호선을 종점인 장암에서 경기도 양주의 옥정까지 15.3㎞를 연장키로 되어 있는데, 이를 포천까지 19.3㎞ 더 늘려달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수도권 주민들로서는 서울지하철의 노선이 자신들이 사는 지역까지 연장되면 교통이 한결 편리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노선 연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로 노선 연장이 추진되는 지역도 많습니다. 서울지하철 4호선은 당고개에서 진접(경기도 남양주)까지 14.9㎞를 더 늘리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르면 2021년께 개통할 예정입니다.
 
5호선도 종점인 상일동에서 경기도 하남까지 7.7㎞의 연장 공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예정대로 공사가 완료되면 5개 역이 더 생기게 됩니다.
 
지난해 말 정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 개발과 수도권 광역교통 개선 대책’에도 서울지하철의 노선 연장 방안이 여럿 들어있는데요. 우선 현재 오금역에서 끝나는 3호선을 하남까지 10㎞ 연장하겠다는 계획이 있습니다. 덕풍역 등 4개 역이 신설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미 암사~별내신도시(경기도 남양주) 사이 12.9㎞의 연장공사가 진행 중인 8호선도 추가 연장계획이 발표됐는데요. 별내에서 진접까지 3㎞를 더 연결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계획들이 차질없이 추진된다면 수도권의 교통 여건이 한결 나아질 것이라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 듯합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추진하려면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우선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하는 겁니다. 서울 지하철은 통상 1㎞당 사업비가 1000억원가량 드는 것으로 추정하는데요. 물론 지하가 아닌 지상으로 건설하면 이보다는 많이 줄어들 겁니다.
 
아무튼 10~20㎞가량을 연장하는 데는 조 단위의 돈이 필요할 텐데요. 투자한 만큼 수요가 많이 나올지도 들여다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가 바로 ‘안전관리’ 입니다. 안전한 지하철 운영을 위해서는 철저한 유지·보수가 필수인데요. 현장에선 노선길이가 늘어날수록 유지·보수 시간이 부족해지는 등 어려움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대중교통포럼(회장 김시곤) 주최로 열린 ‘도시철도 심야버스 운행방안에 관한 세미나’에선 이와 관련한 중요한 내용이 발표됐는데요. 서울지하철의 경우 앞서 2002년 열차운행 시간이 자정에서 새벽 1시까지로 1시간 연장되면서 유지·보수에 어려움이 닥쳤습니다.
 
자정에 지하철 운행이 끝날 때는 단전 등 준비과정과 점검용 특수차 이동시간 등을 고려해도 실제로 3시간가량 안전관리 작업이 가능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새벽 1시까지 연장 운행을 하게 되면서는 2시간으로 줄어든 겁니다.
 
실제 작업시간이 짧아진 만큼 안전관리에 비상이 걸린 건데요. 현재 계획들대로 노선이 곳곳에서 연장되면 그 어려움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포럼에서 발표된 <4호선 노선 연장에 따른 실제작업 시간 단축 사례> 표에 그 이유가 나와 있는데요. 4호선의 경우 현재 남태령역~창동역 사이 구간을 ▶강남(남태령역~서울역) ▶도심(서울역~혜화역) ▶강북(혜화역~창동역) 등 3개 구간으로 나눠서 유지보수를 합니다.
 
현재 강북구간은 창동차량기지에서 특수차가 출발해서 혜화역까지 가는 데 30분가량 소요됩니다. 강남구간은 남태령역에 특수차가 배치돼있고, 도심구간은 3호선 압구정역에 있는 특수차가 넘어와서 작업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4호선이 진접역까지 연장되고 창동기지가 진접으로 옮겨지면 특수차 이동시간만 20분이 늘어난 50분이 됩니다. 왕복으로는 40분이 더 걸리는 셈인데요. 이렇게 되면 실제 작업시간이 기존 2시간에서 1시간 20분으로 더 줄어들게 되는 겁니다. 강남, 도심 등 다른 구간도 조정을 통해 점검 노선이 길어지기 때문에 사정은 마찬가지가 됩니다. 이 때문에 당시 세미나에서도 “작업 시간 부족에 따른 점검 부실 및 안전사고 우려가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그렇다고 지역 주민들의 노선 연장 요구를 외면만 할 수는 없을 텐데요. 그래서 효과적인 대안으로 서울교통공사가 구상 중인 ‘지하철 심야버스’가 다시 거론됩니다. 지하철이 끊긴 시간에 지하철 노선을 따라서 심야버스를 운행한다는 개념인데요. 사실상 지상으로 다니는 지하철이 되는 셈입니다. 이 버스가 운행하게 되면 심야시간대 시민들의 이동이 상당히 편리해질 겁니다.
 
공사 측은 우선 2호선에서 시험운영 해본 뒤 전 노선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여기서 주목할 것은 심야버스 운행과 함께 지하철 운영시간을 지금보다 한 시간 줄이겠다는 방안입니다.
 
운영시간을 단축하면 그만큼 유지보수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어 안전 관리에 조금이나 숨통이 트인다는 설명인데요. 운영시간 단축에 따른 불편은 지하철 심야버스가 상당 부분 메워주게 될 겁니다.
 
또 한가지는 안전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확대입니다. 효과적인 유지보수를 위해선 시설과 장비의 확충이 필수입니다.
 
노선연장에 따른 수도권 주민의 교통편의 증진이라는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라도 지하철 심야버스 운행과 안전 투자 확대 같은 보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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