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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양동작전…무역협상 이틀 전 ‘중국 IT간판’ 화웨이 쳤다

28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기소한 것과 관련한 기자회견 중 매슈 휘터커 법무장관 대행(왼쪽)이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워싱턴DC EPA=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기소한 것과 관련한 기자회견 중 매슈 휘터커 법무장관 대행(왼쪽)이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워싱턴DC EPA=연합뉴스]

전광석화와 같은 ‘한방’이었다. 미국이 중국과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전격 기소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만이 구사할 수 있는 ‘양동작전’이라는 분석이다.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에서 앞서고 있는 화웨이를 멈춰 세우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영국·호주·뉴질랜드 등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 사용 자제를 촉구해왔는데, 이번 기소로 화웨이의 범죄 논란을 공식화할 수 있게 됐다.
 
미 법무부는 28일(현지시간) 금융사기와 기술절취 등 혐의로 화웨이와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을 기소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캐나다에서 가택연금 상태인 멍 부회장에 대해선 캐나다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 상태이다.
 
기소 대상에는 화웨이와 멍 부회장 외에 홍콩의 화웨이 위장회사로 알려진 ‘스카이콤 테크’, 미국의 ‘화웨이 디바이스 USA’ 등 2개 관계회사가 포함됐다. 이란에 장비를 수출하기 위해 홍콩 스카이콤을 활용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이란과의 거래를 위해 2개 관계회사를 의도적으로 감춘 은행 사기 등 혐의다. 여기에 멍 부회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미 통신업체 T모바일의 로봇 기술을 절취한 혐의도 포함됐다. 사람 손가락을 흉내 내고 스마트폰을 테스트하는 ‘태피(Tappy)’ 로봇 공장을 찾은 화웨이 엔지니어들이 이 기술을 훔쳤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화웨이가 경쟁사로부터 기술을 빼내는 데 성공한 직원들에게 ‘보상’을 제공한 혐의도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미국 기업과 금융기관을 부당하게 이용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글로벌 시장을 위협하려는 화웨이의 뻔뻔하고 지속적인 행태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이 화웨이를 기소하고 멍 부회장의 신병을 캐나다에서 인계받는 것은 예상됐지만, 그 시점이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시작 이틀 전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협상의 악재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미국은 왜 고위급 무역협상 직전 무리수를 둔 것일까.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이날 “화웨이에 대한 법 집행은 중국과의 무역협상과는 완전히 분리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T모바일 관련 기술절취 혐의가 무역협상에서 양측이 이견을 가진 구조적 문제의 주요 이슈라는 점에서 두 사안을 연관 짓지 않을 수 없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화웨이 기소를 무역협상 카드로 활용하려 한다는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 통신은 “화웨이 사법처리와 미국의 무역협상 요구는 별개의 트랙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중국이 기술 강호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반드시 국제통상 규정과 법을 지키도록 압박한다는 점에서 목표는 같다”고 해설했다.
 
양국은 30일부터 이틀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를 대표로 협상을 시작한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로스 상무장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협상팀에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류허 부총리를 면담할 예정이다. 화웨이의 운명을 한 손에 쥐고, 다른 한 손으로 류 부총리와 악수를 노리는 양동작전인 셈이다. 화웨이 기소가 중국을 압박할지, 또는 중국이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게 될지 주목되는 배경이다.
 
중국 정부는 강력히 반발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중국은 미국 사법부가 화웨이와 멍 부회장을 기소한 데 크게 우려한다”며 “미국이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기업에 대한 무리한 압력을 중단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중국 기업을 대할 것을 강렬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멍 부회장을 체포한 캐나다에 대해서는 “미국을 위해 죽 쑤어 개 주는 일을 하지 말라”며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정식 인도가 이뤄질 경우 추가 보복을 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뉴욕·베이징=심재우·신경진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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