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맛집 자리에 동물화장장 웬말”…묘목마을 옥천 이원면 주민들 발칵

28일 오전 옥천군 이원면 주민들이 동물화장 시설이 들어선 건물을 방문했다. 최종권 기자

28일 오전 옥천군 이원면 주민들이 동물화장 시설이 들어선 건물을 방문했다. 최종권 기자

 
28일 오전 충북 옥천군 이원면 평계리의 한 지방도로. ‘청정 이원면에 동물화장장이 웬말’이란 문구를 쓴 현수막이 오르막길 곳곳에 걸려있었다. 산 중턱에 다다르자 도로변에 막국수 가게 간판과 리모델링한 건물이 보였다. 주민 김평중(63)씨는 “간판만 막국수 집이지 안은 동물화장 시설이 설치됐다”며 “외지인이 들어와 슬그머니 가게 건물을 매입하더니 주민들 몰래 동물화장장을 운영하려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 건물 뒤로 돌아가 보니 대형 LP가스통과 소각로 등이 있었다. 김씨는 “작년 여름까지 줄 서서 먹던 맛집이 하루아침에 동물화장장으로 바뀌니 황당하다”고 했다.

식당 건물 매입한 뒤 동물화장시설 운영 등록 신청
주민들 "청정 이미지 훼손하는 혐오시설 반대"
동물화장장 요건만 갖추면 설치…전국 곳곳 갈등

 
묘목 주산지로 유명한 옥천군 이원면에 동물화장시설이 추진되자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옥천군에 따르면 외지인 A씨가 이원면 평계리의 식당을 매입한 뒤 지난해 8월 창고(70.4㎡) 건물을 동물화장ㆍ납골시설로 변경했다. 또 140㎡ 규모 식당 건물의 외관과 실내를 새로 고친 뒤 동물장묘시설로 운영을 준비 중이다. 현재 군청 축산팀의 등록 신청 절차가 진행 중이며 검토 기한은 다음 달 7일까지다.
옥천군 이원면 평계리 도로변에 동물화장 시설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최종권 기자

옥천군 이원면 평계리 도로변에 동물화장 시설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최종권 기자

 
옥천 이원면은 전국 묘목 유통량의 70%가량을 차지하는 묘목 생산지다. 면소재지 주변에 수십여 개의 묘목장이 조성돼 있고 평계·장화리 인근은 복숭아와 포도 등 과수 농가도 밀집해 있다. 김대환 이원면 이장단협의회장은 “동물화장시설이 산골 깊숙이 위치한 것이 아니고, 천태산을 올라가는 도로변에 위치해 경관을 해친다”며 “과수 농가들은 주소득원인 복숭아 등 이원면 농산물에 대한 청정 이미지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대우 장화리 이장은 “작년 여름까지 막국수 장사를 하고 8월께 문을 닫길래 돈 많이 벌어서 리모델링하는 줄만 알았다”며 “새 건물주가 애견센터를 만든다는 얘기를 듣고 가만히 놔뒀는데 나중에 소각장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원면 이장협의회는 지난 22일 회의를 소집해 대책 회의를 열었다. “등록 신청을 막아달라”며 군청을 항의 방문한 데 이어 오는 31일까지 동물화장시설 설치 반대 비상대책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전 주민을 대상으로 설치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주요 지방도로에 반대 현수막을 달아 반대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대구 서구 상리동 동물화장장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 100여 명이 동물화장장 신축 심의가 열리는 28일 오전 서구청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뉴스1]

대구 서구 상리동 동물화장장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 100여 명이 동물화장장 신축 심의가 열리는 28일 오전 서구청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뉴스1]

 
최근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동물화장시설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동물보호법상 반려동물의 사체는 동물 장묘업체에 의해 화장ㆍ건조 처리해야 한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따르면 동물 장묘업 등록업체는 현재 전국적으로 31곳에 달한다. 이중 충북에는 청주 2곳, 제천 1곳 등 모두 3곳이 있다. 하지만 동물 화장시설이 혐오시설이란 이유로 장묘시설이 들어설 때마다 주민과 업체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와 경기도 용인, 대구 서구 등에서 동물화장장 건립을 두고 지역 사회가 진통을 겪고 있다.
 
박준무 옥천군 축산팀장은 “현행법상 동물 장묘시설은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로 요건만 갖추면 지자체에서도 신청을 규제할 방법이 없다”며 “업체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옥천=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