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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음악인가] 광화문의 새 콘서트홀

김호정 문화팀 기자

김호정 문화팀 기자

세상에 ‘설계공모 당선작’만큼 황홀한 그림도 드물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21일(현지시간) 공개한 공연장 ‘센터 포 뮤직(Center for music)’ 가상도를 한참 들여다봤다. 건축 그룹인 딜러 스코피디오 앤 렌프로가 상상한 밝은 색 목재와 커다란 유리가 불규칙하고도 웅장하다. 뉴욕의 하이랜드 파크를 설계한 건축가들은 첫 영국 작업으로 2000여석의 ‘음향적으로 완벽한’ 클래식 콘서트홀을 약속했다. “콘서트 티켓이 있든 없든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슬로건이다.
 
우연히도 같은 날 서울시가 클래식 콘서트홀 계획을 내놨다. 새로운 광화문 조성 계획에 2000석 규모의 공연장 건립을 포함했다. 위치는 정부서울청사 별관 앞이고 세종문화회관의 옆이다. 조감도와 투시도에 공연장은 아직 없었지만 “대한민국 대표 문화예술공간”을 내건 서울시의 발표대로라면 곧 찬란한 설계도를 보게될 것 같다. 현재 서초동 예술의전당,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만 들을 수 있는 정제된 음향이 광화문 한복판에서도 가능하다는 예상 또한 눈이 부시다.
 
하지만 클래식 콘서트홀의 아름다움이 그렇게 쉽진 않다. 새로운 공연장에서 직선으로 400m쯤 떨어진 금호아트홀은 19년 만에 폐관을 결정했다. 2008년 짓기 시작한 아트센터 인천은 돈과 부동산 문제로 지난해 말에야 개관 공연을 했다. 그밖에도 1000억원 넘게 들여 지은 공연장은 해외 공연 단체의 높은 개런티, 저조한 티켓 판매율 사이에서 분위기가 좋지 않고 각 지방에 빼곡한 공연장들은 가동률이 낮아서 문제다.
 
광화문 콘서트홀도 갈 길이 멀다. 이 계획은 원래 2014년 1900억원대 예산으로 발표됐다가 ‘광화문대통령’이라는 정부 공약에 밀려 없던 일이 됐고, 이달 초 청와대가 광화문 이전을 보류하고서 살아났다. 그 사이에는 한글학회가 기념탑과 조형물을 이유로 콘서트홀을 결사 반대했고, 교통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콘서트홀의 새로운 계획에도 이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런던의 새 콘서트홀도 쉽게 올라가지 않는다. 예상 비용이 최소 2억 파운드(약 2934억 원)인데 지난해 11월 영국 정부가 지원을 취소했다. 전용 콘서트홀을 주장했던 런던 심포니가 민간에서 비용을 조달해야 한다. 영국 언론은 돈도 없이 발표된 계획에 찬반을 쏟아낸다. 이미 공연장들이 있는데 왜 새로운 곳이 필요한가, 막대한 비용은 정당한가. 베를린필에서 16년 음악감독을 마치고 런던 심포니로 돌아온 지휘자 사이먼 래틀이 총대를 멨다. 이제 서울에서 시작될 찬반 논쟁은 누가 나서서 전개할까. 계획은 화려해도 앞길은 불투명하다.
 
김호정 문화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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