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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백 투 더 퓨처’ 데이

김승현 정치팀 차장

김승현 정치팀 차장

시간여행을 주제로 한 영화 <백 투 더 퓨처>도 어느덧 구닥다리가 됐다. 미국에서 1985년(한국은 1987년)에 개봉했으니 34년 전이다. 구식 스포츠카 모양의 타임머신 ‘드로리안’을 타고 과거로 떠났다가 거기에선 미래인 현재로 돌아오는 모험을 그렸다.  
 
‘미래로 돌아간다’는 아이러니한 제목, 부모의 러브스토리 전개 상황에 따라 주인공이 사라질 듯말듯 하는 장면은 타임슬립 공상과학 영화의 한 획을 그었다. 3편(1990년)까지 이어지면서 주인공(마이클 J. 폭스)은 과거, 미래, 미 서부시대를 종횡무진했다.
 
지난 2015년 미국 곳곳에서 개봉 3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는데, 행사일은 스케이트보드가 하늘을 날아다닌 2편에서 ‘미래였던’ 날(2015년 10월 21일)이었다. 팬들은 이제 과거가 되어버린 영화 속 미래의 날을 ‘백 투 더 퓨처 데이’로 불렀다.
 
영화적 상상인 타임슬립과 비슷한 구상이 최근 여권에서 자주 언급된다. 큰 그림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연설문에 담겨 있다. “올해는 3·1 독립운동, 임시정부수립 100년이 되는 해다. 지난 100년, 우리는 식민지와 독재에서 벗어나 국민주권의 독립된 민주공화국을 이루었고 이제 평화롭고 부강한 나라와 분단의 극복을 꿈꾸고 있다. 지금 그 실현의 마지막 고비를 넘고 있다.”
 
당·정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백 투 더 퓨처 데이’는 3·1절로 잡은 듯하다. 100주년을 맞아 3·1운동의 공식 명칭을 ‘3·1혁명’으로 바꾸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3·1운동-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그 당위성을 언급했다. 그는 “대한제국에서 민주공화제로 바뀐 큰 가치의 전환이자 국가 기본의 전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도 “일제는 3·1거사를 ‘폭동’ ‘소요’ ‘난동’ 등으로 부르며 불온시했으나 민족진영은 3·1혁명 혹은 3·1 대혁명이라 불렀다”고 했다.  
 
국가보훈처는 유관순 열사(1902~1920)가 받은 훈장을 격상시키는 방법을 찾고 있다. 그를 다룬 영화<항거:유관순 이야기>도 다음 달 개봉한다.
 
그런데, 걱정이 앞선다. 명칭과 등급을 바꾸는 호들갑이 새로운 100년의 힘이 될지 의문이 생겨서다. 주인공은 타지 않은 채 촌스러운 타임머신만 미래로 돌아오는 건 아닌지. 우리가 소환해야 하는 건 100년 전의 오롯한 정신이라는 걸 잊지 않기를 희망한다.
 
김승현 정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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