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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기득권 가진 대기업·공공노조가 민노총 복귀 막았다”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대의원대회가 28일 서울 KBS 아레나홀에서 열렸다. 이날 김명환 위원장(앞줄 왼쪽 둘째) 등 민주노총 대의원들이 노총가를 부르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10월 임시 대의원대회에서도 경사노위 참여 안건을 상정했으나 정족수 미달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최정동 기자]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대의원대회가 28일 서울 KBS 아레나홀에서 열렸다. 이날 김명환 위원장(앞줄 왼쪽 둘째) 등 민주노총 대의원들이 노총가를 부르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10월 임시 대의원대회에서도 경사노위 참여 안건을 상정했으나 정족수 미달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최정동 기자]

“결국 기득권이 막아섰다.”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복귀 무산에 대해 경제단체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28일 사회적 대화 복귀를 안건으로 다룬 대의원 대회에서 대의원에게 간절히 호소했다. “사업장의 담벼락을 넘어 사회 대개혁을 위해선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경사노위에서 대화를 통해 요구사항을 관철하자는 뜻이다. 하반기까지 짜놓은 총파업 일정도 공개했다. 투쟁도 병행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먹히지 않았다.
 
사회적 대화 복귀 무산의 이면에는 대기업과 공공부문 노조의 기득권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기아차가 소속된 금속노조는 대의원대회 전부터 사회적 대화를 마뜩잖게 생각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노정(勞政) 관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경사노위 참여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투쟁을 통한 쟁취가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읽힌다. 타협하며 주고받는 딜에 대한 거부감도 느껴진다.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탄탄한 기득권이 노사정 협상 과정에서 균열이 생길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것 아니겠냐”(모 경제학자)는 해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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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참여가 좌초하면서 정부는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형 사회적 대화 기구’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독려도 했다. 그러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통령의 당부조차 안 먹히는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복귀 무산으로 ‘사회적 대화를 통해 경제·사회 제도개혁에 나서겠다’는 정책 구상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노동 존중 사회’에 대한 비판도 우려된다. 노동계로부터 외면을 받은 모양새여서다.
 
경사노위의 향후 행보도 흔들릴 전망이다. 예전 노사정위 시절의 민주노총이 아니어서 더 그렇다. 제1 노총의 지위를 넘볼 정도로 컸다. 설령 경사노위에서 사안별 합의가 이뤄진다고 해도 민주노총이 빠진 상태에선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노동계의 이탈도 잦아질 수 있다. 이미 양 노총은 경사노위에서 논의 중인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한 경영계 요구안 등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급기야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미 마음속으로 정리했다”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선 염증을 느낀다는 의미로 들린다. “아쉬움은 있지만 해야 할 일이 있으니 뚜벅뚜벅 가겠다”고 덧붙였지만 실망감이 묻어났다. 급기야 문 위원장은 “노·경총 모두 사회적 대화에 대한 의지와 실력이 없다”고 노사단체를 싸잡아 비판했다. “준비 없이 오면 협의도 안 된다. 협의가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국회로 넘기면 갈등만 커진다. 경제 주체들이 자기 역할을 안 하는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민주노총 지도부도 갈림길에 섰다. 김 위원장은 이달 10일 새해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노총 집행부는 경사노위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의원 대회에 집행부의 명운을 건다는 각오였다. 사회적 대화 복귀 안건이 부결됨에 따라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으로 확대 해석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지난해 10월 안건으로 올리려다 무산된 뒤 두 번째다.
 
한국노총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수차례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홀로 책임을 떠안는 구조가 부담스러운 데다 노동계의 힘 분산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는 “시장 논리로 보면 밖에서 투쟁해도 들어주니 사회적 대화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라며 “사회적 대화 불참에 따른 불이익도 책임과 권리 차원에서 엄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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