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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 면제 비판 들끓지만…정치권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대규모 사회기반시설(SOC) 건설 사업의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조사를 면제해주려는 정부·여당의 방침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우호적이었던 경실련조차 “30조원 가까이 예타를 면제해줬다. 이명박 정부 때를 넘어설 판”이라며 비판하고 나섰고,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박사 같은 진보성향 인사들도 최근 “대통령 임기가 반환점을 돌 때쯤 되면 토건이 급발진한다. 진보든 보수든 패턴은 같다”며 쓴소리를 하고 있다.
 

민주당 더 이상 SOC 반대 안 해
한국당도 정부 비난 논평 자제
‘김경수의 내륙철도’ 옹호하기도
“여야, 표 의식해 암묵적 짬짜미”

그런데 유독 조용한 곳이 있다. 정치권이다. 야당 시절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SOC 예산을 맹비난하던 더불어민주당은 예타 면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지만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25일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이 기자들과 나눈 문답에도 이런 분위기가 잘 묻어난다.
 
예타 면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많다.
“예타 기준도 잘 되는 지역은 자꾸 사업이 진행되는데, 낙후 지역은 계속 낙후되는 불균형을 초래한다. 과거와 비교만 하지 말고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균형 발전 관점에서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야당 시절  “예타는 국가 재정의 문지기”라며 강력히 옹호하는 입장이었다. 이런 여당의 말 바꾸기는 야당 입장에선 정치적 호재다. 그런데 자유한국당도 이에 대해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올해 들어 한국당이 예타 면제를 공식 회의 석상이나 논평에서 언급한 건 딱 한 차례다.
 
중앙일보의 ‘야당 땐 SOC 반대하더니…예비타당성 원칙 깨는 민주당’ 보도<1월 24일자> 다음날인 25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예타를 면제하겠다는데, 문재인 정부는 법도 없고, 나라도 없고, 국민도 없고, 오로지 정권의 이익 그리고 총선만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대전이 지역구인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정부를 비판하면서도 “사실 지방의 경우 엄격한 예타 기준을 적용하면, 제대로 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들이 쭉 있었고, 그것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며 나 원내대표와는 다른 기류를 보였다. 그 이후론 한국당에선 예타와 관련해 흔한 대변인 논평 한 번 나오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회 예결위 관계자는 “SOC 사업은 지역구 의원들의 대표적인 치적인데 ‘엄격히 따져서 하자’고 물을 정치인이 누가 있겠냐. 여야 할 것 없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게 예타 면제”라고 지적했다.
 
대형 SOC는 내년 총선에서 의원들이 한 표를 호소할 때 확실한 근거가 되고, 여기엔 여야가 없다. 여야 정치인 간의 암묵적 동의 내지 짬짜미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20대 국회 들어 예타 면제 규정을 완화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이 여야를 막론하고 다수 발의돼있다. 한국당 홍철호 의원이 접경 지역의 SOC 사업시 예타를 면제토록 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자 민주당 김두관·신동근 의원이 서명했다.
 
문 대통령이 “경남 도민의 숙원사업이자 경북 도민의 희망”이라고까지 한 사업비 5조3000억원의 ‘김천-거제 남부내륙철도’ 사업도 여야 합작 성격이 잘 드러난다. 이 사업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김경수 경남 지사의 1호 공약이었다. 그럼에도 지난 연말에 관련 예산을 처리할 때 한국당 박완수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으로, 같은 당 김한표 의원은 예산결산특위 위원으로 이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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