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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판매 막힌 ‘오월의 종’…공유공장으로 규제 넘는다

[2019 신년기획] 규제 OUT
서울 성수동 공장 에 들어선 ‘성수연방’. 시내 맛집과 함께 소규모 식품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공유 공장을 마련했다. 2층은 존쿡델리미트 공장으로, 2월 중순 정식 오픈한다. [이도은 기자]

서울 성수동 공장 에 들어선 ‘성수연방’. 시내 맛집과 함께 소규모 식품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공유 공장을 마련했다. 2층은 존쿡델리미트 공장으로, 2월 중순 정식 오픈한다. [이도은 기자]

24일 서울 성수동에 새로 문 연 복합문화공간 ‘성수연방’에는 낯선 장소가 있다. 일명 ‘공유 공장’이다. 이곳에서는 존쿡 델리미트(육가공), 샤오짠(만두), 인덱스 카라멜(캐러멜) 등 먹거리 브랜드의 음식을 생산한다. 존쿡 델리미트와 인덱스 카라멜의 경우 같은 건물에 매장이 있어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바로 맛볼 수 있고, 샤오짠은 서울 시내에 있는 2곳에 매장으로 옮겨진다. 공장 설비는 업체의 각 먹거리에 맞춰 식품제조업 또는 해썹(HACCP·안전인증기준) 요건을 갖췄다.
 
이 공유 공장을 기획한 건 공간기획 플랫폼 오티디(OTD)코퍼레이션이다. 그간 동네 맛집을 모은 푸드 코트(오버더디쉬), 감각적인 부띠크 호텔(글래드 라이브) 등을 선보인 손창현 대표가 “동네 맛집·빵집 등의 판로에 해법을 제시해 보고자” 아이디어를 넓혔다. 식품위생법상 푸드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브랜드가 제3의 유통 판매자를 통해 제품을 팔려면 식품제조업으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개인·영세업자의 경우 그 요건을 갖추기가 만만치 않은 현실을 해결해보자는 목적이었다. 소규모 업체는 ‘즉석판매제조업체’로 분류된다. 평소 친분 있던 신선 식품 배송업체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의 경험도 바탕이 됐다. 2015년 이태원 빵집으로 유명한 ‘오월의 종’은 마켓컬리를 통해 매출이 4~5배 늘었지만 식품제조업 허가를 받지 않아 “불량제품을 유통했다”는 벌금형을 받고 중계 판매를 포기했다.
 
지난 25일 사직동에 문 연 공유 주방 ‘위쿡 사직’의 내부. 푸드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주 이용자다. [사진 위쿡]

지난 25일 사직동에 문 연 공유 주방 ‘위쿡 사직’의 내부. 푸드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주 이용자다. [사진 위쿡]

하지만 공유 공장이라는 모델에선 이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샤오짠의 경우 현재 매장이 두 곳뿐이지만 가맹 사업은 물론 온라인 판매까지 계획하던 차에 공유 공장을 선택했다. 제임스 권 대표는 “매장과 온라인을 동시에 운영하려면 서울 시내와 최대한 가까운 자리여야 했는데 공장 허가가 날 자리를 찾기조차 쉽지 않았다”며 “적당한 시설비를 투자해 공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짐을 덜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공장 사용에 대해 5년 장기 계약을 했다.
 
오티디가 2월 중 명동에 문 여는 공유 빵 공장은 ‘스몰 브랜드의 판로 확보’라는 목적에 보다 부합한다. 해썹 인증을 받고 태극당·르뺑처럼 이름난 빵집의 제품을 한곳에 모아 위탁 생산한다는 컨셉트다. 단지 장소 제공만이 아닌, 각 브랜드의 스태프와 협업하는 형태다. 손 대표는 “독립 베이커리의 효율적 생산뿐 아니라 온라인 유통을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이라면서 “공유 공장에서는 업체가 개별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냉장 물류를 대행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근 공유 주방 업체도 중소 식품업체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다. 공유 주방은 개인·스타트업에 시설이 완비된 주방을 빌려주는 사업모델. 25일 공유 주방 플랫폼인 위쿡은 서울 사직동에 새 지점을 내면서 같은 건물 베이커리와 그로서리에 공유 주방에서 만든 제품 일부를 판매하기로 했다.  
 
현행법상 공유 주방을 사용하는 경우 개인 사업자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즉석판매제조·가공업(즉석판매제조업)의 허가를 받는 주체는 이용자가 아닌 업체, 즉 위쿡이다. 따라서 위쿡이 운영하는 베이커리에서 제품을 팔 경우 ‘제3의 유통 판매자’에서 벗어나는 묘안을 생각해 냈다. 위쿡을 운영하는 심플프로젝트 컴퍼니의 김기웅 대표는 “온라인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이들이 많지만 직접적인 소비자 반응을 얻으려면 매장의 테스팅이 중요하다”며 “오프라인에서 수익성을 확인한 업체의 경우 정식 식품제조업 허가를 받은 공장과 연결해 브랜드를 성장시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푸드 비즈니스랩 문정훈 교수는 “최소의 비용으로 시스템을 갖출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가정 간편식처럼 외식과 제조 식품의 경계가 사라지는 추세 속에 음식 사업이 살아남으려면 효율적인 생산 체제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문 교수는 “다수 브랜드가 참여하는 진정한 공유 공장이라면 인력 운영이나 맛의 균질성 면에서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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