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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체 대표 "우리도 혁신하고 싶다, 규제에 가로막혀 있을 뿐"

“택시업계가 카풀에 대한 반대만 하는 건 아니다. 우리도 혁신하고 싶다. 하지만 1980년대식 규제가 택시를 사양 산업으로 만든다.” 

 
극구 익명을 요구한 택시업체 대표 인터뷰
 
100여대의 택시를 보유한 택시업체 A 대표는 최근 카카오 카풀(승차 공유 서비스) 서비스를 놓고 택시 업계가 크게 반발하면서 정부, 그리고 정보기술(IT) 업계와 갈등을 겪는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택시 업계가 시장에 나올 카풀 서비스와 경쟁하려면 기존 택시 서비스를 혁신하고 각종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할 실험도 해야 하는데, 기존 규제로 이런 시도 자체가 애당초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모 대표는 택시 업계가 카풀을 극렬 반대하는 상황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는게 부담스럽다며 익명을 전제로 지난 24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카풀 반대' 택시기사 또 분신... 택시업계 반발 ... '카풀 반대' 택시기사 또 분신... 택시업계 반발 커질 듯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 설치된 카풀 반대 천막농성장 앞에서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카풀 도입 반대 문구를 택시에 부착하고 있다.

['카풀 반대' 택시기사 또 분신... 택시업계 반발 ... '카풀 반대' 택시기사 또 분신... 택시업계 반발 커질 듯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 설치된 카풀 반대 천막농성장 앞에서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카풀 도입 반대 문구를 택시에 부착하고 있다.

A 대표는 “IT 업계가 규제로 힘들다고 하는데, 택시 업계에도 만만찮게 많은 규제가 산적해 있다”며 “카풀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정부가 택시 업계가 당면한 규제부터 풀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A 대표는 택시 업계가 당면한 규제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택시 사업자들이 카풀에 찬성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카풀 서비스와 별개로 택시가 규제에 묶여 있어서 사양 산업이 되어버렸다. 요금도 정부한테 발이 묶여있고, 우리같은 운수 사업자가 이용할 수 있는 차량도 제한적이다. 모빌리티에 대한 니즈는 다양해지는데, 규제 때문에 새로운 시도도 할 수 없다.”
 
새로운 시도 할 길 다 막혀있다
 
택시 요금은 각 지방자치단체 의회가 물가대책심의원회, 택시정책위원회 등과의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해당 지역에서 영업하는 택시 업체들은 정해진 요금 규정을 따라야 한다. 이렇다보니 택시 업체가 프리미엄 택시 서비스 등을 내놓고 싶어도 정해진 요금 규정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없다는 것이다.
 
A 대표는 “택시 업계 종사자들이 모두 카풀 반대만 외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노조도 있고 사업 리스크도 크니까 현재 테두리 안에서 무언가 새로운 걸 해보려는 사람이 많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산업 자체가 급변한다고 해서 하룻 밤에 바뀌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 사업자들이 적응해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다”라고도 했다.
 
우리도 '타다' 같은 서비스 만들고 싶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주요 택시 4개 단체는 지난해부터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준비 중인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여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7일 카카오 카풀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택시 업계의 극심한 반발로 지난 18일 시범 서비스도 접어야 했다. 택시-카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가 만들어졌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우버, 그랩과 같은 카풀 서비스가 국내에서 출시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타다’ 서비스 같은 혁신 서비스는 김 대표 같은 택시 업체들에는 그림의 떡이다. ‘타다’는 운수사업법상 11~15인승 승합차에 대해 기사 알선을 허용하는 예외 규정을 활용한 서비스다. 11인승 렌터카 카니발을 이용해 영업한다. 배차 시스템상 택시처럼 승차 거부를 할 수가 없고, 철저한 서비스 매뉴얼 덕분에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우리도 ‘타다’ 같은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그러나 지금 디젤과 휘발유 차량으로만 나오는 카니발로는 우리가 사업을 할 수가 없는 구조다. 채산성이 안맞기 때문이다. 우리가 ‘타다’ 같은 서비스를 하려면 LPG 차보다 2배 가격을 주고 차량을 사서 서비스해야 한다. 차 값은 물론 연료 값도 훨씬 더 비싸 (소카 같이 대규모 투자를 받은 기업이 아니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나. 정부와 자동차 업체에 ‘LPG 카니발’을 만들어달라고 그렇게 요구해도 안 해주더라. 그런데 욕은 택시 업계만 먹는다. 타다 같은 서비스를 하려면 택시 운송 면허로는 안되고 렌터카 업체로 다시 등록해야 한다는 것도 문제다.차라리 (규제에서 좀 더 자유로운) 렌터카 업체를 하고 싶다.”
 
우리는 완전고용, 카풀은 긱 이코노미
 
A 대표는 “개인적인 바램이지만, 택시 업계가 규제 샌드박스 안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규제 샌드박스란 현행법으론 시행이 어렵지만 2년간 임시로 규제를 면제ㆍ유예해 기업들이 혁신적인 서비스ㆍ제품을 내놓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 17일 정보통신기술(ICT)ㆍ산업 분야의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시행하면서 기업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  
 
A 대표는 이런 “국토교통부와 지자체가 우리 택시 업계에 ‘규제 한 번 다 풀어줄테니 마음껏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카풀 업체들과도 경쟁하라’고 해줬으면 좋겠다. ICT 업계에선 기존 택시 산업을 보호해주려는 분위기를 가르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오히려 우리가 기울어진 운동장 아랫 부분에 있다.”
 
A 대표는 “최근에 만난 유관 부처 공무원이 내게 ‘타다 차량을 한 번 타봤는데 너무 좋더라’고 말하더라”며 “그렇게 좋으면 우리도 그런 서비스를 할 수 있게 규제를 풀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택시 관련 규제에 대한 정부의 수동적인 태도에 분통을 터뜨렸다. A 대표는 “모빌리티와 관련해 너무 많은 규제가 만들어지고 만들어져 ‘누더기 규제’가 됐다”며 “정부는 자기들이 만든 규제가 너무 많아 무엇이 문제고, 무엇이 혁신에 방해가 되는지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택시-카풀 갈등에 관해 이런 말도 했다. “우리는 완전 고용을 한다. ICT 분야에서 말하는 모빌리티는 ‘긱 이코노미’(필요할 때마다 프리랜서, 계약직 등을 고용해 일을 맡기는 경제 형태)를 기반으로 한다. 정부와 시민들은 고용 안정성을 중시한다면서도 완전고용하는 우리가 욕을 먹는다. 택시 업계로서는 현재 택시-카풀 갈등이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다.”
 
타다와 손잡은 이유…그래도 혁신해야 하니깐
 
A 대표가 운영하는 택시 업체는 최근 ‘타다’를 운영하는 VCNC와 손잡고 프리미엄 밴 서비스를 선보인 6개 업체중 하나다. 기사가 운전하는 벤츠 스프린터(11인승), 현대 쏠라티(12인승) 등 대형 차량을 사전에 예약하고 이용하는 서비스다. 쏠라티는 5시간, 75㎞ 이용시 25만원 정도의 요금을 내야 한다. 택시-카풀 업계의 갈등 속에서 택시와 ICT 업계가 손을 잡은 것이다.
 
“택시 업체의 가장 큰 고민은 ‘손님과 서비스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다. 예약을 받아야 서비스가 가능한데, 우리 같은 업체들은 불리하다. ‘타다’ 등 플랫폼은 브랜드가 있지 않나. 그래서 고민 끝에 타다와 손을 잡았다. 이런 협업, 도전을 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미래에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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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