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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 같은 '귀족검사' 없애자 광주 몰려가는 검사, 왜

'서울지검-청주지검 제천지청-수원지검-법무부-청와대-서울지검 남부지청-법무부…'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이어 인사보복을 한 혐의로 23일 법정 구속된 안태근(53)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평검사 시절 근무처다. 안 전 국장은 청주지검 제천지청을 제외하면 1994년 검사 생활을 시작한 이후 대부분의 평검사 시절을 수도권 지역에서 보냈다. 검찰에선 안 전 국장처럼 '화려한' 이력을 가진 검사들을 이른바 '귀족검사'라고 부른다.
 
'골든 트라이앵글' 맴도는 귀족검사 사라진다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검사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는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 혁신안에 따르면 오는 2월 인사부터 법무부·대검찰청 전입·전출 때 수도권 연속근무 및 외부기관 파견근무 제한이 대폭 강화되고 부장검사 보임을 위해선 일정 이상의 형사부 경력을 채우고 지방청에서 먼저 부장검사 근무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뉴스1]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검사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는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 혁신안에 따르면 오는 2월 인사부터 법무부·대검찰청 전입·전출 때 수도권 연속근무 및 외부기관 파견근무 제한이 대폭 강화되고 부장검사 보임을 위해선 일정 이상의 형사부 경력을 채우고 지방청에서 먼저 부장검사 근무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뉴스1]

법무부는 이런 귀족검사의 출현을 막고자 검찰 인사와 관련된 대통령령과 법무부 예규를 신설하거나 대폭 손봤다. 인사 개혁을 통해 검찰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윤대진 검찰국장은 지난해 11월 인사 개혁안을 발표하며 "검사들이 공정한 인사 기회를 부여받고 다음에 어디로 갈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인사에 목매는 관행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사상 처음으로 인사권자인 장관의 권한을 축소했다. 요직만 섭렵하는 귀족검사는 시스템적으로 가능하지 않게 됐다"고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새 인사 규칙에 따르면 앞으론 평검사가 법무부나 대검찰청 같은 기획부서에서 근무한 뒤 서울중앙지검으로 자리를 옮기는 '골든 트라이앵글' 순환 근무는 사라진다. '골든 트라이앵글'은 검찰 핵심부인 '법무부-대검-서울중앙지검'을 일컫는 용어다. 인사 개혁안이 발표되기 전에도 '수도권 3회 연속 근무 제한' 원칙은 존재했지만 법무부와 대검, 외부기관 파견 근무는 예외로 인정돼 '귀족 검사'들은 수도권 지역만 계속 맴돌며 근무할 수 있었다.
 
'트라이앵글' 떠나는 검사들, 광주로 몰린다 
광주지방검찰청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광주지방검찰청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새 인사 개혁안은 다음 달 11일 평검사 인사에 처음으로 반영된다. 이에 수도권 연속 근무 횟수를 다 채워 당장 지방으로 내려가야 하는 검사들이 광주지검을 대거 지망하고 있다. 
 
새로 제정된 법무부 예규 '검사 전보 및 보직관리 규칙'에 따르면 차장검사가 2명 이상인 지방검찰청은 서울중앙지검과 마찬가지로 필수보직 기간이 3년으로 연장된다. 반면 차장검사가 1명인 지방검찰청은 2년만 근무하면 다시 서울 등 수도권 지역 근무가 가능하다. 검찰에선 상대적으로 서울과 멀리 떨어진 부산·울산·창원·광주·제주지검을 '나군청'으로 분류하는데 이 가운데 차장검사가 1명으로 '2년 만' 머물면 되는 곳은 부산을 제외한 나머지 네곳이다.
 
2016년 12월 개통한 SRT 고속열차. SRT 열차를 타면 서울수서역에서 광주송정역까지 1시간 30분가량 걸린다. 뉴스1

2016년 12월 개통한 SRT 고속열차. SRT 열차를 타면 서울수서역에서 광주송정역까지 1시간 30분가량 걸린다. 뉴스1

이 가운데서도 단연 광주지검을 지망하는 검사가 가장 많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우선 서울과의 이동 시간이 비교적 적게 걸린다는 게 장점이다. SRT 고속열차를 타면 서울수서역에서 광주송정역까지는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또 문재인 정부 들어 호남세가 강하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수도권 지역에 근무하는 한 검사는 "영남 기반의 정권이 들어섰을 땐 부산과 대구 근무가 선호도가 높았다"면서 "현 정부에선 이왕 해야 하는 지방 근무라면 영남보단 호남이 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광주지검을 1지망으로 썼다는 한 검사는 "광주 정도는 가야 '확실하게 지방 근무를 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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