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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한지 얼마 안 됐는데 허기가… 저혈당 쇼크 조심

기자
박용환 사진 박용환
[더,오래] 박용환의 동의보감 건강스쿨(41)
어지러움은 사람이 느끼는 공포 중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힌다. 그런데 최근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중앙포토]

어지러움은 사람이 느끼는 공포 중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힌다. 그런데 최근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중앙포토]

 
최근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어지러움은 사람이 느끼는 공포 중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힌다. 머릿속이 빙빙 돌고, 눈앞이 어찔거리면 머릿속에 큰일이 일어난 건 아닐까, 이러다 쓰러지면 어떻게 하지, 혈액이나 어느 부분에 큰 병이 든 것은 아닐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게다가 어지럽다고 여러 검사를 해 보아도 정말 머릿속에 종양이 있다든지 하는 큰일이 아니고서는 원인이 뭔지 모르는 경우가 훨씬 많아 답답해지기까지 하다.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공포, 어지럼증 
한의학에서는 어지러움의 큰 원인으로 ‘정’과 ‘혈’의 부족을 꼽는다. 정은 우리 몸의 근본적인 물질이고, 몸 전체의 액기스라 볼 수 있다. 정은 아래쪽에서는 에너지를 모아두는 곳인 단전을 형성한다. 이 부분은 남자에게 정액으로, 여성에게는 자궁의 기운이 된다. 몸을 구성하는 액기스가 넘쳐나면 척수를 따라 올라가 뇌까지 연결된다. 그러니 정이 부족해지면 뇌수를 채우는 물질이 부족해지고 어지러움을 느낀다.
 
혈부족은 현대의 빈혈과 비슷하다. 혈부족증은 여러 가지로 나타나는데 피부가 핏기를 잃고, 혈액순환이 안 되며, 여성은 생리량이 적어진다. 소화기와 뇌가 피를 가장 많이 쓰는 대표적인 장기이기 때문에, 혈부족증이 생기면 소화력이 떨어지고, 뇌에서는 어지러움으로 느낀다. 빈혈도 종류가 여러 가지라서 철분 결핍성 빈혈일 때만 철분 보충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은 혈부족증 빈혈은 철분을 먹어봐야 변비만 생길 뿐 어지러움이 개선되지 않는다.
 
매우 어지러울 때는 뇌 병변이나 중풍을 의심해 보기도 한다. 어지러움이 뇌의 직접적인 영향과 거리가 먼 경우가 많지만 그렇더라도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 특히, 눈 초점이 흐려지거나, 극심한 어지러움이 있거나, 열감을 동반하고, 정신이 혼미하면서, 혀나 손끝의 말초감각 이상까지 동반한 경우라면 뇌 병변을 의심할 만하다.
 
현대인이 어지러움을 느끼는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저혈당이다. 적당한 백반을 먹었을 때 기준으로 대략 4시간 정도 지나야 혈당이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약간의 배고픔을 느끼고 4~6시간 지나면 배가 고파서 식사하게 된다. 그런데 혈당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면 한 시간도 안 되어 혈당이 떨어져 배고픔을 금방 느끼게 된다. 당이 떨어져 배가 고프면 두뇌에서 피곤해져 짜증도 생긴다.
 
우리나라는 주식이 쌀과 면이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많이 먹게 되는데, 그 때문에 저혈당이 많이 생기는 편이다. 저혈당으로 인한 어지러움을 해결하려면 평소에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 섭취를 늘려야 한다. [중앙포토]

우리나라는 주식이 쌀과 면이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많이 먹게 되는데, 그 때문에 저혈당이 많이 생기는 편이다. 저혈당으로 인한 어지러움을 해결하려면 평소에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 섭취를 늘려야 한다. [중앙포토]

 
이때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어지러움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남아·동북아시아의 주식이 쌀과 면이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많이 먹게 되는데, 그 때문에 저혈당이 많이 생기는 편이다. 저혈당으로 인한 어지러움을 해결하려면 평소에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 섭취를 늘려야 한다.
 
그 외에 최근 한의원에 많이 내원하는 어지러움 중의 하나가 ‘메니에르’ 증후군으로 불리는 이석증이라는 증상이 있다. 귓속에 신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엔 섬모가 있고 그 위에 돌이 놓여 있다. 귓속에 있는 돌이니 이석이라 부른다. 양쪽의 이석이 균형을 맞추고 있으면 우리 몸도 균형이 잡혔다고 느낀다.
 
만약 차를 타고 있는데, 한쪽으로 급하게 턴을 하면 몸도 기울지만 이석도 빠져나가게 돼, 그때야 비로소 균형을 잃었다고 판단해 균형을 바로 잡는 행동을 하게 된다. 지금은 많이 양호해졌지만 옛날 차는 워낙 많이 흔들리고 덜컹거리다 보니 멀미를 하는 경우가 흔했다. 이석이 빠져나가면 어지러우면서 구토를 유발한다. 배를 타면 극심한 흔들림에 대부분 뱃멀미를 하게 되는데, 이것도 이석이 빠져나가서 생긴 것이다.
 
귀속 돌이 빠져나가 어지러운 ‘메니에르’ 증후군
이렇게 흔들리는 조건이 아닌데 평상시 갑자기 이석이 빠져나가 어지러운 증상이 생기는 것을 메니에르 증후군이라 부른다. 온종일 차멀미를 하는 고통을 겪는 것이다. 이석증이 생기면 눈앞이 빙빙 도는 어지러움과 함께 속이 울렁거리고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너무 어지러워 침대에서 나오지도 못하다 보니 응급실에 전화할 엄두도 못 낸다. 전화기를 찾으러 일어나야 하는데, 방 안이 빙빙 돌아버려 큰 소리로 도움을 요청할 뿐이다.
 
서양의학에서는 이렇게 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하고 있지만, 한의학에서는 위에서 말한 정부족증으로 설명한다. 정이 부족하면 온몸을 돌릴 기도 부족해진다. 뇌 쪽으로 올라갈 기가 부족해지니 어지러움으로 느끼는 것이다.
 
특이하게도 소화기가 평소 안 좋았던 분이 더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평소 예민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체질도 비슷한 증상을 겪는 것이 임상에서 자주 관찰된다. 그래서 한약으로 치료할 때 정부족을 채우고, 기를 보해 피로를 해결하며, 소화기를 안정시키고, 신경이 예민한 것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조절 한약을 함께 처방해 효과를 본다.
 
집안에서 이석증 증상이 생겼다면 침대 모서리로 기어가 목을 바깥으로 빼서 누워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히고 30~45도 정도로 좌우로 돌려 보자 어느 각도에서 괜찮은 지점이 생긴다. 응급조치로 알아두면 좋은 동작이다. [사진 pixabay]

집안에서 이석증 증상이 생겼다면 침대 모서리로 기어가 목을 바깥으로 빼서 누워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히고 30~45도 정도로 좌우로 돌려 보자 어느 각도에서 괜찮은 지점이 생긴다. 응급조치로 알아두면 좋은 동작이다. [사진 pixabay]

 
앞서 말한 것처럼 이석증 치료는 당일 하기가 너무나 어렵다. 집에서 나오기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집안에서 이런 증상이 생겼다면 응급조치로 할 만한 동작을 하나 알아두기를 바란다. 목의 각도를 조절하면 되는데, 침대 모서리로 기어가 목을 바깥으로 빼서 눕는다.
 
이 상태에서 고개를 뒤로 살짝 젖히고 30~45도 정도로 좌우로 돌리다 보면 어느 각도에서 딱 괜찮아지는 곳이 생긴다. 아마 전정기관의 이석들이 그곳에서 균형을 찾았다는 신호다. 그 상태에서 심호흡하면서 안정을 취하면 이전보다는 조금 나아진다.
 
단순한 이석증은 청력하고는 무관하고 며칠이면 나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심한 경우 한 달씩 지속하기도 하고, 청력에 이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이석증이 자주 재발하는 경우 내 몸에 정·기·혈·단전의 에너지가 모자라 그렇다는 것을 인식해 한약으로 정기를 채우고, 소화기를 다스리는 식단을 실천하면서 신경과민을 줄이는 생활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충분히 휴식하고 무엇보다 스트레스받는 일을 없애야 한다.
 
어지러움은 공포까지 느끼게 되는 증상이다. 간혹 노인은 어지러움이 낙상을 유발하고, 큰 사고까지 이어진다. 몸의 기운을 잘 조절해 어지러움을 방치하지 말고 빨리 치료하자.
 
박용환 하랑한의원 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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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