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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재개발조합 “귀신같은 적산가옥 중요한가” 손혜원 성토

전남 목포의 서산·온금지구 재개발 과정에서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조선내화 공장 부지와 인근 주택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목포의 서산·온금지구 재개발 과정에서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조선내화 공장 부지와 인근 주택들. [프리랜서 장정필]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전남 목포를 찾은 지난 23일. 투기 여부를 둘러싼 주민간 찬반 양론이 팽팽한 가운데서도 유독 큰 불만을 나타낸 사람들이 있었다. 손 의원 측이 부동산을 산 만호동에서 1.5㎞가량 떨어진 서산·온금지구 재개발 조합원들이다.
 
이들은 손 의원의 목포 방문에 맞춰 호소문을 내고 “서산·온금지구 주민 삶을 위해선 재개발이 시급하다”며 “아파트 건설 재개”를 촉구했다. 해당 재개발 사업은 옛 조선내화 공장터를 비롯해 총 20만2000㎡(약 6만1100평) 부지에 1419세대의 아파트를 짓는 게 골자다. 앞서 손 의원은 자신에 대한 투기 의혹을 제기한 세력으로 재개발 조합을 지목했다.
 
조합 측이 손 의원에게 불만을 표시하기 시작한 것은 2017년 12월부터다. 옛 조선내화 공장용지 중 일부가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아파트 건설이 사실상 중단된 때였다. 조합원들은 당시 “문화재 지정에 손 의원이 개입했다”며 반발했다. 1938년 건립된 조선내화 부지는 내화(耐火) 건축자재의 생산설비와 건축물의 원형이 보존된 곳이다.
 
주민들은 “이 지역은 그 흔한 편의점, 병원, 약국, 목욕탕도 없는 곳”이라며 “빈집, 폐가가 많은 데다 방치된 조선내화 공장에서는 1급 발암물질인 석면까지 날아온다”고 했다.
 
아파트 건설을 놓고 손혜원 의원과 갈등을 빚어온 서산·온금지구 조감도. [뉴시스]

아파트 건설을 놓고 손혜원 의원과 갈등을 빚어온 서산·온금지구 조감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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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의원 등이 주장하는 산업유산 보존 논리에 대한 반발도 크다. 주민들은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이 많고 눈이 오면 빙판길로 변해 노인들은 내려오지도 못하는 곳”이라며 “주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저녁이 되면 귀신이 나올 것 같은 일본식 적산가옥을 더 소중히 여기고 있는 것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반면 손 의원을 비롯한 문화재 보존을 주장하는 쪽은 근대역사가 살아있는 공간인 조선내화는 보존해야 할 자산이라고 한다. 손 의원은 지난 18일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인)중흥건설도 함께 조사를 받자”고 말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한 곳과 검찰 수사를 함께 받겠다는 말이다.
 
손혜원. [연합뉴스]

손혜원. [연합뉴스]

이어 손 의원은 지난 23일 목포 기자간담회에서도 “합리적 의심”이라며 또 한 번 조합과 건설사 등을 겨냥했다. “아파트 사업이 중단된 시기와 자신에 대한 취재 시기가 무관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는 “사업이 무산된 뒤 만나기만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사람까지 있었다”고 덧붙였다.
 
목포에서 주로 활동하는 시인 강제윤씨 등도 해당 부지에 아파트 짓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강씨는 지난 23일 “조선내화 옛 목포공장 전체를 문화재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자신이 쓴 ‘정재숙 문화재청장님께 드리는 편지’ 내용을 공개하면서 “문화재청장 직권으로 문화재로 등록해달라”고 썼다. 강씨는 “도시개발법상 현재대로 아파트가 건설되면 조선내화는 자신의 땅 9000여 평 중 절반인 4200여 평과 공장 시설물들을 강제수용 당하게 된다”며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직권 등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조합이 계획 중인 아파트 건설 부지는 모두 37만5230㎡ 인데 강제수용하려는 조선내화 땅은 1만4076㎡”라며 “전체 면적의 26분의 1에 불과한 땅이 없다고 아파트를 못 짓겠습니까. 남의 땅에 욕심내지 마세요”라고 했다.
 
부지 소유주인 조선내화 측도 문화재 지정을 추진해왔다. 조선내화는 설립 기인 1930년대부터 가동이 중지된 1990년대까지 국내 내화 건축자재의 역사가 두루 남아 있다. 문화재청 역시 현재 국내에 내화재 생산시설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점에서 산업사적 가치를 높게 평가한 바 있다. 현재 공장에는 내화 자재의 원료 반입부터 분쇄·혼합·성형·건조 설비가 모두 보존돼 있다. 목포시는 “부지 소유주인 조선내화와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목포=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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