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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한장 안 나는 태국, 한국과 ‘검은 반도체’ 수출전쟁

태국서 김스낵 사업으로 부를 쌓은 30대 노점상 출신 타오케노이의 ‘톱’. [사진 포브스]

태국서 김스낵 사업으로 부를 쌓은 30대 노점상 출신 타오케노이의 ‘톱’. [사진 포브스]

바다의 검은 반도체라 불리는 ‘김’을 두고 한국과 태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단 표준 경쟁에선 한국이 승기를 잡았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한국 김이 아시아 표준으로 인정받으면서 김의 ‘종주국’으로 등극했다. 정경섭 한국김산업연합회장은 “17세기 전남 광양에서 대나무를 이용해 김 양식을 처음 성공시킨 김여익이라는 사람의 성을 따서, 김(金)이라고 이름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설명했다.
 
우리 수출에서도 김은 효자 노릇을 했다. 26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김 수출은 2015년 3억 달러에서 지난해 5억2553만 달러로 늘었다. 참치에 이어 지난해 수산물 수출 2위다. 최완현 해수부 수산정책실장은 “12만 명에 불과한 우리 어민들이 이룬 성과”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주요 경쟁국인 중국의 김 수출액은 1억7000만 달러(2017년 기준)로 한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해수부는 2024년까지 김 수출 10억 달러 달성을 위해 김의 생산·가공·유통·수출을 지원하는 ‘김 산업 발전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런데 태국이 최근 신흥 김 수출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태국의 전략은 심플하다. 김이 생산되지 않는 태국은 한국 등으로부터 마른 김을 수입한 후 스낵용 김으로 가공해 전 세계에 판매한다. 와사비·코코넛 맛 등 다양한 맛을 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예컨대 중국 조미 김 수입에서 2016년까지는 한국이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했지만 2017년에는 태국이 역전했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은 2015년 65%에서 2017년 39%로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지만, 태국은 같은 기간 34%에서 60%로 한국이 잃는 분량만큼 제 것으로 가져오고 있다.
 
태국은 일본에 각종 가공식품을 납품해온 수 십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김스낵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김스낵으로 떼돈을 번 청년사업가까지 나왔다. 태국어로 ‘작은 보스’라는 뜻을 지닌 ‘타오케노이’를 창립한 이띠팟 톱 피라데차판이 그 주인공이다. 그의 홈페이지에는 “김을 바다(sea)에서 매장(store)으로” 라는 표어가 있다. 태국 방콕에 김스낵 전문매장까지 갖추고 관광객들을 모으고 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전 세계 인구의 20%는 김을 먹은 경험이 있다”면서 김스낵의 미래를 자신했다.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태국의 김스낵이 잘 팔린 이유 중의 하나는 부가가치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수초 특유의 검은색만 봐서는 일견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그래서 태국 김 과자는 한 장씩 롤 형태로 말아서 포장해 거부감을 덜고 편의성을 높였다. 한국의 유명그룹 슈퍼주니어의 ‘규현’이 모델로 등장한 것도 태국 김 과자다. 관광객 사이에선 규현 과자로 이미 입소문이 난 상태다.
 
한국에서도 이를 참고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김의 영문명인 잡초(seaweed)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바다와 채소의 합성어로 브랜드명을 ‘씨베지’로 바꾼 업체도 있다. 한국·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은 김을 과자처럼 먹기 때문에 도시락 김은 외국인 입맛에 기름이 많고 짤 수 있다. 그래서 와사비·간장·땅콩·치즈·코코넛·하바네로(매운 고추) 등 다양한 맛을 혼합하고 아몬드·멸치 등을 살짝 끼워 넣은 간식, 술안주 형태의 제품들을 내놓았다.
 
김스낵 브랜드 ‘더바삭’을 내놓은 글로버리어스 박지훈 대표는 “서양에서 ‘슈퍼블랙푸드’이자 첨가물이 없어 아이들도 함께 먹는 간식이라는 포지셔닝이 주효하다”라고 말했다. 무역스타트업인 아띠글로벌의 심윤보 대표는 “물류·수출용 원부자재 매입 할인 등의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김스낵 수출이 보다 원활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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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