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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로봇 팔 이용한 정밀 수술로 ‘최초 성공’ 타이틀 신화 쓴다

 비교적 단순한 수술에 주로 적용됐던 로봇 수술의 저변을 넓히고 있는 병원이 있다. 난도 높은 수술에 로봇 수술을 적용해 ‘국내 최초’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고 기존 로봇 수술을 응용해 환자 편의성을 높인 새로운 수술 기법을 만들어가고 있는 분당차병원 로봇수술센터다. 정밀 의료의 한 축인 로봇 수술은 잠재력이 큰 분야로 꼽힌다. 로봇 수술의 영역을 넓히며 첨단 기술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분당차병원 로봇수술센터를 찾아갔다. 
 
분당차병원 로봇수술팀 박현(부인암센터·왼쪽)·최성훈(외과) 교수가 정교한 로봇 팔을 보며 수술 기법을 논의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동하

분당차병원 로봇수술팀 박현(부인암센터·왼쪽)·최성훈(외과) 교수가 정교한 로봇 팔을 보며 수술 기법을 논의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동하

지난해 10월 분당차병원 로봇수술센터에서 담도암 2기 환자인 김순복(가명·72·경기도 남양주)씨의 간·췌장 절제술이 진행됐다. 담도는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는 경로로 나뭇가지처럼 뻗어 간·췌장에 걸쳐 있다. 복잡하고 미세한 구조라 수술이 어렵고 환자의 부담이 크다. 배를 여는 개복수술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의료진은 김씨에게 로봇 수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고령인 김씨가 30㎝ 가까이 절개하는 개복수술을 꺼려했고 회복에 대한 부담도 컸기 때문이다. 김씨의 치료 계획은 소화기내과·외과·혈액종양내과·영상의학과 등 의료진이 모여서 세웠다. 의료진은 김씨의 복부에 1㎝ 내외의 작은 구멍 5개를 뚫어 암이 생긴 간·췌장 부위를 잘라냈다.
 
 
김씨는 수술 후 이틀 만에 화장실에 갈 수 있을 만큼 회복됐고 항암 치료도 제때 시작할 수 있었다. 분당차병원 최성훈(외과) 로봇수술센터장은 “간·췌장을 절제하는 암 수술은 젊더라도 회복이 힘들고 합병증이 잘 생긴다”며 “고령인 김씨의 경우 여러 과 의료진이 논의한 치료 계획대로 수술이 잘 됐고 정밀한 로봇 수술의 효과가 잘 나타났다”고 말했다. 담도암 환자의 간·췌장 절제술에 로봇 수술이 적용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아직 보고가 없다. 최 센터장은 오는 5월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간학회에서 김씨 사례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로봇 수술 안전성 높이는 연구 지속
 
분당차병원 로봇수술센터는 김씨의 사례처럼 난도 높은 수술을 로봇 수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췌두부(췌장머리)십이지장 절제술과 간 절제술이다. 로봇수술센터는 지난해에 세계 최초로 십이지장 팽대부 종양 환자의 로봇 종양절제술에 성공했다. 십이지장의 팽대부 종양은 좁은 공간에 담도·췌장관·십이지장이 있는 복잡한 해부학적 특성이 있어 수술이 까다롭다. 최 센터장은 “전에는 절제한 뒤 남은 소화관을 재건해주는 과정이 정교해 배를 여는 개복수술이 답이었다”며 “로봇 수술의 범위에 들어오면서 개복수술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분당차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서울아산병원·신촌세브란스병원 등 4개 병원과 함께 간 절제술에서 로봇 수술의 안전성을 입증하고 표준 수술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최 센터장은 “세계적으로도 간 수술은 복강경으로 주로 하고 로봇은 많이 사용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로봇 수술의 안전성을 입증했고 올해 6월 유럽복강경학회에서 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로봇수술센터 의료진은 고난도 수술뿐 아니라 로봇 수술을 응용한 다양한 수술기법을 개척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동시 수술이다. 여러 장기를 수술해야 할 때 로봇 수술을 이용해 한번에 수술하는 것이다. 분당차병원은 국내 최초로 자궁암과 담낭암, 전립샘암과 담낭암처럼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장기를 로봇으로 한번에 수술했다. 최 센터장은 “간단한 수술이나 초기 암일 땐 구멍을 하나 뚫는 단일공으로, 진행성 암이나 복잡한 병변은 여러 개 구멍을 뚫어 수술한다”며 “동시 수술은 장기의 위치와 상관없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분당차병원은 지난해 국내 최다 단일공 로봇 수술 건수(239례)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최다 단일공 로봇 수술
 
분당차병원 로봇수술센터가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 건 의료진의 역량과 협진 시스템 덕분이다. 동시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병원 내 모든 수술진이 로봇 수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로봇 수술 중에서도 단일공 수술을 할 수 있는 숙련도를 갖춰야 한다. 최 센터장은 “우리 병원은 산과(産科) 질환이 많다 보니 흉터를 줄일 수 있는 단일공 로봇 수술을 많이 하고 있다”며 “단일공·동시 수술 같은 최신 로봇 수술을 할 수 있는 의료진과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환자 개개인에게 로봇 수술로 최적의 치료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숙련도 높은 의료진이 협진하는 것도 강점이다. 특히 양성에서 악성으로 가는 중간 단계 종양의 경우 치료 방법이 다양하다. 연관된 진료과 의사가 모여 최적의 치료 계획을 도출해낸다. 최 센터장은 “다학제 진료가 성과를 내려면 각 과 의료진이 개인주의나 권위의식을 버리고 환자를 위해 의기투합해야 한다”며 “우리 병원은 한 환자를 위해 협진하고 서로의 의견을 수용하는 문화가 정착돼 로봇 수술과 관련한 다양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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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