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화성 '로빈슨크루소' 오퍼튜니티 15주년...화성 탐사, 과거와 미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 로버 '오퍼튜니티(Opportunity)'가 화성 착륙 15주년을 맞았다. 현재는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먼지 폭풍으로 활동을 중단해 재가동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 2012년 7월 7일, 오퍼튜니티호가 전송한 817개의 이미지를 붙여 만든 화성의 '인디버 크리에터'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 로버 '오퍼튜니티(Opportunity)'가 화성 착륙 15주년을 맞았다. 현재는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먼지 폭풍으로 활동을 중단해 재가동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 2012년 7월 7일, 오퍼튜니티호가 전송한 817개의 이미지를 붙여 만든 화성의 '인디버 크리에터'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2004년 1월 24일, ‘붉은 행성’에 도달했다. 오늘은 이곳에 도착한 지 정확히 15년이 되는 날이다. 함께 임무를 수행하던 동료 대원 ‘스피릿’은 9년 전 이미 세상을 떠났다. 지난 봄 시작된 모래 폭풍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태양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 언제까지 임무를 계속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동면한 채 15주년 맞은 오퍼튜니티호
 
화성 탐사 로버 ‘오퍼튜니티’의 24일 자 가상 일기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이날 “2004년 1월 24일 화성 메리디아니 평원에 착륙한 오퍼튜니티호가 화성에서 16번째 해를 맞이하게 됐다”며 “(오퍼튜니티호는) 훌륭한 탐사기계일 뿐만 아니라 헌신적이고 재능있는 팀원으로, 붉은 행성에 대한 탐사의 외연을 넓혀줬다”고 자축했다. 오퍼튜니티 호는 1997년 소저너, 2003년 스피릿에 이어 역사상 세 번째로 화성에 도달한 탐사 로버이지만, 화성 표면에서 최장시간 머무르며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NASA가 2004년 1월 24일 공개한 오퍼튜니티호의 그래픽. 오퍼튜니티호는 총 45km를 운행하며 5000솔 이상을 화성에서 보냈다. 태양빛을 동력원으로 움직이는 특성 때문에, 지난해 6월부터는 동면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AP=연합뉴스]

NASA가 2004년 1월 24일 공개한 오퍼튜니티호의 그래픽. 오퍼튜니티호는 총 45km를 운행하며 5000솔 이상을 화성에서 보냈다. 태양빛을 동력원으로 움직이는 특성 때문에, 지난해 6월부터는 동면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AP=연합뉴스]

그러나 NASA는 동시에 “현재 오퍼튜니티가 작동하고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이 기념일은 달콤하면서도 씁쓸하다(bittersweet)”고 밝혔다. 현재 연락이 끊긴 로버와 다시 통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성공 여부 가능성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오퍼튜니티호가 마지막으로 지구와 교신한 것은 지난해 6월 10일. 같은 해 5월 30일부터 시작된 최악의 먼지 폭풍으로 동력원인 태양 빛이 차단돼 연락이 두절됐다. 당시 오퍼튜니티가 있었던 ‘인내의 계곡(Perseverance Valley)’의 태양 빛 차단율(tau)은 11으로,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했다. 현재 로버는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동면’에 들어간 상태다.
 
5000솔 ‘초과근무’ 달성한 오퍼튜니티...화성의 구름ㆍ물 흔적 발견 업적
 
곧 사망 선고를 받을 지도 모르지만, 그간 화성 탐사의 역사에서 오퍼튜니티호가 이룬 업적은 기념비적이다. 특히 초과근무 일수 면에서 그렇다. 당초 NASA는 오퍼튜니티호가 화성에서 90솔(화성일)을 보내며 1006m만 운행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낮았던 기대치와 달리 로버는 총 45㎞를 넘나들면서 지난해 2월에는 5000솔을 보낸 기록을 세웠다. 달 표면에서 39㎞를 운행한 구소련의 월면차 루노호트의 기록을 깼다. 쌍둥이 탐사차로 불리며 오퍼튜니티보다 20일 일찍 도착한 스피릿호는 2010년 5월 공식 운행을 중단했다.
 
오퍼튜니티호는 2004년 11월, 인듀어런스 분화구에서 권운형 구름을 발견했다. 사진 위 새털구름 형태의 구름이 보인다. 이로써 화성 역시 지구처럼 계절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사진 미국항공우주국(NASA)]

오퍼튜니티호는 2004년 11월, 인듀어런스 분화구에서 권운형 구름을 발견했다. 사진 위 새털구름 형태의 구름이 보인다. 이로써 화성 역시 지구처럼 계절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사진 미국항공우주국(NASA)]

오퍼튜니티는 또 화성의 지질학적 성분을 조사해 과거 화성에 물이 존재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원(항우연) 미래융합연구부 책임연구원은 “오퍼튜니티에는 암석의 성분을 분석하는 LIBS(Laser Induced Breakdown Spectroscopy) 분광기가 탑재돼있어 물로 인해 퇴적된 ‘수성암’의 성분을 조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2004년에는 탐사중이던 인듀어런스 분화구 안에서 하늘을 촬영하다 구름을 발견해, 화성의 기후도 지구처럼 계절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도 알아냈다. NASA에 따르면 오퍼튜니티가 그간 지구에 보낸 사진은 총 22만5000장에 달한다. 
 
큐리오시티-인사이트-마즈(Mars)2020으로 계보 이어지는 화성 탐사 
 
이제 오퍼튜니티호의 임무는 계보를 잇는 다른 화성 로버에게로 넘어가며 더욱 심화하고 있다. 최기혁 책임연구원은 “2012년 임무를 시작한 큐리오시티호는 생명체 존재 유무와 화성의 기후가 생명 유지에 적합한지 여부 등을 탐사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2014년에는 엘로우나이프만(Yellowknife Bay)에서 진흙 샘플을 채취, 30억년 전 화성이 미생물이 살기에 적합한 호수바닥이었다는 것을 알아냈고 지난해 6월에는 미생물의 배설물 등에서 나오는 메탄을 관찰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높였다.
 
2018년 6월 NASA가 공개한 큐리오시티호의 화성 탐사 모습. 2020년 발사될 탐사 로버 마즈2020의 본체 디자인은 큐리오시티의 것과 동일하게 사용될 예정이다. [사진 미국항공우주국(NASA)]

2018년 6월 NASA가 공개한 큐리오시티호의 화성 탐사 모습. 2020년 발사될 탐사 로버 마즈2020의 본체 디자인은 큐리오시티의 것과 동일하게 사용될 예정이다. [사진 미국항공우주국(NASA)]

탐사차 형태는 아니지만, 가장 최근에 화성에 도착한 인사이트(InSight)는 화성 내부의 지진파, 지열 등을 탐사해 화성 내핵의 활성화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2030년 이후, 화성 유인탐사가 시작되면 인간의 거주가능성 등을 분석하기 위한 것이다. 
 
이제 오퍼튜니티-큐리오시티-인사이트로 이어지는 화성 탐사는 2020년 발사를 계획하고 있는 탐사 로버 ‘마즈(Mars)2020’으로 넘어간다. 항우연 관계자는 “큐리오시티 로버의 디자인을 사용할 예정일 마즈 2020 역시 화성의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것이 주 목적이지만, 2025년 (화성 토양의) 샘플 리턴 계획과 2030년 목표로 하는 유인 화성 탐사의 전초전 성격도 있다”고 밝혔다. NASA는 지난해 11월, 마즈2020의 최종 착륙지로 화성의 고대 삼각주인 ‘제제로 크레이터(Jezero Crater)’를 선정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인사이트'(InSight)호는 1.8m 길이의 로봇팔을 이용해 행성 표면에 지진계를 설치하고 지하 5m까지 자동으로 파고들어 가는 못에 열감지기를 달아 화성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수십억년 전 지구와 다른 행성들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자료를 수집할 계획이다. [사진 뉴스1]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인사이트'(InSight)호는 1.8m 길이의 로봇팔을 이용해 행성 표면에 지진계를 설치하고 지하 5m까지 자동으로 파고들어 가는 못에 열감지기를 달아 화성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수십억년 전 지구와 다른 행성들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자료를 수집할 계획이다. [사진 뉴스1]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다른 기자들의 연재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