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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올해 성장률 6.2%로 하락···최악 시나리오는 따로 있다"

주하이빈 JP모건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박현영 기자

주하이빈 JP모건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박현영 기자

 
‘6.2%’. 글로벌 금융회사 JP모건의 주하이빈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겸 중국 수석전략가가 전망하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다. 지난해 성장률 6.6%에 이어 올해 추가 하락을 예상했다.
 
‘6.2%’는 1991년 이후 28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 전망치일 뿐 아니라 중국 경제가 ‘바오리유(保六ㆍ성장률 6%) 시대로 접어든다는 의미다.
 
중국 정부도 비슷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주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가 6~6.5% 구간일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세계 경제 화두 중 하나는 중국 경제 둔화다.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최근 JP모건 홍콩 사무소에서, 그리고 다시 이메일로 주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인터뷰했다.  
 
그는 “올해 중국 경제는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정책의 후퇴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률 하락보다 실업률을 걱정했다. “고용 시장이 받쳐주지 않는 성장률 하락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하이빈은 2011년부터 JP모건에서 중국 경제 분석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블룸버그통신이 선정한 ’중국 경제 전망을 가장 잘 맞힌 이코노미스트 20인‘에 들었다. 21일 중국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 6.6%를 정확히 맞혔다. 올해 중국 경제 관전 포인트를 분야별로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성장률, 6% 아래로 떨어질까
 
성장률을 6.2%로 전망하는 근거는.
“미ㆍ중 무역전쟁 영향이 가장 크다. 중국 정부가 재정 부양책과 완화적 통화정책, 위안화 평가절하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도 무역전쟁의 충격을 상쇄하기는 어렵다. 중국 정부 역시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 6.5%에서 올해 6~6.5% 구간으로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 경기 하강 속도를 줄여 연착륙하는 것이 중국 정부의 목표다. 6%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막으려 할 것이다.”
 
수십 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인데.
“오히려 중국 정부는 이 수치를 편안하게 느끼고 있다. 6%는 글로벌 기준으로는 탄탄한 숫자다. 이제 중국 경제는 엄청나게 커졌다. 경제 규모가  1조 달러가 아니라 13조 달러에 달한다. 연간 6% 성장은 7000~8000억 달러 규모의 경제가 1년 만에 하나 더 생긴다는 의미다. 터키ㆍ아르헨티나보다 큰 규모다.”
 
리더십에는 위기 아닌가.
 “하락 속도가 너무 빨라 다른 뇌관을 건드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 가장 치명적인 리스크는 실업률 상승이다. 노동 시장이 안정되면 성장률이 5%건, 6%건, 7%건 중요하지 않다. 무역이 급감하면 제조업 실업률이 증가할 수 있다. 중국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이며, 민간 기업이 고용의 80%를 채운다.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작은 민간 기업들과 수출 제조업이 동시에 감원하면 큰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럴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지금까지 실업률은 괜찮지만 몇 달 새 상승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10년 전만 해도 내부적으로 ‘매직 넘버’가 존재했다. 최소 8% 성장률을 유지해야 새 일자리 900만 개를 만들 수 있다는 식이다. 당시 8%는 안정적인 고용 시장을 유지하기 위한 마지노선이었다. 2011년부터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시작되면서 수식이 바뀌게 됐다. 이젠 6~6.5% 성장률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다.”
 
왜 그런가.
“중국 경제 규모가 훨씬 커졌기 때문이다. 서비스 부문 의존도가 높아진 것도 한 이유다. 서비스 부문은 제조업보다 노동집약적이다. 달라진 경제 구조에서는 노동시장 안정을 위해 성장률 7%를 지킬 필요는 없다. 더 낮은 수준의 성장률도 감내할 수 있다는 게 새로운 사고방식이다. ”
 
미ㆍ중 무역전쟁, 언제 끝날까
 
미ㆍ중 무역전쟁 피해가 중국 경제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나.
“지난해 무역전쟁은 전반적으로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않았다. 11월 이전까지 수출은 시장 기대치를 넘었다. 더 높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수출을 앞당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정확히는 유럽ㆍ일본 등 세계 각지로 수출이 잘 됐기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 하락이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전체 수출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그친다.”
 
피해는 언제쯤 반영될까.
 “올해부터 무역전쟁의 충격이 가시화될 것이다. 무역량 감소는 올 1분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대미 수출은 2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과 12월부터 줄기 시작했다. 수출ㆍ수입 감소가 국내 소비와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단계로 진입할 것이다.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 중국 성장률은 1%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
 
무역전쟁 종전 시나리오를 써본다면.
“미ㆍ중 갈등은 무역을 넘어서는 것이다. 기술, 지식재산권 보호, 시장 접근, 중국제조 2025, 산업 보조금, 지정학적 대치까지, 쉽게 다룰 문제가 아니다. 중국은 추가 양보할 뜻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정도 양보로 미국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을까. 양국은 견해차를 줄일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해 나는 상당히 회의적이다. 최근 몇 개월 새 부분 합의 가능성이 커졌지만, 여전히 양측간 간극이 크다. 미ㆍ중 관계는 과거로 돌아갈 것 같지 않다.”
 
갈등이 악화하면 중국은 어떻게 대응할까.
“정책 대응이 한 단계 격상할 것이다. 재정 부양책이 최우선 순위가 될 것이다. 기업과 개인에 대한 세금 감면이 대표적이다. 일부 정책은 이미 발표됐다. 개인 소득세 부담은 40~50%가량 줄어들 것이다. 기업에 대해서도 상당한 세금 감면이 시행될 것이다. GDP의 약 1% 이상일 것으로 추산한다. 기업과 개인에 대한 세금 감면은 GDP를 0.4~0.5%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다.”
 
주하이빈 JP모건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박현영 기자

주하이빈 JP모건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박현영 기자

 
디레버리징, 후퇴할까
 
무역전쟁 국면에서 통화정책은 어떻게 바뀔까.
“중국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을 꾸준히 낮춰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다. 문제는 부채 수준이다. 올해 부채는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디레버리징 정책이 이어질까.
“디레버리징은 2016년 말 이후 정책 최우선 순위에 있다. 올해는 경제성장에 대한 압박이 커진 만큼 우선순위에서 밀릴 것이다. 하지만 다소 완화될 수는 있어도 전면 수정되긴 어려울 것이다.”
 
민간 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리라고 정부가 은행을 독려하고 있는데.
“궈슈칭 중국은행감독위원회 주석을 비롯한 고위 관료들이 공개적으로 민간 기업 대출을 늘리라고 은행에 요구하고 있다. 큰 은행은 신규 대출의 3분의 1을, 작은 은행은 3분의 2를 민간 기업에 해주라는 구체적 수치까지 제시됐다. 목표를 수치로 못 박고 금융 비용 부담도 낮춰주라고 하면 대출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려는 노력과 위험 관리 원칙이 현실과 타협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에 주식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실제로 디레버리징 노력을 멈출까.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부채가 다시 고속으로 증가하고 재정 건전성을 추진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 경우 중앙은행은 금리를 내리도록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의미 있는 구조 개혁 없이 제로 금리가 되면 금융 부문은 좀비화하고 경제는 약화할 것이다. 국유기업과 비교하면 민간기업은 자금조달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고치지 않은 채 민간 기업에 더 많이, 낮은 비용으로 대출해주라고 강제하는 것은 문제다. 정책 의도는 선하지만, 완전히 잘못된 정책이다.”
 
달러당 7위안 방어선, 무너질까
  
무역전쟁 방어를 위해 위안화 카드를 꺼낼까.
“재정 부양책이 운전석을 차지한다면, 통화 정책은 보조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위안화를 얼마나 평가절하하느냐는 딜레마다. 성장률 둔화, 낮은 금리, 줄어든 경상수지 흑자 등 경제 펀더멘털은 위안화 약세를 가리키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은 유연한 조치를 허용할 분위기다. 하지만 미ㆍ중 무역협상 등 정치경제학 또한 위안화 움직임에 영향을 준다.”
 
미국은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지 않을텐데.
 “미국은 당연히 반발할 것이다. 미 정부는 수차례 위안화 평가 절하에 대해 경고했다. 따라서 위안화 가치 급락은 없을 것이다. 자칫하다가는 미ㆍ중 협상을 꼬이게 하여 미국이 더 높은 관세를 때릴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달러당 위안화 가치가 7위안 아래로 떨어지는 상황을 우려한다.
“’7과 3을 방어하라‘는 말이 있다. 7은 달러당 위안화 가치, 3은 3조 달러의 보유 외환을 말한다. ’1달러=7위안‘은 중국 정부가 관리해 온 위안화 환율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다. 중국은 최근 이 등식에 대한 민감도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앙은행과 고위 관료들이 그런 방향으로 정책 소통을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까.
“달러당 7위안이라는 등식이 깨지는 ’포치(破七)‘를 테스트해 볼 것이다. 환율을 7위안 아래로 내렸다가 다시 올리는 것을 조금씩, 몇 차례 반복하는 것이다. 7.05 위안과 6.95위안 사이를 오르내리다 보면 ’7‘이 그리 중요한 숫자가 아니라는 것을 시장이 인식하게 될 것이다. 환율 정책에 유연성을 가지려면 ’7‘이 제약이 되어서는 안 된다.”
 
중국 통계를 신뢰할 수 없다는 시각이 있는데.
“JP모건은 2015년부터 자체적으로 중국 관련 데이터를 추적하고 있다. 일부 데이터는 과대평가되거나 과소평가돼 신뢰할만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어느 시점에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분명한 건 국가통계국이 내놓은 통계가 가장 포괄적이면서 최상이라는 점이다. 최근 데이터를 대조해보면 차이가 크지 않다. 대안적 데이터를 주장하기도 하는데, 그런 데이터는 한쪽 면만 부각하는 등 그 나름의 문제가 있다. 대안적 데이터는 거시경제 분석에는 쓰기 어렵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주하이빈 JP모건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박현영 기자

주하이빈 JP모건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박현영 기자

 
주하이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베이징대를 졸업하고 미국 듀크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제결제은행(BIS)을 거쳐 JP모건에서 중국 경제를 분석한다. 미ㆍ중 무역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미국' 대형 금융기업에서 '중국' 경제를 분석하는 '중국인' 이코노미스트의 시각이 궁금해 인터뷰를 청했다. 직장과 조국 사이에서 어려움은 없는지 묻자 그는 “덕분에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중국 관료들로부터 직접 정보를 얻기도 하는지 묻자 “정부 당국자와 대화할 기회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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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