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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P서 열리는 文정부판 CES 논란

이달 초 CES가 열렸던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사진 CTA]

이달 초 CES가 열렸던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사진 CTA]

정부 주도로 ‘한국판 CES’가 일주일 만에 급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할 수 있다는 소식에 기업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참가를 추진하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청와대의 지시로 행사 준비가 시작된 것처럼 일부 언론이 보도됐는데 그렇지 않다”며 해명하고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재계 안팎에 따르면 오는 29일부터 사흘 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관에서 ‘한국판 CES’가 열린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9’의 축소판 성격을 띤다. 정부 요청으로 당초 29일 하루였던 행사가 사흘로 늘어났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누구 아이디어? 
청와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ㆍ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등과 논의해 일반인도 볼 수 있는 행사를 열기로 했다.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와 CES에 참가한 중소기업 일부가 아이디어를 냈고, 청와대가 이에 반색하자 대기업에 참가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부가 대기업에 청와대의 뜻을 전달하는 채널 역할을 했고, 과기정통부 역시 측면 지원을 했다고 한다.
 
이번 행사 실무를 맡은 조규재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상무는 “라스베이거스 현장에 가보니 국내에서도 ‘CES 리뷰’ 형식의 작은 전시회를 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산업부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29일부터 사흘간 CES 리뷰 형식의 쇼가 열리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중앙포토]

29일부터 사흘간 CES 리뷰 형식의 쇼가 열리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중앙포토]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는 지난 CES에서 국내 중소기업 89곳을 데리고 ‘한국공동관’을 만든 유관 단체다.  
 
이번 CES에 참가했던 스타트업 대표는 “지난주 금요일 대통령이 온다는 뉘앙스로 함께 참가한 대기업에서 부스 설치가 가능한지 의사를 물었고, 월요일에 KOTRA에서도 같은 뜻을 물어왔다”고 말했다. 부스 작업은 월요일인 21일부터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주도로 시작됐다. 29일에 전시회가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8일밖에 시간이 없다. 
 
CES 2019에 참석한 국내 기업은 삼성ㆍLG부터 시작해 신생기업(스타트업)까지 약 350곳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삼성·LG·네이버 등 대기업과 국내 스타트업 등 30~40개 업체가 참여하기로 했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와 기아차는 CES 출품작 가운데 상당수가 미국 현지에 있어 참석하지 않는다.
 
부스 설치 비용은?   
동대문에서 열리는 CES에 참가하는 기업들은 행사 명칭조차 제대로 알지 못해 ‘동대문 CES’ 또는 ‘한국판 CES’라고 부르고 있다. 이번 이벤트에 참여하는 한 기업 대관 담당 임원은 “행사 명칭을 정확히 전달받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25일에서야 행사 명칭이 ‘한국전자 IT산업 융합전시회’라고 밝혔다. 대관 비용은 협회 등이 알아서 내겠지만, 부스 설치에 있어선 비용 문제 때문에 대기업이 각출하는 형식이 될 전망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참여 기업들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비용도 주관 기관들이 지원하는 형태”라고 해명했다. 
 
문재인(오른쪽 셋째)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오른쪽 셋째)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효과는 있을까?
기업들 사이에선 아무리 취지가 바람직해도 정부가 ‘이벤트 창출’에 골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이번 CES에서 한국 기업 경영진들은 미국이나 유럽 이동통신업체 CEO와 만나 5세대 이동통신 관련 협의를 이어갔다. 오는 10월에는 올해로 50년째를 맞는 ‘한국 전자전’이 열린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외국 기업들이 한국은 찾아오지 않아 국내 전시회는 줄어드는 게 현실”이라며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는 해외 바이어와의 비즈니스 미팅 성격도 있는데 청와대에서 CES의 성격을 반만 알고 반은 모르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영민·박민제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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