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국제 스포츠 대회 입상자 병역, 연금 혜택 재검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뉴스1]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뉴스1]

 
"스포츠의 가치를 국위 선양에 두지 않겠다. 스포츠의 참된 가치가 사회적으로 퍼지도록 하겠다."

체육계 비리 근절 대책 방안 발표
엘리트 중심 스포츠 정책 접기로
체육회-KOC 분리, 선수촌도 개방
"올림픽 등 지금 같은 성적 어려워"

 
25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 방안을 발표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끝까지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도 장관은 이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과 함께 2019년 제1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체육 분야 비리 근절을 위한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체육계 폭력과 성폭력 문제가 성적 지상주의, 그리고 그 바탕이 되는 엘리트 체육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내놓은 대책의 핵심은 엘리트 중심의 체육 정책을 사실상 폐기하겠다는 것이었다. 도 장관은 "단기적으로 올림픽과 같은 국제 대회에서 지금과 같은 높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체육계의 구조적인 개혁을 더는 미룬다면 폭력과 성폭력은 앞으로도 지속해서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는 국위 선양에 이바지한다는 미명 아래 극한의 경쟁 체제로 선수들을 몰아가고 인권에 눈을 감는 잘못이 반복돼선 안 된다. 체육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종환, 유은혜, 진선미 장관. [연합뉴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종환, 유은혜, 진선미 장관. [연합뉴스]

 
세부 정책 중 몇 가지가 눈에 띄었다. 우선 국가대표가 받는 혜택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의 추진이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들에 보상 형태로 운영된 경기력 향상 연금제도와 병역특례를 근본적으로 검토한다. 선수들에게 가장 크게 동기를 부여하는 두 가지 혜택이 사라질 수도 있다. 지난해 봉사활동 허위 작성 논란을 빚었던 병역특례 문제는 병무청 등 관계 부처들 간 개선 방안 논의가 진행 중이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대한체육회에서 분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한 점도 눈에 띈다.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인 KOC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관하는 각종 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하는 등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1947년 설립된 뒤, 64년 체육회와 분리됐다가, 68년 체육회의 특별위원회로 다시 바뀌었다. 2009년 다시 체육회와 완전히 통합됐는데, 그간 "체육계 구조 개편을 위해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분리를 주장하는 쪽은 "올림픽 헌장에 국가올림픽위원회는 자율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통합 유지를 주장하는 쪽은 체육 관련 사업, 인력, 예산 중복의 우려라는 현실론을 내세운다. 2016년 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 간 통합으로 통합 대한체육회가 출범할 당시 분리론이 제기됐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15일 오전 대한체육회 제22차 이사회가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사퇴 촉구 침묵시위를 벌이는 문화연대와 체육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를 피해 이사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전 대한체육회 제22차 이사회가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사퇴 촉구 침묵시위를 벌이는 문화연대와 체육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를 피해 이사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이번 체육계 개혁 방안의 하나로 분리 추진을 선언했다. 도 장관은 "KOC가 통합체육회로부터 분리되지 않아 올림픽 같은 엘리트 체육에 정책을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전문(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진정한 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KOC를 통합체육회에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대한체육회와 KOC가 사실상 한 몸이다 보니 문체부 등 정부에서 체육회 인적 개선 등에 나서기 껄끄러운 측면도 있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 주요 국제 스포츠기구는 체육계에 대한 정부의 간섭을 금지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심하면 회원 자격 정지 또는 대회 출전 금지 등의 징계를 내리기도 한다. 체육회와 KOC를 분리한 뒤, KOC에 대해서는 독립성을 보장하고 대신, 체육회에 대해선 강력한 관리 감독을 하겠다는 게 문체부의 복안이다.
 
충북 진천선수촌. [사진 프리랜서 김성태]

충북 진천선수촌. [사진 프리랜서 김성태]

 
국가대표 선수촌, 전국체육대회 등 엘리트 체육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것들도 손을 대기로 했다. 소년체전을 폐지하고 대신 전국체전 고등부와 통합해 엘리트와 일반 학생이 모두 참가하는 학생 체육축제 형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국가대표 선수촌을 개방해 생활체육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또 '운동하는 학생,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기존 학교 운동부도 개선한다. 대학입학 체육특기자 제도를 손보는 방안도 교육계와 함께 고민한다. 한국체육대학교는 다음 달 종합 감사를 받는다. 한국체대는 그간 비인기 종목을 중심으로 엘리트 체육인을 양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각종 문제의 중심에 선 대한빙상경기연맹과 그 중심에 있는 전명규 교수가 이 학교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어 그동안 구설에 올랐다. 유은혜 부총리는 "학사 운영, 입시, 회계를 비롯한 성폭력 의혹 사안까지 모두 조사 대상"이라고 못 박았다.
 
그 밖에도 ▶국가인권위원회 중심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구성 ▶성폭력 사건 은폐·축소 시 최대 징역형까지 형사 처벌받도록 관련 법령 개정 ▶민관 합동 스포츠혁신위원회(가칭) 운영 ▶스포츠 분야 비리 전담 기관인 스포츠윤리센터 설립을 위한 국회 협조 요청 등도 이번 대책에 포함됐다. 도 장관은 "그간 선수들에게 스포츠는 더는 즐거운 일이 아닌, 길고 어두운 동굴을 참담하게 걸어가는 것처럼 느껴졌을 것"이라며 "체육계의 비리를 뽑고, 스포츠가 선수에게도, 국민에게도 진정한 행복의 원천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책임지는 자세로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