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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숙 한숨, 명재권 배당, 안태근 실형…양승태 구속의 징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어두운 표정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온 23일 오후 4시7분.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인 최정숙(52·연수원 23기) 변호사가 법원을 나서며 한숨을 내쉬었다. 취재진이 “영장심사에서 어떤 부분을 소명하셨느냐”고 묻자 최 변호사는 한숨을 쉬며 말 없이 4분간 걸어가다 멈춰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최 변호사 영장심사 뒤 “할 말 없다”
검찰 출신 판사 “엄격한 성격” 평가
안태근 판결로 ‘범죄 중대성’ 부각

최 변호사의 한숨은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의 영장심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보여준 한 장면이다. 판사 출신의 변호사는 “변호인이 언론 앞에서 한숨을 내쉴 정도면 이미 게임은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실질심사에서 검찰이 제시한 증거에 제대로 반박도 못한 채 거기서 최 변호사도 구속을 예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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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전 대법원장은 24일 새벽 구속됐다. 검찰 내부에서도 양 전 대법원장 영장 발부는 의외라는 분위기다. 검찰 관계자들도 “전 대법원장이니 당연히 기각될 줄 알았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법원 내부와 판사 출신 변호사들 사이에선 “몇 가지 장면들이 맞물리며 양승태도 구속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말이 나왔다.
 
첫째 장면이 최정숙 변호사의 ‘한숨’이라면 두 번째 장면은 영장심사 판사가 명재권 부장판사였던 점이다. 그의 연수원 동기인 한 변호사는 “명재권이 아닌 (같은 날 박병대 전 대법원의 영장을 기각한) 허경호 부장판사가 심사를 맡았다면 영장이 기각됐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서초동 변호사들은 명 부장판사의 재판을 한번 받으면 다시는 받고 싶지 않아 한다”며 “주어진 증거를 토대로 기계같이 판결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명 부장판사의 또 다른 연수원 동기는 “평상시 농담도 거의 하지 않는 스타일로 어떤 판결이든 엄격해 동기들이 ‘너무 근엄하다’는 말을 하곤 한다”고 말했다.
 
11년간 검사로 일하다 법관이 된 명 부장판사는 노무현 정부 당시 검찰 개혁에 반발해 사표를 던진 명노승(74·연수원 3기) 전 법무부 차관과 같은 집안의 사람이다. 검찰 출신으로 양 전 대법원장과 함께 근무한 경력이 없어 이번 영장심사에 배당됐다.
 
명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양 전 대법원장의 차량과 박병대·차한성 전 대법관의 사무실, 고영한 전 대법관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전 대법관들에 대한 법원의 첫 강제수사 허가였다.
 
세 번째 장면은 안태근 전 검찰국장(검사장급)에게 직권남용 혐의로 2년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법원의 판결이다. 명 부장판사의 연수원 동기이기도 한 이상주(51·연수원 27기) 부장판사는 23일 안 전 국장이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가리려 서지현 성남지청 부부장 검사에게 부당한 인사조치를 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안 전 국장에 대한 판결이 나온 뒤 영장심사에서 “수십 명의 법관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는 안 전 국장보다 훨씬 더 무겁다”는 논리를 펼쳤다.
 
검찰 내부에선 한때 상사였던 안 전 검사장이 예상외의 실형을 선고받은 직후 이를 활용한 후배 검사들에 대해 “참 야속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이런 검찰의 논리는 영장 발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명 부장판사는 영장을 발부하며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가 “상당부분 소명됐고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더해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단이 영장심사에서 검찰이 제시한 증거와 후배 판사들의 증언에 대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면 부인한 전략이 역풍을 불러왔다는 지적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우리 쪽에서 매우 단단한 증거를 다수 확보하고 있었다”며 “그 증거 자체를 부정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검찰 간부 출신의 변호사는 “후배 판사가 증거를 조작할 가능성이 상식적으로 매우 작지 않냐”며 “검찰이 확보한 증거를 변호인이 다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런 전략을 펼친 것은 매우 위험했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의 변호사도 “후배 판사를 탓하는 전략이 당시 영장전담판사는 물론 여론에도 부정적 인식을 심어줬을 것”이라고 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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