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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 쇼크…세금회피 급매물 많아지나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아파트 밀집지역 인근의 공인중개사 업소 안내판. [뉴스1]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아파트 밀집지역 인근의 공인중개사 업소 안내판. [뉴스1]

"내리막길을 내려가는 사람의 등을 미는 셈입니다."(이종아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올해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주택시장의 하향 곡선이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우선 단독주택 시장의 침체 심화가 예상된다. 이종아 연구위원은 24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상승하면 단독주택 전반의 공시가격이 오르고, 보유세 등의 부담이 늘게 된다"며 "이 같은 이유로 단독주택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은퇴 후 생계수단으로 다가구주택 등을 매입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클 것"이라며 "공급 과잉에 따라 집값이 하락하고 임대료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세금 부담까지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은 "상가 등 다른 수익형 부동산으로 갈아타려는 흐름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했다.
 
고급 단독주택 시장에선 예상외의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력가인 집주인들이 늘어난 세금을 부담으로 느끼지는 않겠지만, 매도 시 집값에 세금 인상분을 반영하려고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고급 단독주택의 가격은 더 뛰고 일반 단독주택은 하락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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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주택 시장 전반이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가뜩이나 지난해 말부터 주택시장 전반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공시가격 파장'은 침체 흐름을 가속할 전망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국의 주택시장은 지난해 9·13 부동산대책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8% 떨어졌다. 특히 서울은 -0.11%를 나타내며 11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하락 폭도 전주(-0.09%)보다 컸다. 거래량도 '거래 절벽'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12월 전국의 주택 거래량은 5만5681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3% 감소했다. 집값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는 수요자가 증가하면서 매수자 우위의 시장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다.
 
급매물이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 노태욱 강남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급 주택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택 시장에선 보유세 등의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시세보다 훨씬 싸게 집을 팔려는 사례가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은진 부동산114 기획관리본부 리서치팀장은 "집값이 많이 오른 핵심 지역보다는 비 핵심 지역 위주로 매도세가 많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금 부담 증가에 대해 반발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런 식의 급격한 공시가격 상승은 조세 저항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폭등 수준의 공시가격 발표로 인해 당분간 시장에서 혼선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김종억 공인중개사는 "이미 지금도 주택 보유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크게 실감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제로 세금을 낼 때가 되면 논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집주인들이 늘어난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는 탓에 세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건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상당수 다주택자는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잇따라 증여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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