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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시민 사랑받는 범어공원 '공원일몰제'에 없어지나

지난해 3월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우리동네 도시공원 지키기' 국민 온라인 서명캠페인 및 2018 지방선거 후보자 도시공원일몰제 관련 정책 협약 활동 선포식에 참석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3월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우리동네 도시공원 지키기' 국민 온라인 서명캠페인 및 2018 지방선거 후보자 도시공원일몰제 관련 정책 협약 활동 선포식에 참석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도심의 '노른자 땅'로 불리는 수성구 범어공원. 범어동에서 황금동까지 113만㎡로 축구장 150여개 면적에 달한다. 1965년부터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했던 공원이지만 부지 전체가 대구시의 소유는 아니다. 범어공원 부지 63%가 일반지주 200여 명이 가지고 있는 사유지, 37%가 국립박물관·어린이회관 등이 포함된 국·공유지다. 예전엔 공원 산책로 입구에  '개인사유지로 출입금지'라는 팻말도 있었다.
 

대구시, 2000년 개발계획만 세워 놓고 예산 문제로 시행 안해
20년 넘게 시행 않는 도시계획 자동해제하는 공원일몰제되면
범어공원 부지 63% 가진 민간인들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어
내년 일몰제 시행하면 전국서 여의도 41배 면적 공원 사라질 위기

범어공원 지주 대책위원회가 대구시에 공원일몰제에 대한 적합한 보상을 요구하면서 대구 수성구 범어공원에 현수막을 걸었다. 사진=백경서 기자

범어공원 지주 대책위원회가 대구시에 공원일몰제에 대한 적합한 보상을 요구하면서 대구 수성구 범어공원에 현수막을 걸었다. 사진=백경서 기자

대구 시민이 애용하는 범어공원이 2020년 7월 사라질 위기다. 공원·학교 등 도시 기능 유지를 위해 수립한 도시계획이 20년간 진행되지 않으면 자동으로 해제되는 일몰제가 시행돼서다.  지난 2000년 계획을 세워놓고 20년간 사업에 착수하지 않을 경우 도시계획이 상실되도록 도시계획법이 개정됐다. 사유지에 공원 등을 지정해 놓고 보상 없이 장기간 그냥 두면 지주들의 사유재산권이 침해되기 때문이다.  
범어공원에서 시민들이 산책하고있다. [중앙포토]

범어공원에서 시민들이 산책하고있다. [중앙포토]

범어공원도 공원일몰제 대상이다. 대구시가 공원 용지를 매입하지 않으면 2020년 7월부터 지주들이 마음껏 땅을 사고팔 수 있다. 대구시가 추산한 사유지 땅값만 987억원이다.  
 
대구시는 난개발이 우려되자 공영 개발에 나섰다. 다만 재정여건이 부족해 공원 입구, 대구여고 근처 등 전체 7%(7만9000㎡)정도만 195억원을 들여 매입할 방침이다. 지주들은 "나머지 땅을 맹지로 만들기 위해 시에서 진입로 주변 비싼 땅만 산다"며 반발하고 있다. 범어공원 지주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공원일몰제를 시행한다고 해서 수십년간 재산권 행사를 못 하고 개발되기만을 기다렸는데 시에서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공원 진입로에 철조망을 치겠다"고 했다. 매입 대상 토지주들은 "대구시가 싼값에 땅을 사려 한다"며 행정소송까지 예고했다.  
부산 이기대공원의 갈맷길.[사진 부산시]

부산 이기대공원의 갈맷길.[사진 부산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범어공원뿐만 아니라 서울 청계산, 관악산 등 유명 등산로와 부산 이기대공원 등 전국 397㎢ 면적의 공원이 일몰제에 해당한다. 국토부가 추산한 땅 매입 비용만 40조원이다. 지자체는 땅값 100%를 자체 예산으로 내야 하므로 부담이다. 그나마 재정여건이 나은 서울시에서는 난개발 등이 우려되는 공원을 우선관리지역으로 정해 올해 약 1조원을 투입한다. 도시공원 토지보상 예산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서울 청계산 등산로. 청계산 공원의 70%는 사유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포토]

서울 청계산 등산로. 청계산 공원의 70%는 사유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포토]

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는 예산을 감당하지 못 하는 실정이다. 이에 국토부는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을 대안으로 냈다. 민간개발자가 나서 공원용지 70%에 주민복지센터, 자연학습장 등 공원으로 조성한 뒤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면 그 대가로 부지 30%에 아파트를 건설해 공원조성 비용을 환수하고 이익을 남기게 하는 제도다. 인천·구미 등에서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이럴 경우 민간사업자가 30%면적을 개발하면서 공원 면적이 준다. 전국으로 따지면 397㎢ 중 119.1㎢로, 여의도 면적(2.9㎢)의 41배다. 
 
지난해 12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국토부·기재부의 도시공원일몰제 대응 갑질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도시공원일몰제 대응 전국시민행동 회원들이 정부에 도시공원일몰제 예산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국토부·기재부의 도시공원일몰제 대응 갑질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도시공원일몰제 대응 전국시민행동 회원들이 정부에 도시공원일몰제 예산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자체에서는 중앙정부에 예산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18일 시·도지사협의회에서 "정부가 공원용지 보상비 50%를 국비로 지원하고, 지방정부가 채권을 발행해서 용지를 매입하더라도 지방정부의 예산대비 채무비율에 속하지 않도록 예외규정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도 나섰다. 도시공원일몰제 대응 전국시민행동은 지난해 12월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원을 지켜달라"며 정부에 도시공원일몰제 예산 확대를 요구했다.
 
도시공원일몰제 대응 전국시민행동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동네 도시공원 지키기' 대국민 온라인 서명캠페인 선언 기자회견에서 도시공원 지키기 서명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뉴스1]

도시공원일몰제 대응 전국시민행동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동네 도시공원 지키기' 대국민 온라인 서명캠페인 선언 기자회견에서 도시공원 지키기 서명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뉴스1]

국토부·기획재정부 등은 공원이 지자체 관리 산하에 있어 매입비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주민이용이 많고 난개발이 우려되는 공원을 우선관리지역으로 선별해 최대 7200억원을 들여 지방채 이자 50%를 5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난개발로 공원일몰제에 해당하는 도심공원이 아예 사라지는 것보다는 민간공원 조성으로 70%라도 남기는 게 우선"이라며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책을 고심 중"이라고 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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