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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에 갇힌 前 국가의전 서열 3위 양승태···혐의 40여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심사를 마치고 검찰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90123 최승식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심사를 마치고 검찰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90123 최승식 기자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구속됐다. 전직 대법원장의 구속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때 국가의전 서열 3위로 사법부 수장을 지낸 양 전 대법원장은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감옥에 갇힌 신세가 됐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52·27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오전 1시57분  "범죄사실 중 상당부분 혐의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며,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지위 및 중요 관련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증거인멸 우려 있다"며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대부분을 법원이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함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은 ‘구속된 첫 전직 대법원장’이란 불명예를 얻게 됐다. 양 전 대법원장은 구속 심사 이후 머물던 서울구치소에 그대로 수감된다.

 
이날 구속 심사에선 검찰과 양 전 대법원장 측이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수사 핵심 인력을 투입한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가 모두 헌법질서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는 점을 강조하며 구속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일제강제징용 소송 등 재판 개입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수사 정보 등 기밀 누설 ▶법원행정처 비자금 조성 관여 등 40여개의 혐의를 받고 있다.
 
반면 양 전 대법원장 측은 검찰이 '양승태 사법부'가 헌법재판소 내부정보를 빼낸 핵심 물증으로 제시한 이른바 '이규진 수첩'에 대해 조작 가능성을 언급하며 방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수첩엔 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으로 일하면서 양 전 대법원장 등 윗선의 지시나 보고 내용을 모두 3권의 수첩에 꼼꼼하게 기록한 내용이 담겼다. 특히 검찰은 이중 한자 ‘大(대)’자로 따로 표시된 부분이 양 전 대법원장의 직접 지시사항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측의 주장에 "수첩에 대한 이 부장판사의 진술이 일관된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양 전 대법원장과 마찬가지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안태근 전 검사장(53)이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된 점을 강조하며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가 훨씬 많아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검사장은 2010년 한 장례식장에서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한 뒤 서 검사에게 인사 보복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인사에 개입해 판사에게 불이익을 준 정황이 안 전 검사장보다 더 구체적"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 심사 종료 후 양 전 대법원장은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굳은 얼굴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대기 차량을 타고 법원을 나갔다. 양 전 대법원장의 뒤를 이어 나온 최정숙 변호사도 취재진의 질문에 한숨만 쉬며 아무 답변이 없다가 결국 중간에 멈춰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고만 말한 뒤 법원을 빠져나갔다. 구속 심사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5시간 30분간 진행됐다.
 
한편 양 전 대법원장과 같은 시간 구속영장심사를 받은 박병대(62·12기)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이후 박 전 대법관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었으나, 법원은 이번에도 구속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영장심사를 맡은 허경호(45·27기) 부장판사는 "종전 영장청구 기각 후의 수사내용까지 고려하더라도 주요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고, 추가된 피의사실 일부는 범죄 성립 여부에 의문이 있으며, 현재까지의 수사경과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 및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기정·박사라·정진호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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